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가족 수만큼 무전기 갖춰놓자

비상통신

  • 우승엽 도시안전연구소 소장

    입력2014-11-26 1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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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수만큼 무전기 갖춰놓자

    무전기는 비상시 유력한 통신수단이다.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앞에서 무전기를 사용하는 군인.

    2004년 12월 26일 동남아 일대에 대재앙이 발생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쓰나미가 낙원 같던 휴양지를 쓸어버린 것이다.

    30만 명이 사망한 이 사건은 이후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더 임파서블’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인상적인 장면은 생존자들이 본국의 가족에게 생사를 알리려 전화통화를 하는 대목이다. 배터리가 한 칸 남은 휴대전화 하나로 여러 명이 돌려가며 전화를 하는데, 할 말은 많지만 다른 이를 위해 최대한 짧게 사용하는 것이 감동적이었다.

    재난 시엔 이처럼 전화기나 통신망 문제로 큰 곤란을 겪게 된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2013년 초대형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했을 때도 그랬다. 생존자들은 충전할 곳을 하루 종일 찾아 헤매야 했다.

    현대인에게 휴대전화는 분신과도 같다. 특히 스마트폰의 편리성과 이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전화 통화는 물론 업무, 쇼핑, 정보 검색, 뉴스 보기, 은행 거래, 길 안내 등에 활용한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최첨단 통신 시스템은 재난 시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전력과 통신망, 기지국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통신은 끊겨 버린다. 최소한의 대처법을 찾아보자.



    ▲평소 휴대전화의 충전 상태를 높게 유지한다. 일상이 뒤흔들릴 만한 사고나 재난은 생각지도 못할 때 일어날 수 있다. 늦은 밤 갑작스럽게 친구의 호출을 받아 슬리퍼를 신고 동네 입구 호프집에 갔을 때도 사고는 터질 수 있다. 이때 만약 휴대전화 배터리가 얼마 없다면 구조요청을 하기 힘들지 모른다.

    ▲예비 전원을 갖춘다. 스마트폰은 배터리 사용시간이 피처폰보다 더 짧다. 예비 배터리나 고용량 배터리 뱅크 등을 미리 준비해놓자. 휴대 가방에는 물론 집과 사무실 책상서랍 안에도 준비해놓자. 차 안 시거 잭 충전기도 필수다. 아울러 침수 상황에 대비해 작은 비닐 지퍼 백을 준비해 비상시 보호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한다. 큰 문제가 생기면 주위 통화량이 급증해 연락이 안 될 수도 있다. 바로 포기하지 말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자. 음성통화가 안 되거나 야외라 신호가 약하더라도 문자는 갈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SNS로도 접속해보라. 3·11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음성통화는 안 됐지만 SNS는 연결됐다.

    ▲유선전화를 이용한다. 전력망이 끊기거나 기지국에 문제가 생겨 휴대전화를 쓸 수 없더라도 근처 유선전화를 이용하면 연결될 수도 있다. 일반 유선전화는 전기가 끊겨도 통화가 된다. 전화선 자체에 전기가 흐르기 때문이다. 영화 ‘투마로우’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아울러 근처 공중전화를 사용하게 될 때를 대비해 전화카드를 준비해놓거나 수신자 부담으로 거는 방법을 미리 알아둔다.

    ▲전화번호를 따로 적어놓는다.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기거나 전원이 끊기면 안에 저장된 전화번호도 볼 수 없다. 지갑이나 휴대전화 케이스 안쪽에 가족과 중요인물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자. 레이저프린터로 글꼴을 작게 인쇄해서 투명테이프로 붙이면 된다.

    ▲우리 집 비상 통신망을 준비한다. 레저용으로 많이 쓰는 생활용 무전기, 이른바 워키토키는 비상시에도 유용하다. 보이는 거리에선 3~4km, 도심에선 수백 m까지 통신이 가능하며, 2개 한 세트에 5만 원부터 구입할 수 있다. 채널만 맞추면 몇 대라도 동시 사용이 가능하니 가족 수만큼 구입하길 추천한다. 꼭 큰일이 아니더라도 평상시 여행, 등산, 행사 진행, 고속도로에서 차 여러 대에 나눠 타고 이동할 때도 유용하다. 전원은 범용 건전지인 AA배터리를 쓰는 것으로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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