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프로야구 KIA 새 감독 ‘영원한 형님’ 김기태

  • 글·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lkh@naver.com, 사진·뉴시스

    입력2014-11-21 10: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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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KIA 새 감독 ‘영원한 형님’ 김기태


    #1997년 쌍방울 주장 최태원은 캡틴 완장은 넘겼지만 여전히 팀의 정신적 지주인 김기태를 찾아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형님 삭발 한번 해주시죠. 팀 성적이 너무 좋지 않습니다. 분위기 한번 바꿔주십시오.” 김기태는 다음 날 머리칼을 짧게 깎고 나타났다. 이튿날 모든 선수가 삭발했다.

    #2002년 김성근 LG 감독은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끌었지만 경질됐다. 쓸쓸한 겨울이었지만 그해 김 감독의 생일은 감동적이었다. SK에서 뛰던 김기태는 야인이 된 스승을 위해 제자들을 소집했고, 각 팀에서 100여 명의 선수, 코치가 모여 성대한 회갑연을 열었다. 쌍방울 주장 시절 저승사자보다 더 무서웠던 김성근 감독에게 직언을 마다하지 않던 김기태는 낙마한 스승을 더 깊이 모셨다.

    KIA 새 사령탑 김기태(45) 감독. 최고의 스타였지만 ‘비운의 팀’ 쌍방울의 유니폼을 입은 게 비운이었다. 홈런왕과 타격왕을 거쳤지만 워낙 팀 전력이 약하고 인기가 뒤져 실력만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다.

    김기태는 삼성과 SK까지 3개 팀에서 주장을 맡으며 팀을 하나로 묶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잠시라도 그와 한 팀에서 생활한 선·후배, 동료는 그의 인간적인 매력과 강한 카리스마에 하나같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LG 2군 감독(2010년), 수석코치(2011년)를 거쳐 2012년 감독으로 데뷔한 뒤에는 ‘모래알’이라고 조롱받던 LG를 단숨에 조직력이 탄탄한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구단이 애지중지하는 특급 유망주도 열외 없이 훈련에 동참케 하는 등 현역 때 별명인 ‘형님’ 그대로였다.

    올 시즌 초 성적이 부진할 때 구단이 외부 감독 후보와 접촉한 사실을 알고 사임한 것과 관련해 비난이 뒤따랐지만, 그 또한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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