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호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변산반도와 새만금, 天·地·人 함께 만든 관광명소에 부안의 향기 불어넣겠다”

  • 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0-03-02 17: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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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천혜의 낙원
    • ‘부안 백서’ 발간으로 이룬 주민 화합
    • 꿈의 관광·레저 단지 새만금
    • 명품 브랜드 쌀 ‘천년의 솜씨’
    • 미래 성장 동력 신재생에너지단지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2003년 7월 이전, ‘부안’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리는 무엇을 떠올렸을까. 변산반도, 내소사, 곰소염전, 뽕나무…. 아마 그랬을 것이다. 틀림없이 그때 부안은 제 모습 그대로 볼거리 먹을거리 풍부한 천혜의 낙원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해 7월11일, 부안군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하 방폐장)’ 유치를 신청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전쟁터로 변했고, 주민들은 찬반 양측으로 나뉘어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2004년 2월 방폐장 건립이 사실상 무산될 때까지 1년여 동안 부안에서는 전경과 주민 5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관련자 45명이 구속되고 121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그 후 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부안’은 많은 이에게 ‘방폐장’을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의 절경과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방조제의 웅장함, 입 안 가득 침이 고이게 만드는 곰소젓갈의 매력은 그 뒤 어딘가에 숨어버렸다.

    주민들에게도 후유증이 남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7년 6월 부안 현지를 찾아가 진행한 상담 결과에 따르면 ‘부안 사태’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는 집단무기력증과 허탈감을 낳았다. 조사 대상 가운데 67%가 알코올의존증 의심 진단을 받았고, 38%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였다.

    공동체의 회복

    2010년 봄은 그래서 부안에 중요한 시기다. 그동안 방폐장 유치 찬반으로 입장이 갈려 반목해온 주민들이 함께 ‘부안사태’에 대해 증언한 백서가 출간되기 때문이다. 2009년 1월 ‘부안 공동체 회복과 미래를 위한 포럼(이하 포럼)’이 구성된 지 1년여 만이다. 백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던 2월 초 부안에서 만난 김호수(67) 군수는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백서 발간은 군수선거 당시 제 공약이었어요. 그런데 당선 후 막상 사업을 추진하려 하자 주위 사람들이 다 반대했지요. 이제 겨우 아문 상처를 왜 다시 헤집으려 하느냐, 부안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 갖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부안의 상처는 치료된 게 아니었다. 평생 형님동생 하던 사람들이 모른 척 지내고, 겉으로는 ‘괜찮아’ 하면서 속으로는 ‘저놈’하는 현실을 두고 볼 수 없었다. 김 군수는 “‘이대로는 부안에 미래가 없다. 당장은 아플지 몰라도 봉합을 뜯고 고름을 긁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백서 제작을 밀어붙였다”고 했다.

    부안이 또 한 번 정치논리에 휩싸이는 걸 막기 위해 편찬 작업은 서울의 사회갈등연구소에 맡겼다. 갈등해결 전문가와 학계 인사 등이 참여한 포럼에 전권을 주고, 그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부안 ‘과거사’ 정리 작업이 어느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김 군수는 “백서가 부안사태의 진실을 100% 담아내지는 못한다 해도 최소한 80~90% 수준에는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당시 군수부터 시작해서 찬반 진영 다수가 증언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오랜 세월 등 돌리고 지내던 이웃들이 얼굴을 맞대게 됐지요. 열 번 넘게 열린 포럼 자리에서도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됐고, 지금은 서로 서운했던 점, 미안한 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단계가 됐습니다. 소통과 이해의 장이 열린 거지요.”

    지난해 11월에는 국회에서 찬반 양쪽 관계자와 정부 지자체 사회단체 인사까지 참석한 토론회가 열렸다. ‘부안사태가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과 교훈’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날의 논의 내용 역시 고스란히 백서에 담길 예정이다. 김 군수는 “책이 완성되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한 뒤 군민들을 위한 화합한마당 행사를 열 생각”이라며 “백서 발간을 통해 우리 모두 과거의 상처를 떨쳐버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아픔을 털어낸 바로 그 자리에 아름답던 부안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이다.

