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호

코로나 재확산! 중국 ‘戰時 방역’ 현지 보고

수백만 인구 철통 봉쇄, 끝없는 검사…방치된 한인들

  • 김승재 언론인 phantom386@daum.net

    입력2021-01-1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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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한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억 명이 이동하는 2월 춘제(春節·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확진자 증가 지역에 비상 방역 태세인 ‘전시(戰時) 상태’를 선포하고 도시 봉쇄 등으로 총력 대응하고 있다. 200만 명이 생활하는 다롄시 진저우구에서4주째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 목소리를 들어봤다.
    화물차량으로 중국 다롄시 진저우구 출입구를 막은 모습.

    화물차량으로 중국 다롄시 진저우구 출입구를 막은 모습.

    2019년 12월 후베이(湖北)성 성도(省都)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만신창이가 됐던 중국. 뒤늦게 적극적이고 강경한 대응으로 전환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코로나19를 관리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지난해 9월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방역 유공자를 치하하며 “중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종식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과 선양(瀋陽)에서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더니 헤이룽장(黑龍江)성, 베이징,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河北)성 등 중국 본토 곳곳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石家莊)이 제2의 우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중국 공산당 특유의 초강경 방역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롄시, 확진자 20여 명 확인 후 ‘전시 상태’ 선포

    중국 다롄시 공안국이 제작한 확진자 동선 영상의 한 장면[인터넷영상 캡처].  확진자가 이동 중 사용한 화장실 소변기 위치가 표시돼 있다. 봉쇄된 진저우구 주택가에서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방역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아파트 주민의 주문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왼쪽부터). [취재원 제공]

    중국 다롄시 공안국이 제작한 확진자 동선 영상의 한 장면[인터넷영상 캡처]. 확진자가 이동 중 사용한 화장실 소변기 위치가 표시돼 있다. 봉쇄된 진저우구 주택가에서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방역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아파트 주민의 주문 물품을 분류하고 있다(왼쪽부터). [취재원 제공]

    다롄시는 중국의 대표적 항구도시다. 상주인구 700만 명에 유동 인구까지 더하면 1000만 명이 생활한다. 지난해 12월 15일 다롄항에서 수입 냉동 수산물 하역 작업을 하던 노동자 6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됐다. 이들은 수입 냉동 수산물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롄시 당국이 이들 6명의 동선을 추적했더니 5명은 가족 정도와만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나머지 1명, 위안(袁) 씨였다. 

    위안 씨는 12월 15일 다롄시 진저우(金州)구에 있는 대형 상가 건물, 진쭤(金座)상가를 방문했다. 이 상가는 유동 인구가 많은 핵심 상권에 있다. 위안 씨가 접촉한 진쭤상가 점원 11명과 고객 9명 등 20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상황을 파악한 다롄시 당국은 12월 20일 일요일 다롄시에 ‘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다음 날 진저우구를 봉쇄하고 진저우 시민의 자가격리를 지시했다. 그다음 날인 22일 화요일엔 진쭤상가 직원 500여 명을 별도 시설로 옮겨 격리 조치했다. 다시 이틀 뒤인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진쭤상가 직원 가족 전원을 별도 격리 시설에 수용했다. 

    다롄시 공안국은 최초 전파자 위안 씨가 진쭤상가에서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추적해 만든 동영상도 공개했다. 이 영상을 보면 중국 공안 당국 정보력에 입을 쩍 벌리게 된다. 상가 내 CCTV는 물론 위안 씨가 접촉한 모든 사물과 사람을 샅샅이 뒤진 게 분명하다. 위안 씨는 상가에 들어올 때 현관 입구의 두꺼운 방풍 커튼을 만졌고, 이동할 때는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았다. 그 모든 광경이 위안 씨가 현장에 등장해 당시 움직임을 그대로 재연하는 것처럼 묘사돼 있다. 위안 씨가 상가 매장에서 접촉한 사람 모두의 개인정보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심지어 위안 씨가 화장실에서 사용한 소변기가 어떤 것인지까지 표시했다. 이 영상은 방호복을 입은 검사 요원이 봉쇄 조치한 상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뒤따라가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200만 명 생활권 진저우구, 12월 21일 봉쇄 돌입

