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한국당 통합하면 ‘양당체제’…“우리가 나서야”
- 햇볕정책 계승黨 vs 사드 추가 구입黨…“결합 되겠나”
- 지방선거는 ‘안철수 생존’ 시험대…“차별화 보여줘야”
- 정치개혁 목소리 내면서 여야 공조·비판 ‘오묘한 줄타기’
5월 14일 ‘신동아’와 만난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 패배 후유증은 파열음을 낳기 마련이다. 어디로 튈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거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의 말처럼, 대선 패배. 그것도 ‘믿었던’ 호남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참패하면서 국민의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중진 의원들도 “바른정당과의 통합도 검토해야 한다”(주승용), “지금은 자강할 때”(박지원)라며 처방이 엇갈린다. ‘선장’ 없는 국민의당은 짙은 바다안개 속을 지난다.
1. "합당해야 ..."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복귀를 타진하는 의원들이 있다거나, 새 정부로부터 입각 제의를 받은 의원이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크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호남 참패’는 뼈아프다. 내년 전국동시지방선거마저 참패할 경우 당 존립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합당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정치권에선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내세운 것도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바른정당 대선 후보 유승민 의원의 경제부총리설이 거론되는 것도 연대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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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파 사이에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 보수정당과 합당하면 자칫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당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구입을 공언하는 보수정당 간 화학적 결합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초선 의원의 설명은 이렇다.
“합당파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철학이 비슷하고 중도 지지층도 겹친다고 주장하지만, 내가 볼 땐 ‘아니올시다’다.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호남 의원들이 우리 당 ‘주력’인데, 이들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지금은 제재 국면’이라는 보수정당과 화학적 결합이 가능하겠나. 대선에서 안 전 대표에게 표를 준 700만 명(안 전 대표는 699만8342표를 받았다. 득표율 21.41%)에게 어떻게 설명할 건가. 보수정당과 통합하면 자칫하다가는 당 근거지인 호남에서 역풍이 불 수도 있다.”
3. “初心으로 돌아가야…”
안철수 전 대표는 5월 14일 자신의 싱크탱크였던 ‘전문가광장’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5년 뒤 제대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결선투표 없이도 50% 이상 지지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호남 참패’(광주 문재인 61.14% vs 안철수 30.08%, 전남 59.87% vs 30.68%, 전북 64.84% vs 23.76%)에 대해선 “홍준표 전 후보가 당선될까봐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다는 분들이 있었다”며 ‘전략 투표’ 결과로 해석하며 사실상 20대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그러나 안 전 대표의 ‘대권 재수의 길’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는 안철수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거나, 자신이 직접 뛰어들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야 한다. 특히 수도권과 호남에서 광역단체장을 배출하고 기초·광역의원을 대거 당선시키면 ‘차기 대선 풀뿌리 조직’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두 번째 심판’에서도 민주당에 패한다면, 차기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가 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안 전 후보로서는 향후 1년간 ‘새정치’와 정치개혁을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 다른 당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과 각을 세우면서 강력한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을 할지, 정책적 협의를 하거나 사실상 연정체제를 꾸려 실리를 찾을지 등 관계 설정도 고민해야 한다. 국민의당 의원은 ‘초심(初心)’을 강조한다.
다시 ‘새정치’와 개혁
“이번 대선은 ‘미래’보다는 ‘적폐 청산’이 유권자에게 더 강렬하게 다가갔고, 우리의 역량도 많이 부족했다. 그런데 지역에서 인사하다 보면 ‘내년 지방선거는 국민의당에 표를 주겠다’는 분이 많은 만큼, 이제는 ‘새정치’라는 뚝심으로 3당 체제를 만들 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정치개혁에 나서면서도 여야와의 정책 공조와 협력, 때로는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보여줘야 한다. ‘오묘한 줄타기’도 해야 한다. 그래야 안철수도, 당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