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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실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환상과 실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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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공감각적이다. 종합지(綜合知:synosia)는 이러한 공감각의 지적 확장을 말하는데, 공감각이 미적 감수성의 가장 고급한 형태라면 종합지는 궁극적인 이해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앎과 느낌을 가장 높은 수준에서 통합한 것을 말한다. 상상하면서 분석하고, 화가인 동시에 과학자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상태에 이른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본문 중에서
환상과 실재 사이에                      다리를 놓아라

<b>생각의 탄생</b><br>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br>박종성 옮김 에코의 서재<br>원제 : Sparks of Genious

2007년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인문교양 부문)를 장식했고 ‘올해의 책’ ‘한 권의 책’, 동아일보 선정 ‘새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까지 온갖 추천도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책이 ‘생각의 탄생’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스트라빈스키 등 너무나 유명하기에 더 이상 궁금할 것도 없는 천재들을 앞세운 이 책이 이토록 화제를 모은 까닭은 무엇일까. 이 땅의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게 천재들의 업적에 감탄하고 박수치는 구경꾼 노릇에 머물지 않고 ‘13가지 생각도구’를 활용하면 창조적 발상법도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흔히 생각하듯이 ‘창조성’이란 하늘이 몇몇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베푼 은혜가 아니라, 전인(全人)을 길러내는 통합교육(13가지 생각도구)을 통해 누구나 연마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또 그동안 전인을 기르는 인성교육보다는 언어습득과 논리적 사고, 분석력 등 지식교육에만 치중해온 한국 교육계에 반성과 변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이 주장하는 ‘전인을 위한 통합교육’이야말로 ‘신 르네상스인’(Renaissance Man)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왜 다시 ‘르네상스인간’인가. 이 책에 따르면 심리학자들의 오랜 관찰 결과, 혁신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보다 광범위한 지식 활동에 참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은 대부분 ‘박식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 Abstract



13가지 생각도구를 설명하기 전에, ‘무엇을 생각하는가’에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로 전환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자. 세기의 천재로 꼽히는 아인슈타인은 “연구 성과는 면밀한 의도나 계획에서 오는 게 아니라 가슴으로부터 바로 나온다”고 했다. 소설가 이사벨 아옌데(‘영혼의 집’ ‘파울라’ 등을 쓴 칠레 작가)도 “책은 내 마음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라 뱃속 어딘가에서 떠오른다. 그것은 내가 접근하지 못한 대단히 어둡고 비밀스러운 장소에 숨겨져 있으며 내가 그저 모호한 느낌으로만 짐작하는 것, 아직 형태도 이름도 색깔도 목소리도 없는 그런 것이다”라고 했다.

이들이 말하는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것, 뱃속 어딘가에서 떠오르는 것을 우리는 간단히 ‘초논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가장 근접한 개념이 ‘직관’이다. 수학자든 물리학자든 작가든 조각가든 창조적 작업을 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직관’이라는 생각의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왜 논리가 아닌 초논리이며, 이성이 아닌 직관인가. 19세기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논리와 직관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설명했다.

“우리가 뭔가를 증명할 때는 논리를 가지고 한다. 그러나 뭔가를 발견할 때는 직관을 가지고 한다. 논리학이라는 스승은 우리에게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가 애초에 원했던 목표 지점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지는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목표 지점을 보아야 하는데, 이 목표 지점을 보라고 가르치는 스승은 논리학이 아니라 바로 직관이기 때문이다. 직관이 없는 기하학자는 문법에 통달했지만 사고는 빈약한 소설가처럼 될 것이다.”

그러나 주입식 교육으로 대변되는 현대 교육의 문제점은 ‘안다’는 것과 ‘이해한다’는 것을 분리시키는 데 있다. 즉 이해해서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외워서 아는 데 그친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을 응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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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동아일보 출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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