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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자녀 12명, 조카 14명 채용 석연찮은 무더기 채용

관광공사 산하 카지노업체 ‘세븐럭’ 인사비리 의혹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임직원 자녀 12명, 조카 14명 채용 석연찮은 무더기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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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이 부친 신분 알았다”

자녀가 채용된 임직원은 대부분 팀장급 이상(1~3급)이었다. 감사실장을 지낸 조○○ 씨의 자녀는 2012년 입사해 현재 중국마케팅팀에 근무한다. 코엑스점장 등을 지낸 뒤 지난해 퇴직한 김○○ 씨의 아들은 현재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 직원으로 경리팀에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팀장(2급)인 문○○ 씨의 딸은 2012년 입사해 서울힐튼점 딜러로 근무한다. 임직원 자녀의 입사 시기는 대부분 2011~2013년. 12명 중 7명이 지원 자격에서 어학점수가 빠진 2012년 이후 입사했다.

특히 시선을 끄는 사람은 김○○ 서울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의 딸은 김 본부장이 부산롯데점장이던 2010년 7월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그리고 2년 뒤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변동됐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GKL은 2011년까지는 채용 과정에서 어학시험 성적을 요구했다. 그러나 계약직으로 입사한 김씨는 어학성적이 없이도 지원이 가능했다.

익명을 요구한 GKL 관계자는 “김씨는 면접시험 당시 제출한 서류에 ‘저의 아버지는 OO부서에 근무하는 김○○입니다’라고 썼다. 김 본부장의 딸이 지원한 사실을 심사위원은 물론 많은 직원이 알았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부정 채용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해 GKL의 자체 감사, 관광공사의 감사과정에서 김 본부장 딸의 입사와 관련된 의혹은 감사대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GKL 내부에서는 지난해 원전(原電) 비리로 구속된 이○○ 전 GKL 감사가 개입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해 GKL이 박홍근 의원실에 공개한 임직원 자녀 현황자료에도 김 본부장 관련 내용은 없었다. GKL은 김 본부장의 딸과 관련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자료를 ‘신동아’에 보내 왔다.



“김 본부장 딸은 2010년 7월 계약직으로 채용됐고 2012년 사내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전환됐다. 김씨의 채용 당시 서류에는 가족사항란에 ‘父 김○○’ 이라고만 표기됐다. GKL은 매년 기간제근로자(계약직)를 평가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 2012년 28명, 2013년 4명, 올해 1명이 전환됐다.”

조카 4명 같은 지점 근무

자료에 따르면 GKL 임직원 조카 14명이 이 회사에 입사해 현재 근무 중이다. 임직원 조카의 입사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5년 GKL에 입사한 코엑스점 모 팀장의 조카 4명이 무더기로 입사한 사실도 확인됐다. 2006~2007년 입사한 이들은 모두 힐튼점에서 근무한다.

교육팀장 등을 지낸 서울힐튼점의 한 간부 직원은 조카 2명이 2005년과 2009년 각각 입사했는데, 그 중 한 명은 현재 이씨와 같은 부서에 근무한다. 2009년 계약직으로 입사한 1급 조○○ 씨의 조카 정OO 씨는 2년이 지난 2011년 무기계약직으로 신분이 전환되며 사실상 정년을 보장받았고, 임직원 자녀의 채용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엔 정규직(7급 신입)이 됐다.

그런데 임직원 조카의 입사와 관련, 지난해 채용 비리 감사를 진행했던 관광공사와 GKL측의 설명이 달라 의문을 자아낸다. GKL은 임직원 조카 14명의 입사와 관련된 ‘신동아’의 질의에 “이미 지난해 관광공사가 감사에서 모두 다룬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같은 의혹에 대해 관광공사 측은 “GKL에 임직원 조카가 입사한 사실은 몰랐다. GKL에서 관련 자료를 받은 바 없다. 자료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감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GKL은 사내 결혼 비율이 눈에 띄게 높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전체 1500명 정도의 직원 중 사내 커플이 119쌍(이혼 포함)이다. 앞서 예로 든 임직원 자녀, 조카 등과 이들을 합하면 전 직원의 20%에 가까운 270여 명이 가족관계인 셈이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부부도 13쌍이나 됐다. GKL의 한 관계자는 “상당수 임직원이 가족, 친인척으로 연결돼 상호 감시·견제가 어려운 구조다. 현금사고, 사기도박의 위험성이 높은 카지노에서 위험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GKL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해왔다.

“회사의 특성상 좁은 공간에 많은 직원이 근무한다. 오퍼레이션(딜러) 직원이 1000명 정도다. 부서배치가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정기인사 시 점간 이동 등을 통해 최대한 인사관리를 한다.”

신동아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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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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