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의 변신’을 가져온 현대사에는 늘 여의도가 함께했다. 20년 전인 1986년 9월에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건설이 완료되면서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유람선 선착장이 생겼다. 40년 전인 1966년 9월에는 여의도 개발을 골자로 하는 한강개발 3개년 계획안이 처음 발표됐다. 이에 따라 1967년 12월부터 지금의 여의도 구획을 마련한 윤중제 사업(제방 쌓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여의도 개발이 이뤄졌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지금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150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의도 개발은 단순한 도시 개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본격적인 한국경제 개발의 시작과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면적의 몇 배’라는 수식어는 향후 한국에서 개발된 모든 지역의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로 자리잡았다. 여의도가 한국식 기법을 적용해 성공한 첫 도시개발 사례라는 점이 국가적 자부심으로 승화된 듯한 인상을 준다.
한강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여의도공원 맞은편 공터에는 지난 6월부터 서울국제금융센터빌딩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내년초에는 고급 오피스, 호텔과 쇼핑시설을 갖춘 ‘파크원’ 빌딩도 착공된다. 두 빌딩 모두 63빌딩(264m)보다 높게 지어질 예정. 2년 뒤면 강남까지 10분대에 도착하는 급행전철 9호선이 완공된다. 여의도를 한 바퀴 도는 모노레일 설치와 ‘고령’ 아파트의 재건축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불혹(不惑)의 나이에 접어든 ‘대한민국 최초의 신도시’ 여의도는 이렇듯 다시 용틀임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상업 중심지와 첨단 주거도시라는 두 가지 테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을 뛰어넘는, ‘여의도 특구(特區)’로의 변신은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