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GKL은 임직원 자녀 채용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정○○ 대표이사 직무대행(전무)이 딸의 입사 과정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사실이 문제가 됐다. 박홍근 당시 민주당 의원은 “정 대행의 딸은 외국어 점수가 전무하고, 대학 학점도 4.0 만점에 1.3에 불과한데 서류전형에서 18위로 통과한 뒤 최종 2위로 합격했다”고 폭로했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정 전무는 딸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
2012년 9월 직원 채용 때 서울코엑스점장 직무대행, 서울힐튼점장 직무대행 등을 지낸 GKL 고위직 자녀 4명이 무더기로 채용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당시 GKL은 딜러 23명을 채용했는데, 경쟁률이 27대 1을 넘었다. 4명의 임직원 자녀는 현재 같은 곳(서울 코엑스점)에서 딜러로 일한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입사하기 직전 GKL이 딜러 채용 기준을 대폭 완화한 사실도 밝혀졌다. 2011년까지 GKL은 딜러를 채용하면서 외국어 점수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색맹이나 색약이 아니면서 영어는 토익 600점(토플 CBT 163점, 토플 PBT 490점, 토플 IBT 57점, TEPS 550점), 일본어는 JPT 500점(JLPT 3급), 중국어 HSK 4급(신HSK 191점)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했다. GKL은 최근 ‘신동아’에 보낸 입장자료에서도 “2006~2009년(까지) 일정 수준의 어학성적 보유자를 집중적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직원 채용에서 어학실력을 중시하는 건 합당해 보인다.
그러나 2012년 채용부터 GKL은 지원 자격에서 외국어 관련 규정을 삭제했다. 입사지원 기준은 다음과 같이 단순해졌다. ‘색맹 또는 색약이 아닌 자 및 카지노 영업장 내 고객서비스 가능자.’
정 전 전무와 관련된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3월말, GKL의 모회사인 한국관광공사는 임직원 자녀·친인척 채용과 관련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충분한 감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홍근 의원은 “정 전 대행 자녀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서류심사와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9명 중 3명만 면담 형식으로 조사하고 이들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의존해 인사청탁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관광공사는 GKL의 친인척 직원 현황을 파악하면서 직계존비속만 파악하고 4촌 이내의 친족은 대상에서 제외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2013년 4월 21일)고 주장했다. 당시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KL에 근무하고 있는 전현직 임직원 자녀는 모두 10명이었다.
직무대행 후임자 딸도 입사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관광공사는 최근 다음과 같은 반박자료를 ‘신동아’에 보내왔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전면적으로 검토했다. 서류심사 평가자 및 면접관 전원(9명)에 대해 인사청탁 여부 등 감사를 진행했다. 박 의원에게도 이런 사실을 충분히 소명했다.”
최근 ‘신동아’는 GKL 전현직 임직원 가족(자녀, 친인척, 부부)의 재직 현황이 총망라된 GKL 내부자료(2014년 4월 기준)를 입수했다.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수가 많다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자료에 따르면, GKL에 입사한 전현직 임직원 자녀는 모두 12명(정규직, 무기계약직). 지난해 입사 부정 의혹으로 그만둔 정 전 전무의 딸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은 현재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2명 중 7명은 딜러였다.
정 전 전무에 이어 GKL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신○○ 전 전무(2013년 11월 퇴직)의 아들도 2009년 입사해 서울 코엑스점에서 딜러로 일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아들 신모 씨가 입사할 즈음 신 전 대행은 손님과 딜러들의 부정을 감시하는 CCTV룸인 서베일런스 실장과 마케팅전략실장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신 전 전무는 국회에서 정 전 전무 관련 사건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3단계로 된 인사채용 시스템을 5단계로 강화하는 개정을 추진한다”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뷰스앤뉴스’ 2013년 4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