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외곬, 막말
정치권 평가에 따르면, 새정연 여성 의원은 대체로 친노 출신이거나 친노의 강성 노선에 동조적이다. 진보 중에서도 원리주의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새정연 여성 의원은 페미니스트와 학생운동권의 ‘대박 조합’으로 대체로 외곬 성향”이라며 “같은 당 남성 의원보다 훨씬 드세고 투쟁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9월 자유경제원은 국회의원들의 ‘시장(市場) 친화도’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했다. 시장 적대적 의원 톱 5는 장하나, 남인순, 최민희, 은수미, 임수경 순이었다. 모두 새정연 비례대표 여성 초선 의원이다. 이들은 이념적으로 새정연보다 왼쪽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소속 정치인보다도 더 시장 적대적인 성향인 것으로 조사됐다.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정연 지지도는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뒤져 있다. 당의 주류이면서 강성 노선으로 알려진 친노 세력이 비판의 중심이다. ‘여성은 약자’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인지 새정연 여성 의원은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여성 의원들이 강경파의 주축을 이룬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여성은 남성보다 대화와 타협에 능할 것 같은데 이들은 중요 현안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사실상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8월 박영선 당시 새정연 비대위원장이 여당과 몇 차례 세월호 특별법에 합의했을 때 당내 강경파는 이러한 합의안을 강하게 성토했다. 여기에 같은 여성 의원들이 적극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원총회에서 한 여성 의원은 비공개로 “히틀러의 나치즘에 저항하듯 박근혜에 저항한다”고 했다. 이날 쏟아져나온 강경 발언 가운데 압권이었다.
박영선에 대해선 “남 어깃장만 놓다 리더가 된 뒤 인과응보를 겪은 셈”이라는 평이 나왔다. 박영선은 17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등원한 뒤 “이명박근혜”를 입에 달고 다닌 원조 여성 강경파였다. 그러다 7·30 재·보선 참패 후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코페르니쿠스적 변신’을 시도했다. 여당과 세월호법에 합의했고 또 이 합의를 지키려 노력했다. 이런 행동은 그 자체로 책임감 있는 자세로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여당과의 이런 주고받기가 이내 당내 강경파와 여성 의원들에 의해 제지당하고만 것이다. 결국 박영선은 며칠 잠적하고 탈당설을 흘리다 복귀하면서 비대위원장 직을 마감했다.
새정연 여성 의원들은 대체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대화 상대라기보다는 적대적 대상으로 간주하면서 이들에 대항해 자기 신념을 관철하는 데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 수단으로 이들이 주로 동원하는 것은 수위를 넘나드는 공격적 언어다. 이 때문에 막말 논란이 자주 발생한다.
장하나는 청년비례대표로 등원한 가장 젊은(37세) 여성 의원이다. 그는 8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가의 원수”라고 써서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엔 “대선 불복”을 선언했고 박 대통령을 향해 “보따리 싸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장 의원이 이렇게 튀는 것은 당연하다. 애초 오디션 프로그램 방식을 통해 선발된 이유가 ‘튄다’는 점이었는데 그가 이 점을 저버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마초화한 여성
은수미는 2013년 6월 새정연 의원총회에서 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연쇄살인’에 비유했다. 이어 “개XX” 같은 막말을 쏟아냈다. 강경파 사이에서도 “어, 이건 너무 나간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새정연 여성 의원들은 간간이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5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진선미는 세월호 사고 직후 소방119 상황실과 목포해경 상황실 간 19차례 전화통화가 고위직 의전을 위한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가 증거로 제시한 녹취록은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소방방재청 원본 녹음파일에는 중앙에서 내려오는 이들이 구조팀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의 자료엔 이 부분이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 인사들은 “서영교, 임수경, 김현 같은 운동권 출신 여성 의원들의 언행에선 여전히 학생운동권의 잔영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이들은 같은 당 페미니스트 출신 여성 의원들과도 구분되는데, 그것은 이들이 ‘마초화한 여성’으로 비친다는 점이다. 가끔 ‘선민의식’이나 ‘운동권 특유의 권위의식’이 느껴진다고 한다. 이들 역시 ‘거친 언사, 언어폭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동아일보와 검색시스템업체의 국회 회의록 전수조사에서 서영교는 ‘당신’ 같은 부적절한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의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그는 “‘법무부 장관님, 당신이 생각하기에는요’처럼 ‘당신’의 앞뒤 문장에 높임말을 항상 붙였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임수경은 탈북 대학생에게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 이 변절자 XX들아”라고 폭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운동권 출신은 아니지만 그 정서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진 추미애는 2001년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소설가 이문열을 가리켜 “가당치 않은 놈이”라고 했고 기자와 언쟁하면서 “X같은 OO일보”라는 욕설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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