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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리더십 연구

‘클린 이미지’ 덫에 걸린 ‘공주’ 지도자 아닌 ‘대중적 애국자’ 추구

  • 이정훈 │편집위원 hoon@donga.com

박근혜 리더십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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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리더십 vs 박근혜 리더십

최고지도자는 누구나 최선을 다한다. 문제는 최선을 다하는 ‘방향’이 어디냐는 것이다. 그리고 ‘방법’도 중요하다. 김정은처럼 고모부까지 죽이는 공포정치에 정력을 쏟으면 정권은 유지될지 몰라도, 경제가 무너지고 인민의 삶이 팍팍해진다. 덩샤오핑이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내세우고 개방·실용노선에 진력했기에 중국 경제가 발전했다. 그러나 준비 없는 개방은 ‘저(低)발전’과 ‘종속발전’을 거듭하는 경제 식민지를 만든다. 그래서 방향만큼이나 방법이 중요하다.

최고지도자는 행동으로 방법을 실현해야 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새벽같이 일선 군부대와 파출소 등을 방문하고, 이를 저녁 9시 TV 뉴스 맨 앞에 보도하게 했다. 그의 기습 방문에 대비하느라 많은 실무자가 시달렸다. 9시 ‘땡’하면 TV 뉴스에서 그의 소식을 제일 먼저 들어야 했던 국민은, ‘땡전(全) 뉴스’라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그의 현장 챙기기는 10·26사태 이후 느슨해진 국가 기강을 다잡는 효과가 있었다.

전두환 정부는 1980년 1월 4일의 종합주가지수를 100으로 정해놓고 경제를 관리했는데, 그가 퇴임하기 직전인 1987년 말 이 지수는 525를 기록했다. 8년 사이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전두환 정부는 한국의 GNP(국민총생산)를 3배 이상 키웠고,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에 힘입어 물가안정도 이뤘다. ‘5·18 광주’라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음에도 박정희 이후 또 한 번 ‘퀀텀 점프’(대약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대통령이 리더십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짐을 보여준다.

박근혜 대통령은 코스피가 2000대일 때 취임했는데 지금은 1970대로 떨어졌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2년 동안 주요 국가 가운데 주가지수가 하락하거나 횡보한 나라는 러시아, 브라질, 한국 정도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제재로, 브라질은 복지를 우선시한 ‘좌파’ 룰라 전 대통령의 정책 후유증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한국은 경제제재도 받지 않았고, 보수 정권이 연이어 집권했건만 주가는 옆걸음이다. ‘아시아의 용’이라는 한국이 왜 이렇게 됐을까.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의 박 대통령 행적이 문제가 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그날 박 대통령이 정윤회 씨를 만났다고 보도해 물의를 일으켰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한국 국가원수의 ‘러브 어페어(love affair)’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하여 사법 제재를 받게 되자 적반하장으로 “한국이 언론 통제를 한다”고 대들었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한국 언론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일왕의 ‘러브 어페어’를 만들어냈다면 일본은 어떻게 나왔을지를. 산케이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한국 언론을 삼류로 폄하하고 총체적으로 혐한론(嫌韓論)을 유포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흥분한 우익 인사가 한국을 비난하며 자해라도 한다면, 혐한론자들은 재일(在日) 한국인을 공격하는 테러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

최고지도자의 ‘자리 지키기’

참사가 발생한 그 예민한 날 대통령의 행적이 의문시된 것은 간과할 일이 아니다. 청와대 측은 보안을 이유로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문제의 7시간 동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19회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받고 7회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모든 권력기관은 상호 감시를 한다. 그게 권력의 생리다. 그런 맥락에서 청와대를 살펴볼 수 있는 한 정보기관 출신은 박 대통령 스타일을 리더십과 연관시켜 이런 지적을 했다.

“박 대통령은 잠잘 때를 제외하고는 늘 일하는 스타일이다. 김기춘 비서실장 말마따나 눈을 뜨면 일을 시작하고, 일하다 지치면 잠자리에 드는 식이다. 그렇다보니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의 구분이 불분명해졌다. 한참 일하다가도 힘들면 집무실을 떠나 운동이나 휴식을 하는 것이다. 이를 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집무할 공간은 관저, 본관, 위민관 등 여러 곳에 있다. 대통령이 그 시간에 있는 곳이 집무실이다’라고 해명했다고 본다.

대통령이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으면 대통령을 만나러 온 이들은 대개 기다려야 한다. 천안함이 격침됐다거나 휴전선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는 아주 다급한 상황이 아니면 비서실장도, 조석(朝夕)으로 대통령을 모시는 부속실장도 ‘나오셔서 보고받고 결재하셔야 합니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세월호 참사 당일에 탑승자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보도가 있지 않았나. 그런 상황이라면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도 호출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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