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페트병에 쌀 담고, 정수기구 갖춰라

비상식량·비상식수

  • 우승엽 도시안전연구소 소장

    입력2014-11-26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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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트병에 쌀 담고, 정수기구 갖춰라

    비상시엔 페트병에 쌀을 담아두면 좋다(왼쪽). 오른쪽은 통조림·참치 캔.

    ■ 비상식량

    비상식량 하면 라면을 떠올리지만 라면은 적절치 않다. 유통기한이 반년 이내로 짧고, 영양분도 적다. 연료도 의외로 많이 든다. 차라리 국수가 낫다. 밀가루를 소금물로 반죽해 다져서 뽑았기에 유통기한이 보통 2년이다. 면이 얇아서 물에 불린 후 양념을 해서 살짝 볶기만 해도 먹을 만하다. 깨끗한 2L 생수 페트병에 국수를 밀어 넣고 산소흡수제나 실리카겔을 넣어 보관하면 훨씬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쌀은 도정(搗精)이 되면 공기와 수분, 햇볕에 의해 쉽게 산화된다. 하지만 깨끗한 페트병 안에 넣어 보관하면 공기와 수분이 차단돼 몇 년이고 오래 보관할 수 있다. 2L 페트병에 쌀을 보관하면 양이 얼마나 될까. 쌀이 딱 2㎏ 들어가며, 종이컵에 3분의 2 정도로 따라보면 20잔가량 나온다. 한 잔은 한 사람이 한 끼에 먹을 양이다. 비상시 하루 2끼만 먹는다고 가정하면 한 사람이 한 통으로 열흘을 먹을 수 있다.

    물론 아무리 비상 상황이라 하더라도 밥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약간의 통조림과 레토르트(3분 요리류) 같은 즉석식품도 필요하다. 참치캔은 유통기한이 5~7년으로 의외로 길다. 필자가 최근 7년 전에 사서 유통기한이 다 된 참치를 따서 먹었는데 식감이나 맛이 새것이랑 똑같았다.

    ■ 비상식수



    사람은 일주일 가까이 물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하지만 물을 보관하는 건 제일 힘든 일이기도 하다. 보통 1인당 하루 최소 2L의 물을 먹어야 한다. 물론 이는 생체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양이며 그 외 요리나 화장실, 위생용으로도 필요하다.

    비상시에 물을 구하고 정수하는 방법을 알아두는 건 아주 중요하다. 물을 많이 저장하기는 쉽지 않지만 약간의 물은 꼭 필요하다. 햇볕이 들지 않는 뒷베란다에 생수 두세 상자는 쉽게 쌓아놓을 수 있다. 가족 수에 따라 양이 달라지지만 이 정도라면 일주일은 버틸 수 있다.

    가정에서 물을 보관한다 해도 필요한 양이 어마어마해서 열흘분 이상은 비축하기 힘들다. 주변에 급수시설이나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을 알아두어야 하는 이유다. 주위에 계곡이나 개울, 급수탑, 물탱크, 분수대 등이 있다면 그 물을 퍼 와서 화장실용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집에 20L 물통이 준비돼 있을 때 이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민방위 급수시설 위치를 꼭 확인해두어야 한다. 도시에는 곳곳에 민방위 급수시설이 있다. 보통 공원이나 운동장 한쪽에 약수터란 이름으로 지하수를 퍼 올리는 곳이다. 이곳은 자가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전기가 끊겨도 자체 동력으로 물을 퍼 올릴 수 있다.

    깨끗하지 못한 물을 먹고 배앓이와 설사를 하는 건 재난 시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위의 방법대로 외부에서 물을 구해와도 깨끗한 물인지 확인하고, 확인되지 않는다면 물을 정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물을 끓이거나 부엌의 유명업체 정수기로 정수하는 건 힘들지 모른다. 둘 다 연료와 전기가 필요한데 비상시엔 둘 다 차단되기 쉽다. 브리타 같은 주전자형 소형정수기를 준비하자. 필터가 작아 정수량은 많지 않지만 중력으로 정수하는 방식이라 비상시 단전됐을 때 요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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