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미대 진학을 하지 않아 한동안 붓을 놓았어요. 대학에선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거든요. 그런데 그림에 대한 미련이 남더라고요. 틈틈이 화실을 찾아 수채화를 그렸고, 몇 해 전부터 유화의 매력에 빠졌어요. 유화는 수채화와 달리 내가 만족할 만한 색감과 질감을 표현해낼 때까지 손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거친 질감의 강렬한 유화이지만, 그의 과감하고 두꺼운 터치는 원색의 화려함과 어울려 묘한 안정감을 준다. 그가 주로 그리는 꽃, 풍물놀이, 정원, 바다 풍경 등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적인 소재들이어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림 속에선 모든 게 온전히 내 것이잖아요? 그림 속 바닷가에서 나는 자유롭게 하늘을 날기도 하고, 쉼 없이 꽹과리를 두드리는 상쇠의 신명 속으로 빠져들기도 해요. 그 자유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이젠 내가 얻은 자유를 전시회를 통해 세상에 내놓았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