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마세요

이물질·질식

  • 류정민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 전문의

    입력2014-11-2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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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지로 토하게 하지 마세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어른이 잠깐 한눈파는 사이에 이물질을 입에 넣는다. 아이 손이 닿는 곳에는 동전, 전지, 뾰족한 나사 등을 놓지 않도록 한다.

    2010년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가 실시한 손상 표본 심층 조사에 따르면, 7세 미만 취학 전 어린이의 경우 교통사고를 제외하면, 물건이나 사람에게 충돌하거나 부딪힌 둔상이 가장 많았다(41.0%). 이어 미끄러짐(14.8%), 추락(12.3%), 관통상(7.2%), 이물질 흡입(6.2%) 순으로 내원했다.

    생후 6개월 후로는 무엇이든지 입으로 집어넣고 탐구하는 시기이므로, 질식의 위험이 있는 크기의 물체(땅콩, 포도, 단추, 작은 장난감 등)는 절대로 아이 근처에 두어서는 안 된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닿지도, 열지도 못하는 잠금 장치에 보관해야 한다.

    날카로운 물건이나 의약품, 화학제품 또는 가정용품(세척제, 표백제, 광택제) 등도 마찬가지다. 액체 화학제품 또는 가정용품은 반드시 안전마개가 있는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비닐봉지, 풍선도 질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절대로 손에 쥐여주면 안 된다.

    턱받이 등 끈으로 목에 묶어 고정하는 것도 무엇이든 피해야 한다. 아이가 작은 물체를 삼킨 후 숨을 잘 쉬지 못하거나 얼굴이 파랗게 된다면 즉시 119에 연락하고, 119 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등 쳐주기 5회와 가슴 압박 5회를 교대로 반복한다. 아이가 의식을 잃는다면 바닥에 눕히고 119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을 한다.

    이물질이나 화학제품을 섭취한 경우 임의로 물이나 음료를 먹이거나 손가락을 아이 입안에 넣어 구토를 유발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시도하지 않는 게 좋다. 식도에 이물이 걸려 끼어 있다면, 물과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거나 침을 흘리고 목과 가슴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응급 내시경으로 이물을 제거해야 하므로 빨리 병원 응급센터를 찾는 게 좋다.



    식도 이물질 중 가장 많은 것은 동전, 작은 장난감 부품이다. 레고 종류, 조립식 블록 등의 각진 장난감 부품이 끼어 식도천공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단추형 수은전지나 두 개 이상의 자석(특히 금속 자석)을 섭취한 경우에는 장 천공이나 장 괴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응급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가스나 연기를 흡입한 경우에는 즉시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하고 119에 연락한 후 문과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해주어야 하며, 호흡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피부에 위험물질이 묻었을 때에는 오염된 옷을 벗기고 피부를 흐르는 물에 10분 이상 씻어준다.

    가능하면 꼭 고무장갑을 끼고 오염 물질 제거를 시도해야 하며, 피부를 문질러서는 안 된다. 눈에 화학물질이 들어갔을 경우에는 눈을 뜨게 한 상태에서 미지근한 흐르는 물에 15분 이상 씻어낸다. 큰 병에 물을 담아 눈 위 10cm에서 물을 부어도 되며, 억지로 눈을 뜨고 있게 할 필요는 없다. 렌즈를 착용한 경우는 눈을 씻은 뒤 콘택트렌즈를 제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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