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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판만으론 선거 못 이긴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장

“박근혜 비판만으론 선거 못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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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치’에 대한 분석 못지않게 새정치민주연합이 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했는지 그 원인과 이유를 더 철저하게 분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당에는 그동안 두 가지 잘못된 가설이 퍼져 있었다. 하나는 ‘새누리당은 꼴통보수다. 40% 지지를 받는 것은 허구다. 몇 가지 네거티브 공격을 하면 금방 무너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당에는 30% 초중반의 지지층이 있다. 평상시 지지층이 이완돼 20% 초중반에 머물러 있지만 선거 때가 되면 자동으로 30%대로 회귀한다’는 것이다. 이런 잘못된 가설로는 우리 당이 정국 주도권을 쥐기 어렵다. 우파를 공격하거나 우파 어젠다에 끌려가서는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없다.”

▼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야당으로서 고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수권 정당으로서 각종 현안에 국민이 수긍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유권자는 이념이 아니라 정당의 태도와 문화, 결정의 공고성, 신속성, 일관성을 모두 본다. 거기에 우리 당이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강력한 원내정당으로 제 몫을 해내야 한다. 원내에서 여당보다 더 많은 이슈와 정책으로 국민의 시선을 붙잡아야 한다. 그동안 그러질 못했다. 처음엔 무관심하더라도 (연구원에서) 의미 있는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면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처럼, 우리 당은 국민이 인정할 만한 비전과 정책을 꾸준히 제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원이 축적한 성과를 적절한 시점에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서 우리 당의 자산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리더의 몫이다. 그런 점에서 역량 있는 리더를 세우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갈등재냐, 보완재냐

▼ 곧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다. 누가 적임자라고 보나.

“누구든 (당 대표에) 출마하려는 분은 ‘나는 이렇게 준비돼 있다. 앞으로 당을 이렇게 이끌어 성공하겠다’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민 원장은 차기 새정연 당 대표로 누가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다만 ‘성장과 복지, 남북관계 등 대한민국이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명쾌하게 자신만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당 대표감이라고 강조했다.

▼ 새정연은 늘 계파 갈등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우리 당 안에는 다양한 생각과 노선, 정파가 공존한다. 심지어 ‘진보’ ‘중도진보’ ‘중도’라고 자신의 정파를 등록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 정당 안에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는 것은 정당이 민주적이고 근대화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새누리당 안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원희룡, 남경필 같은 소장파도 있고, 극우적 언행을 보이는 이도 있다.

그런데 국민은 새누리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은 갈등재로 보지 않고 보완재로 본다. 적절한 시점에 다양한 목소리가 정리돼서 하나로 가니까. 그런데 우리는 정리를 잘 못하다보니 (국민이) 보완재로 보지 않고 늘 갈등재로 인식한다.”

▼ 원인을 알면 그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을 텐데.

“강경파든 온건파든 다양한 당내 목소리를 하나로 끌고 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둘째로는 (당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의견을 모으는 의총은 필요하다. 하지만 ‘의총 만능론’에 빠지면 곤란하다. 과거와 달리 지금 우리 당 의총에서는 상대방(새누리당)이 아니라 내부를 향해 포를 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의총에서는 상대 진영을 향한 얘기를 주로 하고, 내부적으로 할 얘기가 있으면 당 지도부를 찾아가거나 전략 단위 회의 혹은 소규모 간담회에서 소화했다. 그런데 지금은 의총에서 모든 것을 퍼붓는다.”

▼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친노 등 특정 계파가 주도권을 잡는 것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가 있다.

“어느 계파에 무슨 한계가 있다고 얘기하면 지금까지 내가 극복하자고 한 당의 내부 갈등이 재연되고 만다. 지금은 우리 당 전체가 어떻게 국민 신뢰를 회복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때다. 어떤 집단을 싫어하는 이유가, 원래부터 그 집단이 싫어서일 수도 있겠지만, 자꾸 패배하니까 더 싫어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누구 싫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성공할 준비는 돼 있나. 어떻게 성공할 거냐’를 묻고 따져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 ‘박근혜 정치’를 넘어서려면 새정연은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야 할까.

“박 대통령이 국민의 절반을 갈라 지지율을 관리하는 정치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가 아닌 것처럼, 우리 당도 박근혜 정치를 비판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해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국민으로부터 우리의 비전과 정책을 인정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 2017년 대선에서 우리 당이 집권할 수 있도록 연구원에서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차곡차곡 만들어나갈 것이다.”

신동아 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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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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