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대기업 협력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요즘 이 속담을 믿고 근근이 버티고 있다.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하루 피 말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방법은 있지 않겠느냐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 그는 “정말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힘들다”고 호소한다.
김 사장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우리 기업인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생각할 법하다. 국경 없는 경제 전쟁시대에 벌이는 초경쟁도 벅찬데 월스트리트발(發)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과거엔 경험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경영 환경을 맞고 있는 것이다.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중요한 것은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다. CEO 이하 임원이나 중간 간부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야만 혁신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도 불분명하고 정답도 찾기 힘든 복합적인 난제를 풀기 위해선 더욱 그렇다.
성공한 CEO들은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최고의 비책은 독서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가 매년 1주일 이상 별장으로 내려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사업 구상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그는 자식에게 물려줄 가장 값진 자산으로 독서습관을 꼽고 있다.
신동아가 창간 77주년 기념 연속 기획의 일환으로 이번 부록을 준비한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는 기업인이 ‘솟아날 구멍’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그 구멍을 찾는 데 성공한 기업인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리 경제는 현재의 위기에서 곧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부록에 소개하는 책은 모두 49권이다. 가능한 한 2000년 이후 국내에 출간된 것 가운데 기업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을 엄선했다. 원서는 2000년 이전에 출간됐지만 국내 번역이 뒤늦게 이뤄져 대상에 포함된 책도 일부 있다. 국내 독자가 외국에서 화제가 된 책을 곧바로 접할 수 있도록 경제·경영 분야 출판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원한다.
책 선정은 국내 유명 대학 경영대학장과 경제연구소장, 컨설팅 업체 대표 등이 맡았다. 창간 77주년을 강조하기 위해 ▲경영 전략 ▲마케팅 ▲조직·인사 ▲스타 경영인 스토리 ▲리더십·자기계발 ▲경제 ▲인문·교양 7개 분야에서 각각 7권을 골랐다. 각 권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내용 중에서 핵심이 되는 대목 ▲의의 ▲내용 요약(Abstract) ▲저자 소개(About the author) ▲책이 경영인 등에게 미친 영향(Impact of the book) ▲책에 대한 느낌(Impression of the book) ▲해당 분야를 더 공부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Tips for further study) 7개 항목으로 나눠 소개했다. 이 자리를 빌려 책을 추천해주시고 원고를 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경영학뿐만 아니라 인문·교양 분야까지 포함한 것은 인문학으로 시야를 넓혀야 최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각성에서 비롯됐다.
끝으로 이번 부록에 소개된 책에서 한 대목을 인용한다. 기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
“나는 약국을 시작한 1983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기 좋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무섭게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경기가 좋다 한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까지 그 혜택이 돌아갈 리 없다. 주변 환경보다는 자신의 노력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결정되는 것이다.”(김성오 지음, ‘육일약국 갑시다’에서)
▼ 책을 추천해 주신 분들
구본형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김기령 헤이그룹 한국지사 대표 김성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 박광서 타워스페린 한국 대표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소 대표 이동우 북세미나닷컴 대표 장하성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정구열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원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한인구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원장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