    “조선 영조 때 암행어사 박문수가 부안을 둘러보고는 ‘어염시초(漁鹽柴草·물고기 소금 땔나무)가 풍부해 부모 봉양하기 좋으니 생거부안(生居扶安)이로구나’ 했답니다. 지금 봐도 부안은 경치 좋고 먹을거리 풍성한 천혜의 고장이에요.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을 쓰고, 반계 유형원 선생이 ‘반계수록’을 집필했을 만큼 학문과 문화의 뿌리도 깊지요.”

    生居扶安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부안 곰소젓갈단지. 곰소젓갈은 곰소염전의 소금으로 담가 감칠맛이 일품이다.

    그의 말 어디쯤엔가 ‘부안사태만 없었더라면…’이라는 탄식이 숨어 있는 듯했다. 실제로 부안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났던 곳이다. 줄포에서 부안으로 이어지는 30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차창 밖으로 채석강, 내소사, 고사포 해수욕장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관광명소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름 없는 해변, 작은 돌섬조차 저마다의 멋을 뿜어내는 말 그대로 천혜의 명승지다.

    최근 이곳에는 해안선을 따라 걸으며 변산반도 국립공원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도보 여행로도 만들어졌다. 이웃 동네 마을 가듯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다도 보고 산도 보며 걷는 길이라고 해서 이름이 ‘변산 마실길’이다. 김 군수가 지도를 펼쳐 들더니 부안군을 둘러싼 드넓은 바다를 가리킨다.

    “이거 보세요. 여기 동진강 하구부터 줄포면 우포리까지 이어지는 99㎞ 길이의 해안선 보이죠? 이 중에서 새만금방조제를 뺀 64㎞ 구간을 모두 마실길로 연결하려고 해요. 지금은 첫 코스로 새만금전시관부터 격포에 이르는 18㎞ 구간만 개통했지요.”

    그는 지난해 10월 이 길을 직접 걸었다. “오른쪽으로는 바다, 왼쪽으론 산이 펼쳐지는데 둘 다 너무 아름다워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는 게 그의 감상이다. 동행한 전북도지사와 도내 공무원들도 생생하게 펼쳐지는 변산반도의 절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에 다녀온 사람들도 하나같이 변산 마실길이 ‘천하제일’이라고 했어요. 산 들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기막히다는 거지요.”

    변산 마실길의 매력은 바로 이 다채로움에 있다. 물 빠진 모랫길을 따라 걷다 지칠 무렵이면 고사포 해수욕장의 솔숲이 쉼터가 되어주고, 깎아지른 듯 가파른 채석강 절벽에 눈길을 뒀다가 문득 바다를 돌아보면 찬란한 서해의 낙조가 시선을 끈다.

    이 길이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던 시절, 서해안을 따라 촘촘히 늘어서 있던 옛 초소들의 궤적을 이어 만든 길이라는 점이다. 당시 초병들이 오가던 순찰로를 따라 길을 낸 덕분에 여행자들은 바다 가장 가까운 곳, 산 가장 깊숙한 곳을 넘나들며 걸을 수 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의 특성상 밀물 때는 길 일부가 사라질 수 있는데, 이때는 해안선을 따라 뻗은 산길을 짚어가면 자연스레 원래 길과 만나게 된다.

    변산 마실길은 부안군의 관광산업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인간의 손길을 더해 새로운 관광지를 창조하는 것, 그래서 ‘다시 찾고 싶은 부안’을 만드는 것이 그 요체다. 김 군수는 “요즘 사람들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여행지를 좋아한다. 이런 욕구에 맞는 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변산면 격포리의 부안영상테마파크는 이런 전략에 잘 맞는 장소다. 14만8400㎡의 부지 위에 경복궁 창덕궁 등 조선 궁궐과 사대부가(家), 평민촌, 성곽 등을 재현해놓았다. 기와 한 장, 서까래 하나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지었기 때문에 건축물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드라마 ‘이산’ ‘대왕세종’ ‘바람의 화원’, 영화 ‘왕의 남자’ ‘쌍화점’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삼았다.

    격포리 궁항마을, 바다와 맞닿은 나지막한 언덕 마루에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등을 촬영한 전라좌수영 세트장이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색색의 깃발이 비장함을 느끼게 하는 이곳에는 동헌, 내아, 군관청 등이 서 있다. 그 가운데 수루 위에서 내려다보는 변산의 풍경이 근사하다.

