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호

걸어 다니는 은행, 모바일뱅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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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 다니는 은행, 모바일뱅킹
휴대전화 하나면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나서 계산할 때도,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된다. 또 은행에 가지 않고도 휴대전화 버튼만 누르면 계좌이체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몇 년 전만 해도 하루에 여러 번 은행 창구를 들락거려야 했다. 그러다 가게에 컴퓨터를 들여놓으면서 인터넷뱅킹을 이용했다. 이씨는 수수료를 아끼려고 업무 시간에만 돈을 이체하는 등 갖은 노력을 다했다. 그런 이씨에게 휴대전화로 은행 업무를 보면서 수수료도 건당 500원으로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보다 저렴한 모바일뱅킹의 등장은 ‘혁명’ 그 자체였다.

모바일뱅킹은 폰뱅킹처럼 보안이 허술하지도 않고 인터넷뱅킹처럼 보안인증서가 깔린 컴퓨터도 필요 없다. 스마트칩이 들어 있는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1999년 SK텔레콤과 KTF가 시작한 모바일뱅킹은 발전을 거듭해 지난해 9월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전과는 달리 입출금 정보를 확인할 때만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도록 해 데이터 이용수수료를 크게 낮췄고, 10단계가 넘던 이용단계도 3∼4단계로 줄였다. 국민은행은 오는 9월, 우리은행은 6월까지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하려면 은행에서 판매하는 휴대전화를 구입한 뒤 은행 창구에서 스마트칩을 발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거래은행과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이동통신사가 제휴하고 있지 않다면 이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KTF와 LG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있으므로 SK텔레콤 가입자는 국민은행 모바일뱅킹을 쓸 수 없다. SK텔레콤 가입자는 우리, 하나, 조흥, 신한은행 등의 모바일뱅킹을 써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은 단말기를 20만∼40만원에 판매하고 3만∼5만원의 무료 통화를 서비스하는 등 모바일뱅킹 가입자를 모으기 위한 각종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모바일뱅킹 가입자는 뱅크온(LG텔레콤)이 40만여명, K-뱅크(KTF)와 M-뱅크(SK텔레콤)가 각각 6만여명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에는 모바일뱅킹 가입자가 300만을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혁명’이나 다름없는 모바일뱅킹이 이끌어갈 새로운 디지털 시대의 모습이 사뭇 궁금하다.



매거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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