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호

이언주 “‘올드 보이’로는 승산 없다”

[서울·부산시장 릴레이 인터뷰] 이언주 전 국회의원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1-02-10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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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언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서 '태평양도시국가의 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언주 전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부산독립선언' 출판기념회에서 '태평양도시국가의 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보수 여전사’로 불린다. 국회의원이던 2019년 9월, 문재인 정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데 항의하는 뜻으로 처음 삭발을 했다.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의 삭발 행렬이 이어졌고, 지리멸렬하던 야권은 대여 투쟁의 끈을 바짝 동여매는 계기가 됐다.

    이 전 의원은 최근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정책을 놓고도 또 한 번 ‘전투력’을 발휘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찬반 논쟁이 이어지자 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 반대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나흘 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 적극 지지’를 선언하며 논란이 일단락됐다.

    ‘국민의 힘’에 필요한 건 역동성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힘' 반대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1월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이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 힘' 반대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지 않으면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 기자회견 전부터 당 방침은 정해져 있었다. 그가 영향을 미친 부분은 없다”고 평가절하 한다. 이 전 의원 생각은 다르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당시는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관련 이슈를 선점한 상황이었다. 여당이 주도하는 선거판에서 ‘국민의 힘’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그런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봤다. 내가 공개적으로 우리 당 입장 발표를 촉구하면서 ‘국민의 힘’에 시선이 쏠렸다. 이어 김종인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지’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 같은 날 김 위원장은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내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며 ‘국민의 힘’은 이후 부산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 부산에서 우리 당 존재감이 한층 커졌다.”

    이 전 의원의 평가다. 그는 “지금 보수 야당에 필요한 건 바로 이런 역동성”이라고 강조하며 “국민이 관심을 갖게 만들어야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게 됐다. 앞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 오거돈 후보에게 표를 줬던 부산시민들이 그동안의 실정(失政)에 대해 실망한 건 분명하다. 문제는 민주당이 싫다고 저절로 우리 당에 표가 오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부산 시민들은 ‘부산이 이렇게 낙후된 건 계속 보수당 후보를 찍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국민의 힘’에 표를 주지 않겠다’는 게 현장 정서다. 새로워져야 하고, 달라져야 한다.”

    “부산에서 자유와 번영의 꿈 실현하겠다”

    이 전 의원은 1월 28일 기자회견 당시 혁파해야 할 정치권 ’폐습’으로 불법 정치자금 문제를 제기했다.

    “광역단체장 선거를 치르려면 한 달에 족히 수억 원이 필요하다. 정치인이 불가피하게 불법자금을 받아 써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그에게 구체적으로 고발할 불법 정치자금 문제가 있는지를 묻자 이 전 의원은 “내가 그 문제를 제기한 건 특정 사례를 말하고자 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은 이렇다.

    “지방자치단체장은 광범위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어 전국 각지에 그들에게 선을 대려는 사람들이 있다. 선거운동 기간에 ‘마음만 열면’ 얼마든지 정치자금을 주겠다는 사람도 많다. 그런 호의가 ‘공짜’겠나.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행을 단호하게 거절함으로써 ‘지방정치 기득권 카르텔’을 끝장내겠다는 게 내 결심이다.”

    그래서 이 전 의원은 현재 조직 없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발적으로 모인 ‘이언주 팬덤’이 그의 손발이다. 이 전 의원은 “우리 캠프는 운동원에게 점심 도시락도 제공하지 않지만, 부산 시민 수천 명이 자발적으로 나를 돕고 있다”며 “내가 ‘국민의 힘’ 부산시장 후보가 되면 그 수를 수만 명 이상으로 늘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정치인 팬덤은 여당의 전유물이었다. 보수 쪽에서는 누군가 대세가 돼야 사람이 몰렸지, 강력한 팬덤이 스스로의 힘으로 정치인을 키워낸 역사가 없다. 나는 부산에서 그 첫 사례를 만들고 싶다. 보수정당에서도 ‘개미 지지자’들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우리 당이 달라지고 집권할 수도 있다. 죄송한 얘기지만, 과거부터 쭉 해오던 ‘올드 보이’가 시장에 당선되는 것으로 무슨 변화가 생기겠나. 이번 선거에서 미래 세대를 키워내야 승산이 있다.”

    이 전 의원의 꿈은 고향 부산에서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자유와 번영’의 이상을 펼치는 것이다. 그는 지도를 거꾸로 돌려보면 부산이 태평양의 중심도시가 된다. 그런 곳이 오랫동안 침체되고, 생명력을 잃은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깝다”며 “가덕도 신공항과 한‧일 해저터널 건설 등을 통해 부산을 글로벌 물류 중심 도시로 육성하겠다. 그 기반에서 부산시민,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도록 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의 전문은 신동아 3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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