    부안군은 이외에도 거대한 뽕나무를 형상화한 생태체험관 누에타운, 역시 거대한 청자(靑瓷) 모양으로 지은 청자전시관 등 새로운 관광자원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새만금 효과

    그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한 건 역시 서해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부안부터 군산까지 이어지는 33㎞의 새만금방조제다. 정부가 연인원 230만명, 공사비 3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이 방조제는 오는 4월 전면 개통돼 관광객을 맞는다.

    거대한 돌벽에 막힌 안쪽 바다에서는 어마어마한 공사도 진행된다. 매립을 통해 서울의 3분의 2, 여의도의 140배에 달하는 401㎢(담수호 118㎢ 포함) 크기의 땅을 만드는 것이다. 그 위에는 산업단지(군산)와 관광단지(부안)가 각각 조성될 예정. 지난해 12월10일 새만금 1호 방조제에서 열린 ‘새만금관광단지 기공식’은 본격적인 작업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일단 첫 삽을 뜬 곳은 전체 관광단지 9.9㎢ 가운데 1㎢(약 30만평)에 해당하는 제1공구(Gateway). 정부는 새만금 1호 방조제 인근인 이 지역에 2013년까지 1300억원을 들여 랜드마크 시설과 웰컴센터, 기업연수시설, 상업·숙박시설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새만금의 관문을 만드는 셈이다.

    그 밖의 공간에는 골프장, 테마파크, 공연·문화시설과 요트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마리나 시설, 컨벤션센터, 호수공원 등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군수는 “망망대해 위에 놓인 방조제와 그 안에 도시를 건설하는 대역사(大役事)를 보기 위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재 연간 500만명 수준인 부안의 관광객 수가 머지않아 1000만명 선으로 급증할 것 같다”고 밝혔다.

    새만금관광단지는 국책사업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사실 부안군이 관여할 여지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군민들이 이 사업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건 새만금을 찾는 이들이 자연스레 부안의 관광명소도 방문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김 군수는 “인간이 만든 거대한 관광지 새만금과 하늘·땅이 빚은 보물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 부안은 동북아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때에 대비해 요즘 부안은 도로망 정비와 숙박시설 확충 등에 힘을 쏟고 있다. 2008년 7월 개관한 대명리조트를 시작으로 농협연수원, 전북개발공사의 관광호텔 등 대형 숙박시설이 차례로 완공될 예정이고, 부안에서 격포를 잇는 30번국도 확장 공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 군수에 따르면 현재 편도 2차선인 이 도로가 정체되면 부안의 관광 동맥은 막히고 만다. 그는 “군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 도로 공사를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협조를 구하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안의 삶을 관광상품으로”

    김 군수가 또 한 가지 역점을 두는 부분은 국내외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관광 상품에 ‘부안의 향기’를 더하는 것이다.

    “군내에서 식당이나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과 대화를 자주 나눕니다. 최근에는 펜션 사장님들과 간담회를 열고 투숙객에게 아침밥을 제공하는 B·B(Bed·Breakfast)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지요. 내 집에서 묵어가는 손님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마음으로, 부안 특산품 노을감자를 넣은 감자국, 곰소젓갈로 맛을 낸 김치, 오디 열매로 만든 묵 등을 올린 아침상을 차려주자는 겁니다. 그리고 함께 밥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관광객들이 부안의 풍광보다 더 멋진 부안의 인심, 부안의 매력에 반하지 않겠어요?”

    그는 벼 심고, 감자 캐고, 메주 띄워 장 담그며 살아가는 부안 사람들의 일상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농촌 체험을 위해 조성된 공간에서 일회성으로 하고 마는 체험이 아닌, 부안의 삶 자체가 체험거리가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김 군수의 말 마디마디에서는 부안의 풍경과 인정, 맛과 멋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고들 하는데, 그 맛의 원천은 부안에 있다”고도 했다. 곰소염전과 곰소젓갈단지에 대한 긍지를 표현한 것이다. 김 군수에 따르면 곰소염전의 소금을 최상품으로 만드는 건 변산반도의 따가운 햇살과 청명한 바람, 그리고 내변산 소나무 숲에서 날아오는 송홧가루다. 예로부터 ‘송홧가루 소금’이라고 불린 이 소금은 또 담백하고 짭조름한 곰소젓갈 맛의 비결이 된다. 전라도 음식이 제 맛을 내려면 곰소소금과 젓갈이 들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호수 부안군수의 ‘동북아 관광 중심’ 프로젝트

    부안은 고려시대 대표적인 청자 생산지였다. 김호수 군수의 집무실엔 대형 상감청자가 놓여 있다.

