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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MB정부 해외자원 개발사업, ‘게이트’로 비화?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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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리튬 산업화 정책

그러나 정작 사업 주체인 볼리비아 정부가 우유니 호수의 리튬 탐사·개발권을 외국에 넘겨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이것은 누구나 알던 사실이었다.

2006년 취임한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중요 자산의 국유화 정책을 꾸준히 진행했다. 2010년 10월엔 ‘리튬 산업화 정책’도 발표했다. 리튬 개발은 독자적으로 진행하며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만 외국 자본의 참여를 일부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정책 발표 직후 볼리비아 광업부 장관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리비아는 외국에 채굴권을 넘기지 않고 자력으로 리튬을 생산·개발할 것이다. 외국 자본과의 합병도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생산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국가와 기업에는 리튬을 우선해 살 수 있는 권리를 줄 계획이다.”(2011년 11월 18일 ‘니혼게이자이’)

그러나 볼리비아에서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겠다는 광물공사의 태도는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신종 당시 광물공사 사장의 인터뷰 기사 내용을 보자.



“우리는 우유니 호수에서 소금물을 떠와 1년 만에 샘플을 제출하는 데 성공했다. 볼리비아에서 한국 샘플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양해각서가 체결되자 프랑스나 일본이 긴장한다. 우리가 독점개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볼리비아가 우리를 파트너로 공식 지정해야 한다. 지금은 협력을 위한 MOU만 체결한 상태다. 그다음에 우리 기술자를 플랜트 현장에 보내 생산 활동에 들어가야 한다. 볼리비아가 소금물로 리튬을 생산하려면 7∼8년이 걸리지만 우리가 맡으면 2∼3년이면 된다.”(2010년 10월 11일 ‘국민일보’)

2009년 10월 광물공사와 볼리비아 정부가 맺은 2차 양해각서엔 ‘리튬산업 소재산업 개발 검토’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전의 MOU에는 없던 표현이다. 이전 MOU에선 이 부분이 ‘소금광산 증발자원의 개발 및 연구’라고만 돼 있었다.

MOU 범위를 ‘소재산업’으로 국한한 것은 2010년 10월 볼리비아 정부가 발표한 리튬 산업화 정책과 연결된다. 리튬 채굴·개발이 아닌 소재부품산업(양극재 등 부품과 배터리)에만 해외 투자를 허용하는 ‘산업화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당시 MOU 체결 소식을 전한 우리 언론 보도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소재산업’이란 표현은 2011년 7월 MOU 이후부터는 아예 ‘리튬배터리 사업’이란 표현으로 굳어졌다.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10월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고정식(왼쪽)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계약 종료된 사실도 몰라

우여곡절 끝에 광물공사는 2011년 7월 볼리비아와 리튬배터리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맺은 데 이어 이듬해 3월엔 기본계약, 7월엔 본계약을 체결했다. 추진 3년여 만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사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계약 내용은 애초 목표로 한 리튬 개발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터리 연구·생산도 아니었다. 배터리 부품 중 하나인 양극재를 연구하는 조인트벤처 설립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와 광물공사, 여러 언론은 처음부터 리튬 배터리 부품공장이 이 사업의 최종 목표였던 것처럼 반겼다. 일부 보도는 허위에 가까웠다(‘볼리비아 리튬 확보전쟁, 한발 앞섰다’ ‘2차전지 소재 리튬…광물公, 볼리비아서 개발권 따내’…).

그나마 구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는 부품공장 설립도 지지부진했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본계약 이후 볼리비아는 광물공사에 계약 변경을 요구했다. 배터리 부품 상업화 시점에 광물공사 등 우리 기업들에 우선권과 로열티를 주기로 한 조항을 삭제하고 볼리비아가 시험 생산한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기로 한 조항도 빼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계약을 파기하자는 거나 다름없었다. 이에 따라 출자금 납입 등 추가 조치는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2년 7월 볼리비아 정부와 광물공사가 맺은 계약이 계약기간 만료로 이미 효력이 상실된 사실을 밝혀냈다(상자기사 참조). 2012년 7월 5일 체결된 이 계약은 “양측이 계약 후 1년 이내에 출자금을 납입해야 본 계약이 유지되며, 본 계약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중재 없이 계약이 종료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광물공사 측은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초 볼리비아가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면서 출자금 납부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계약이 종료된 시점은 계약 1년 후인 2013년 7월 5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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