    진저우구는 상주인구 110만 명, 유동 인구까지 더하면 200만 명이 생활하는 도시다. 기업이 많이 입주해 있어 외부에서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노동자가 많다. 50대 A씨의 4인 가족은 진저우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살고 있다. 23층 높이 건물 15개 동으로 이뤄진 단지로 주민은 모두 9000여 명이다. 지난해 12월 15일 다롄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흘 뒤인 18일 오후, A씨는 핵산 증폭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다롄시 당국은 아파트 동별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각종 공지사항을 알린다. A씨 가족은 이날 오후 8시쯤 첫 번째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아파트 공터로 내려갔더니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추위에 떨면서 1시간 반 정도 기다려 오후 9시 반쯤에야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사흘 뒤인 21일 월요일 오전 5시 반, 위챗을 통해 ‘긴급 통지’ 문자가 들어왔다. 다롄시 정부가 보낸 통지문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진저우구를 봉쇄하고 외지인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진저우구 거주 시민은 출근도, 등교도, 외출도 하지 말고 자가 격리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이날 진저우구로 들어오는 모든 통로를 차량으로 다 막아버렸다. 

    이날부터 A씨 가족을 비롯한 진저우구 주민 110만 명이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유동 인구 90만 명의 발길도 끊겼다. 평소라면 교통 체증에 시달렸을 월요일 아침, 시내 도로는 사람도 차량도 모두 사라졌다. 진저우구 모든 아파트에는 출입구는 물론 각 동 입구마다 감시원이 배치됐다. 대로에도 감시원이 나와 섰다. 다롄시 당국은 자가격리 지시를 어기다 적발되면 14일간 강제 구류한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절대 빈말이 아니란 것을 잘 알기에 밖으로 나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롄시 정부는 봉쇄 조치 다음 날인 12월 22일부터 진저우구 내 모든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아파트 단지에는 주차된 차량만 즐비하고 사람은 자취를 감췄다. 움직이는 거라곤 오직 하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뿐이었다. 이들은 주로 자원봉사자로, 여러 명이 함께 다니며 방역 작업이나 생활 물품 배달 등 필수 업무에 도움을 줬다.

    모든 주민 6차례 핵산 검사…“11번째 검사 양성”

    아파트 주민은 매일 위챗 단체 대화방을 통해 음식 재료나 화장지 등 생활용품을 주문할 수 있다. 당국이 쌀과 기름, 고기 등 각종 물품 가격을 공지한 뒤 주문을 받는다. 1월 3일 공지된 식자재 주문 메뉴 가운데 하나는 닭고기였다. 닭다리와 가슴살로 이뤄진 세트 메뉴 가격이 32위안(약 5500원)이다. 1월 3일 오후 3시부터 4일 오후 3시까지 주문을 받고 5일 오후 3시까지 배송한다고 돼 있다. 

    주문한 물품은 업체가 트럭에 실어 각 아파트로 보낸다. 그러면 방호복을 입은 자원봉사자가 나와 가구별로 분류한 뒤 손수레를 이용해 배달한다. 모든 계산은 스마트폰으로 하고 현금은 받지 않는다. 

    진저우구 봉쇄 긴급 통지문이 하달된 12월 21일, A씨 거주 아파트에서는 두 번째 핵산 증폭 검사가 진행됐다. A씨 가족은 이날도 오후 8시쯤 공터로 나가 역시 1시간 반 정도 추위에 떨며 기다린 끝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밤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 번째 검사를 받았다. 이 아파트에서 코로나19 검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진행했다. 오랜 시간 추위에 떨며 기다리는 과정에 불평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A씨 가족을 비롯한 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12월 30일 수요일과 올해 1월 3일 일요일, 1월 13일 수요일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세 차례 검사는 각 가정에서 실시됐다. 아파트 주민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1월 13일까지 받은 핵산 검사 횟수는 총 6차례에 이른다. 그사이 확진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6차례나 검사한 이유는 다른 지역에서 4차례 검사 내내 음성 판정을 받다 5번째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된 사례가 나와서다. 상황에 따라 검사 횟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다롄시 당국은 1월 초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역사회 감염은 예전보다 잠복기가 더 길고 전파 속도도 빠른 것이 특징이다. 11번째 검사에서 비로소 양성이 나온 환자도 있다”고 밝혔다.

