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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혈액, 우리는 의사 ‘피’ 잘 돌게 해 재해 막죠”

‘BORN’ 경영 이끄는 이상권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

“전기는 혈액, 우리는 의사 ‘피’ 잘 돌게 해 재해 막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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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CEO는 직원 ‘지휘’보다 ‘지원’하는 자리
  • ● 세계 최초 무(無)정전 검사기술 개발
  • ● 소비자 중심으로 전기안전법 바꿔야
  • ● 안전은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것
“전기는 혈액, 우리는 의사 ‘피’ 잘 돌게 해 재해 막죠”
1974년 창립해 올해로 40년을 맞은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는 전기로 인한 재해를 예방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전기설비의 안전 확인을 위한 법정검사·점검, 전기안전에 관한 조사·연구·기술 개발, 홍보 및 교육, 전기사고의 원인·경위 조사 등 전기안전을 위해 필요한 모든 업무가 사업 영역이다. 전국 60개 사업소에서 2700여 명의 임직원이 전기안전을 위해 땀방울을 흘린다. 부설기관으로 전기안전연구원, 전기안전기술교육원 등이 있다.

사장 공모를 거쳐 올해 2월부터 전기안전공사를 이끌어온 이상권(59) 사장은 인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지낸 법조인 출신으로 18대 국회의원(새누리당 인천계양을)을 지냈다. ‘2010년 자랑스러운 한국인대상(의정활동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검사, 국회의원, CEO를 모두 경험해 보니 어느 게 가장 힘드냐”고 묻자 “정치가 가장 쉽다”며 웃었다.

‘긍정적 스트레스’ 즐겨

“아무래도 검사로 일할 때가 스트레스는 가장 컸습니다. 과거 한 언론에서 직업군별 평균수명을 보도했는데 법조인, 그중에서도 검사가 제일 짧더군요.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유·무죄를 판별하고 구형량을 정하는 게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거든요. 한 사람의 인생과 직결되는 문제니까요. 반면 제일 오래 사는 직업군으로 정치인이 꼽혔습니다(웃음). 말만 많이 하지, 정작 자신이 직접 집행할 일은 거의 없으니 스트레스가 작을 수밖에요. CEO로 일하면서는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제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 국민에게 이익이 되니까 스트레스를 즐겁게 받아들입니다.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아서인지 전보다 더 밝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 전기안전공사가 하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전기를 우리 인체의 혈액에 비유하면 한국전력(한전)은 우리 몸에 혈액(전기)을 내보내는 심장이고, 우리는 그 혈액이 신체 각 기관에 안전하게 돌도록 주시하면서 각종 질환을 예방, 치료하는 의사라 할 수 있습니다.”

▼ 전기안전공사 사장이란 자리가 솔직히 과거 이력과는 크게 인연이 없어 보이는데요.

“18대 국회 때 활동한 상임위가 지식경제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위원회)였습니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공기업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하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마침 이곳 사장을 공모하기에 용기를 내서 도전했습니다.”

원칙, 기본, 신뢰

▼ 취임해서 직접 일해보니 어떻습니까.

“그동안 일선 사업 현장을 찾아다니며 직원들 애로사항을 많이 들으려 노력했습니다. 중동 두바이와 베트남 하노이 해외사업소도 둘러봤고요. 국익을 위해 땀 흘리는 직원들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가 할 일은 직원들을 ‘지휘’하는 게 아니라 ‘지원’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고객과 직원이 있는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소통과 신뢰의 열린 경영’을 펼쳐나갈 생각입니다.”

검사에다 정치인 출신이라 직원들과 거리감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울본부에서 만난 직원들은 오히려 “소통이 잘 되는 CEO”라고 입을 모았다. 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직원들이 뭘 원하는지를 먼저 알고 먼저 제안을 해서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고 전한다.

▼ 특별히 강조하는 경영 원칙이 있습니까.

“검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원칙, 기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공사의 존립 목적은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는 일입니다. 가장 먼저 그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모든 것을 바치고 매진하자고 늘 강조합니다. 그래서 경영비전으로 ‘본(BORN)’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어요. 기본(Basic) 임무에 충실하고, 고객에게 열린(Open) 자세로 일하며, 책임(Responsibility)을 다하는 기업으로 혁신(New)하겠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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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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