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박안전 군의 하루

  • 이지현 환경재단 사업국장

    입력2014-11-25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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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안전 군의 하루


    오늘도 어김없이 학교에 가기 위해 일어난 박안전 군. 아침 먹으며 엄마에게 “엄마, 얼마 전 뉴스 보니 학교 안전등급 심사에서 불합격한 학교가 엄청 많대요. 우리 학교도 오래되었잖아요. D등급이 나왔다고 하던데…. 엄마, 나 이렇게 위험한 학교 계속 다녀야 해요?”

    나는 정말 걱정돼서 한 말이었는데 엄마는 학교 가기 싫으니 별소리 다한다며 타박이다.

    “얘는 별소릴 다해. 설마 선생님들이 너희를 위험한 곳에 두겠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하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엄마는 안전불감증 같다. 학교에 도착하니 오늘따라 아이들이 실내화를 던져 깨뜨린 천장 마감재며,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진 벽이며 모두 불안해 보인다.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휴대전화부터 거둔다. “너희들, 이 스마트폰이 얼마나 위험한 줄 알아? 스마트폰 때문에 공부도 못하지, 눈도 나빠지지, 이거 계속 쓰면 뇌가 팝콘처럼 폭발한대!” 헐! 무슨 말. 엄마도 아빠도 선생님도 스마트폰 다 사용하면서, 왜 우리한테만 그래! 스마트폰이 있어야 친구랑 이야기도 나누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어른들은 어떤 일에는 과민하고 또 어떤 일에는 너무 무심하단 말야.

    그나저나 수학여행은 세월호 참사 때문에 취소됐다고 하는데 생각할수록 답답하다. 친구들이랑 밤에 뭐할지 계획도 다 짜놓았는데…. 미리미리 안전점검 했더라면 세월호 참사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참사로 세상을 떠난 형·누나들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 그렇다고 뭐든지 안 한다면 그만인가. 어른들은 정말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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