    양성 한 명 나오면 수백 명 강제 이송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이 한밤중에 단체로 이동하는 모습. 오른쪽에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인솔자가 보인다(왼쪽). 중국 방역 당국이 확진자가 발생한 집 앞에 붙인 공지문. 이 집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터넷영상 캡처, 취재원 제공]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 주민들이 한밤중에 단체로 이동하는 모습. 오른쪽에 하얀색 방호복을 입은 인솔자가 보인다(왼쪽). 중국 방역 당국이 확진자가 발생한 집 앞에 붙인 공지문. 이 집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인터넷영상 캡처, 취재원 제공]

    이렇게 검사하면서도 다롄시 당국은 주민에게 검사 결과를 통보하지 않고 있다. 아무 연락이 없으면 음성이다. 만일 양성 결과가 나오면 당국이 확진자 가정을 방문해 가족을 모두 별도 시설로 강제 이송한다. 필자가 A씨에게 물었다. “지금까지 그 아파트에서 확진자가 나온 적 있는가?” A씨는 “없다”고 답했다. “검사 결과를 공지하지 않고, 양성자는 해당 가족만 강제로 끌고 나오는데 확진자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아는가?” A씨가 말했다. “아파트 어느 한 동에서 단 한 명만 양성 결과가 나와도 그 동에 거주하는 주민 전체가 별도 격리 시설로 강제 이송된다. 한 동 거주민은 600여 명이다. 이 많은 인원이 일제히 밖으로 나오면 당연히 알 수밖에 없지 않겠나?” 

    6차례나 검사받으면서도 결과를 알지 못하다가 한 동 건물에서 600여 명이 갑자기 쏟아져 나오면 ‘아, 저 건물에서 몇 명인지 모르겠지만 확진자가 나왔구나’ 하고 알게 된다는 뜻이다. 

