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용실에 도착. 헤어디자이너는 열펌을 해야 파마가 굵고 예쁘게 나온다며 권한다. 그래~ 머릿결이 좀 상할 순 있지만 열펌을 하자. 보조미용사가 고데를 들고 머리를 만다. “뜨거우면 말씀하세요~!” 머리를 한 움큼씩 마는데 갑자기 “앗 뜨거!!!” 아무래도 살짝 데인 것 같다. “괜찮으세요?” “네. 네. 괜찮은 거 같아요.” 우선 대답은 하고 넘어갔는데 쓰라린 것이 아무래도 데인 거 같다.
기분이 나빠 염색은 건너뛰고 네일 아트를 하러 간다. 좁은 네일 아트 숍에 사람이 북적북적. 매니큐어와 리무버 냄새가 진동한다. 환기도 안 되는 좁은 공간이니 그러려니 싶다. 잠깐만 참으면 되는데 뭐. 드디어 네일 아트 완성. 오후 내내 미장원과 네일 숍에 있었더니 머리가 지끈. 그래도 산뜻해진 모습에 기분이 좋다. 이 기분 한참 갈 것 같다.
친구와 만나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길. 퇴근시간이 지났지만 지하철엔 여전히 사람이 많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술 냄새도 간간이 풍긴다. 서서 폰을 보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처음에는 사람이 많아서 그러려니 했는데 이건 다분히 의도적이다. 뒤를 슬쩍 보니 멀쩡하게 생긴 아저씨가 내 눈을 피해 딴청을 부린다. 어쩌지. 피할 곳도 없고. 내가 소리를 지르면 사람들이 도와는 줄까? 그런데, 도저히 입이 안 떨어진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