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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다섯 살의 가출

  • 허순행

마흔다섯 살의 가출

마흔다섯 살의 가출

일러스트·박용인

네 가슴에서 별로 뜨지 못하는 내 말이

어둠 속에서 우두커니 앉아 있다



충혈된 눈으로 밤을 지키는 눈





두레박을 내려 길어 올린 바람이

죽은 이들의 뼈마디 속을 걸어간다



수액을 짜면 그의 속살이 보이고



전 우주를 움켜쥔 채

풀섶에 매달려 있는 나비 한 마리



허옇게 웅크리고 있는 11월의 적막



닫힌 문이

마흔다섯 살을 열고

빈들로 나선다



-시집 ‘꽃잎만 붉다’(시문학사)

허순행

● 1958년 충남 부여 출생
● 2011년 ‘시문학’ 등단


신동아 2014년 12월호

허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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