    진저우구의 다른 아파트에 사는 중국인 B씨는 이웃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한밤중에 강제 이동하는 주민들 모습을 목격했다. B씨가 사는 아파트 단지 맞은편에 있는, 주로 작은 평형으로 구성된 28층짜리 아파트 건물이었다. 1월 초 검사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자가 나오자 그날 밤 이 건물에 사는 주민 660여 명이 각자 소지품을 들고 우르르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버스 여러 대에 나눠 타고 어딘가로 출발했다. 이들은 격리 시설에서 당국이 풀어줄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 확진자가 봉쇄된 건물 안을 돌아다녔다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기에 이 건물 거주민 전원을 별도 시설로 이송해 바이러스 추가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진저우구에서 이런 식으로 격리 시설에 집단 수용된 인원은 1월 5일 기준으로 3000명 이상이라고 다롄 현지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한밤중에 주민 전체가 이동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확진자가 나오면 당국은 해당 가구 출입문에 확진 사실과 접근하지 말라는 공지문을 붙인다. 이런 현실에서 진저우구 아파트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가 동 건물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중국 진저우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중국 진저우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단체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필자는 다롄시 진저우구에서 자가격리 중인 한인 사업가 C씨와 연락이 닿았다. 그는 우리 외교부와 현지 한인회 모두 재외국민이 겪는 고통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자가격리 나흘째인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다롄 한인회에 전화했다. 자가격리 상태에서 중국 식자재만 배달받아 먹는 게 힘들어 도움을 요청하려는 목적이었다. 한인회 측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지만, C씨는 한인회가 별로 도와줄 의지가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날 오후 다롄 영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e메일을 보냈다. 다음 날 다롄 영사관 담당 영사가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세한 상황을 물었다. C씨는 “한식당에 못 가고, 원하는 식자재도 구할 수 없다. 매일 중국식 식자재로만 음식을 해 먹으려니 힘이 든다. 한국 사람은 김치를 먹어야 할 게 아닌가. 한국 라면도 먹고 싶다. 큰 건 바라지 않는다. 김치나 한국 라면 정도는 우리 정부가 재외국민을 위해 배송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라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담당 영사는 조만간 영사관에서 김치와 라면 등을 마련해 부식 차량을 이용해 배송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말뿐이었다. 이후 아무 연락이 없었다. C씨는 “다롄 영사관이나 한인회 사람들 모두 평소엔 재외국민을 위해 힘쓸 것처럼 말하고 다니며 각종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코로나19로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니 모두 모른 척한다”면서 이들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롄의 소식통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다롄에서 모두 3차례 봉쇄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다롄시 전체, 두 번째는 다롄만(灣) 지역, 세 번째가 진저우구였다. 다롄만은 3개월이나 봉쇄됐다고 한다. 집 안에 갇히고 돈도 벌 수 없는, 일상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이 지속돼도 시민들은 정부를 향해 항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부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높다. 두 살배기 아기를 키우는 B씨도 그렇다. B씨 가족 역시 한밤중에 추위를 견디며 검사를 받았다. 아기까지 있는데 그렇게 검사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는 질문에 B씨는 “뭐가 너무한가? 이렇게 철저하게 검사해야지 우리 아기도, 가족도 다들 안전할 것 아닌가? 힘들지 않다. 이건 정부가 아주 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다롄뿐 아니라 봉쇄를 겪는 중국 상당수 지역에서 비슷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반응이다. 중국인들이 정부의 초강경 방역을 수긍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매우 심각한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감염증이기에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서다. 또 국가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서는 개인 인권을 희생해도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지식인을 중심으로 일부 중국인은 인권을 무시한 정부의 ‘막가파’식 대응에 대해 반대한다. 하지만 이런 속내를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일은 드물다. 그래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상당수는 행여 정부를 잘못 비판했다가 무슨 꼴을 당하는지 중국의 역사와 현실을 통해 똑똑히 목격했다. 

    이런 가운데 자가격리 4주에 접어들면서 진저우 시민의 스트레스와 고통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진저우 시민 A씨는 “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 안에만 한 달 가까이 갇혀 있으니 정말 너무 힘이 든다. 스트레스가 심하고 짜증도 많이 나고 우울하다”라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해지면서 도시 봉쇄가 더욱 장기화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심정이라고 한다.

    허베이성 3개 도시 등 곳곳 봉쇄

    요즘 중국은 최대 명절인 2월 춘제 연휴와 3월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코로나19를 잡으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중국산 코로나 백신 ‘시노팜’의 일반 사용을 승인하고, 대규모 접종에 들어갔다. 춘제 연휴 전까지 우선 5000만 명을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시노팜 백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하이 백신 전문가 타오리나(陶黎納)는 1월 4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통해 “시노팜 백신 설명서를 보면 부분과 전신 부작용 사례가 총 73건이나 보고됐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백신”이라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드넓은 중국 본토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수도 베이징과 인근 허베이성에서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허베이성 성도인 스자좡(石家莊)시가 1월 7일, 싱타이(邢台)시가 8일, 랑팡(廊坊)시가 12일 각각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세 도시 모든 주민에게 앞으로 7일간 집 안에 머물라고 요구했다. 세 도시 인구를 더하면 2200만 명이다. 베이징은 허베이성과 인접한 퉁저우(通州)구에 ‘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베이징은 지난해 말에는 순이(順義)구에 전시 상태를 선포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들은 춘제 연휴에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중국인 사이에서는 ‘제2의 우한 사태’가 터지는 것 아닌지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드라이브 거는, ‘중국 특색’의 ‘차이나 방역’은 과연 이런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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