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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은 입주민, 마음은 프로 목표는 전용구장 우승”

사회인야구단 네이보스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신분은 입주민, 마음은 프로 목표는 전용구장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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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에다 부상자 속출

하지만 아파트단지 내에 야구팀이 생겼다는 소문이 나면서 곧 선수 출신 2명이 새로 들어왔다. 김학진(42), 강재민(40) 씨다. 대학야구 선수 출신인 김씨는 “초창기 팀원들한테 투수와 수비수의 기술을 가르쳤다. 그땐 유니폼도 없고 야구 룰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기본 룰 외에 ‘피처 보크’나 ‘견제사’ 같은, 경기 중 발생하는 자세한 룰을 몰랐다”고 했다. 프로야구 투수 출신인 강씨는 어깨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은퇴 후 아예 야구를 놓았던 그는 네이보스팀 창단과 함께 투수코치가 돼 팀원을 가르친다.

김씨는 현재 우리인재원 야구장의 ‘우리리그’에서 ‘주말리그’ 감독을 맡고 있다. ‘평일(야간)리그’ 감독은 장기언 씨다. 네이보스는 팀 규모가 31명으로 늘면서 선수를 두 팀으로 나눠 주말리그를 소화한다. 주말리그에 참가하는 사회인야구단은 각 팀의 실력 차에 따라 ‘슈퍼루키’ 또는 ‘루키’ 팀에 소속되는데 네이보스는 양팀 선수의 실력 차가 모호하다. 그 탓에 양 팀원이 서로 “우리 팀 실력이 더 낫다”고 옥신각신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점심식사를 겸한 뒤풀이 자리에서도 어김없이 승강이가 벌어지자 하영준 단장이 “도토리 키 재기”라며 소란(?)을 평정했다. 주말리그에서 뛰는 31명의 팀원 중 정예 멤버 13명은 평일리그에서 활약한다.

창단 첫해 네이보스는 리그에서 뛸 엄두를 못 내고 팀원을 둘로 나눠 자체 청백전을 벌이며 연습에 몰두했다. 말이 좋아 야구단이지 무늬만 ‘선수’인 오합지졸 남자들이 모여 의욕만 앞세우다보니 몸이 안 따라줘 크고 작은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연습 때마다 입이 찢어지고 코가 깨지고 팔이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동계훈련 때 내야수를 맡아 내야땅볼을 잡으려던 이규남(42) 씨는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 오른 공에 맞아 코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이씨는 “코가 세 배 크기로 부어올라 두 달 동안 외출조차 못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지금은 외야만 맡는다. 외야수로 뜬공을 잡다 코를 다친 유동철(42) 선수는 이후 포수만 맡는다. 부상으로 입은 트라우마는 좀처럼 극복하기가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장기언 감독도 팀 창단 초기 왼쪽다리 후방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는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더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 날짜까지 잡았지만 1년 동안 야구를 못할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결국 수술을 취소하고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이규남 씨는 한술 더 떴다. “야구하다 자꾸 다치니까 처음엔 아내가 잔소리를 했다. 코뼈를 다친 뒤론 아예 야구를 못하게 말렸다. 야구를 못하고 쉬는 두 달 동안 집에서 봉사(?)를 많이 했다. 청소하고 설거지에 빨래까지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신분은 입주민, 마음은 프로 목표는 전용구장 우승”

타석에 나선 ‘네이보스’ 선수.

야구 개인과외

짧게는 한두 달, 길면 1년을 가기도 하는 후유증과 현업에 지장을 주는 부상을 감수하면서 6개월간 연습에 매진한 네이보스는 이듬해 드디어 꿈에 그리던 사회인야구 리그에 정식으로 등록했다. 2012년 3월 5일 첫 시합에서 투수로 뛴 장경수 씨는 “당시 정확한 점수 차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가 이겼다. 뒤풀이 자리에서 술잔을 잡는데 팔이 덜덜 떨려 왼손으로 잡고 건배를 했던 기억이 난다. 공식 리그 첫 시합에서 따낸 승리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9명으로 시작한 네이보스는 불과 3년여 만에 팀원이 3배 이상 불었다. 이들의 직업도 방송프로덕션 회사, 안경프랜차이즈, 무역회사, 건설업체, 해외운송업체 대표 등 사업가를 비롯해 음식점 사장, 건설 분야 설계사, 은행원, 자동차 세일즈맨, 인테리어 회사 임원, 변리사, 의사, 약사, 카페 사장, 편의점주, 카메라맨, 증권사 직원, 보험사 지점장 등으로 다양해졌다.

하는 일은 제각기 다르지만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만큼은 “대한민국 사회인야구단 중 최고”라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열혈맨’이 변형철 씨다. 변씨는 창단 초기 2~3개월에 걸쳐 주 2회, 매번 2시간씩 실내야구장을 찾아 개인 레슨을 받았다.

“막상 야구를 시작하자 나이가 있어선지 몸이 제대로 안 따라줬다. 내가 그렇게 운동을 못할 줄 몰랐다. 정말 충격이었다. 그래서 레슨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야구는 팀플레이라서 무조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못하면 다른 팀원한테 민폐를 끼치게 된다. 레슨 받기 시작한 뒤 5게임 만에 첫 홈런을 쳤고 3타점을 올렸다. 그때부터 야구가 재미있어졌다.”

그는 한때 20~30개의 배트를 갖고 다니다 팀원들에게 나눠주고 지금은 8개만 갖고 있다. “타율이 떨어지면 배트가 문제인가 싶어 자꾸 바꾸다보니 점점 개수가 늘었다”고 했다.

올해 초 입단한 서승원(43) 씨도 개인 레슨을 받는다. “야구는 한 경기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9명이다. 무조건 그 안에 들어야 원하는 만큼 그라운드를 뛸 수 있으니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레슨을 받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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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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