    “부안 쌀의 명성도 소금, 젓갈에 뒤지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나는 간척지 쌀이라 밥맛 좋기로 유명했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인근의 김제시, 정읍시, 고창군 쌀에 조금씩 밀리는 듯 보이더군요. 그 지역 자치단체들이 지평선쌀 단풍미인쌀 황토백이쌀 같은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마케팅을 벌이면서 설 자리를 잃은 거예요.”

    김 군수가 2008년 취임 후 즉시 쌀 브랜드 개발에 뛰어든 건 이 때문이다. 그는 “부안 주민의 70%가량은 농사를 짓는다. 주민 생활을 안정시키려면 쌀 농업에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품질 고가 정책

    부안군이 내놓은 브랜드는 ‘천년의 솜씨’. 파종부터 비료·농약 치기, 수확까지 쌀 생산의 전 단계를 일일이 체크하는 ‘생산이력제’를 통해 검증된 쌀에만 이 상표를 붙였다. 그 덕분인지 2009년 11월1일 첫 출시 후 닷새 만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을 만큼 품질을 인정받았다. 김 군수는 올해도 군내 농지 1000㏊를 지정해 쌀 생산의 모든 단계를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천년의 솜씨’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부안 농업의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그가 또 역점을 두는 분야는 오디산업이다. 부안은 전국 유일의 오디 특구. 군내 700개 농가에서 연간 2020t의 오디를 생산하며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군수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국 각지에 뽕나무가 있었지만, 누에를 이용한 실크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급속도로 사라졌다”며 “부안 사람들은 나무를 베는 대신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고, 뽕나무 열매 오디를 기반으로 한 식품 가공업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부안뽕주’는 지난해 중국, 일본, 캐나다 등과 620억원대의 수출 계약을 할 만큼 인기를 모으는 부안의 대표적인 특산품이 됐다.

    부안 어업의 미래는 진서면 곰소만 앞 다용도부지에 건설 중인 ‘곰소젓갈발효식품센터’가 이끌 예정이다. 곰소를 젓갈식품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기 위해 지어지는 이 센터 안에는 곰소만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 수산자원으로 젓갈을 만드는 젓갈 취급점, 냉장·냉동시설을 갖춘 판매장, 발효식품 홍보관 등이 들어설 예정. 2011년에는 식품관과 수산물 위탁 판매장, 물류기반관 등을 갖춘 2층 규모의 ‘수산물 유통단지’도 조성될 예정이다. 김 군수는 “발효센터 건립을 계기로 곰소에서 일본인들이 즐기는 명란젓 못지않은 명품 젓갈이 개발되면 좋겠다”고 했다.

    잘사는 군민, 위대한 부안

    산업 분야의 ‘먹을거리’는 하서면 백련리에 35만6000㎡ 규모로 건설 중인 신재생에너지단지다. 국비 800억원, 지방비 200억원 등 총 1000억원이 투입된 이곳에는 실증연구단지, 산업단지, 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 김 군수는 “㈜다쓰테크 ㈜아론 등 8개 기업과 이미 입주 계약을 맺었다”며 “이들이 공장을 준공하면 853명의 고용 창출과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안군의 슬로건은 ‘잘사는 군민, 위대한 부안’. 김 군수는 머지않아 이 꿈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산업 분야마다 확실한 미래 성장 동력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도 새만금관광단지를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이 무한히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부안’의 선결과제인 주민 화합과 공동체성의 회복 역시 ‘부안 백서’ 발간을 통해 일정부분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새만금관광단지 기공식 날, 한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아온 많은 인파를 봤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실감했지요.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고 다 같이 하나가 되어 나아간다면 언젠가 ‘생거부안’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부안의 모습을 이룰 수 있을 겁니다.”



    신한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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