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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②

[사바나] 절박해서 먹는 영양제만 9개…체지방량 2.7㎏↓

  •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②

  • ●새벽마다 굶주림에 자다 깨길 반복
    ●아이돌 헤어&메이크업 상태로 헬스장行
    ●체중 800g 줄고, 골격근량 0.9㎏ 늘어
*이현준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는 8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8월 18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

8월 18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

“오, 현준 씨 살 좀 빠진 것 같아.” 

프로젝트 2주차. 주변에서 ‘살 빠진 것 같다’는 소리가 종종 들려온다. 좀 빠진 것 같긴 하다. 발톱을 깎을 때 뱃살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젠 좀 수월해졌다고 느꼈으니까. 기실 꼭 빠져야만 했다. 안 빠졌으면 고생한 게 너무 억울했을 테다. 2주차는 식단을 나 나름대로 엄격하게 지켰다. 운동도 열심히 했다. 휴일에 쉬지 않는 헬스장을 찾아 하루 이용권으로 1만5000원을 지불하면서까지 운동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헬스장으로 향했다. 매주 기자의 몸 사진이 보도된다는 사실도 무겁게 다가왔다. 이젠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배고픔에 잠 설쳐 피곤

8월 18일 측정한 이현준 기자의 몸무게. [박해윤 기자]

8월 18일 측정한 이현준 기자의 몸무게. [박해윤 기자]

북한에서는 다이어트를 ‘살 까기’라고 한다. 생살을 ‘깐다’고 할 정도니 다이어트의 고통을 말해 무엇 하겠는가. 배고픔은 기본이요, 무기력함과 짜증은 덤이다. 2주차에 가장 힘든 점을 꼽으라면 단연 ‘수면 부족’을 택하겠다. 퇴근 후 운동하고 집에 와 이런 저런 일을 하면 오전 1시쯤 잠자리에 들게 된다. 사실 이때 잠들어 7시에 깨기만 해도 괜찮다. 신입기자가 6시간 자면 ‘상팔자’ 아니겠는가.(다들 비슷하리라 믿으며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러질 못 한다. 새벽 3~4시 쯤 배고픔에 눈이 뜨인다. 다시 잠을 청하려 해도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는다. 밤마다 잠을 설치는데다 일하고 운동까지 하려니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영양제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약물(스테로이드)’과는 무관하니 오해 없길 바란다. 



이것도 좋아 보이고 저것도 필요해 보여 다 구입하니 영양제 종류만 아홉 가지나 됐다. 종합 비타민은 기본이다. 단백질 섭취로 인한 간의 부담을 덜어주는 밀크시슬, 변비를 완화하기 위한 유산균, 면역력을 높여주는 아연, 남성의 활력을 키워주는 마카, 그리고 아르기닌, 갈릭 오일, 쏘팔메토 등. 이게 끝이 아니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영양 공급이 줄어들면 탈모가 올 수 있다고 해 모발에 도움을 주는 비오틴까지 추가했다. 위약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영양제를 챙겨먹으니 확실히 피로가 줄고 활력이 생겼다.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운동도 더 잘 됐다.

“이제 데뷔하시는 거예요?”

아이돌 헤어&메이크업 상태로 헬스장에 간 이현준 기자.

아이돌 헤어&메이크업 상태로 헬스장에 간 이현준 기자.

여성지 남자 기자의 삶은 다채로움의 연속이다. 8월 14일엔 취재차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숍에서 아이돌 헤어&메이크업을 체험했다. 문제는 일이 끝난 시각이 저녁 7시 40분이었다는 것. 경기 안양시의 헬스장에 9시엔 도착해야 계획대로 운동할 수 있어 시간이 촉박했다. 집에 도착해 부랴부랴 옷만 갈아입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미처 화장을 지울 틈이 없었다. 

선명해진 눈과 입, 하얗게 분을 바른 얼굴로 헬스장에 온 기자를 본 트레이너는 “회원님, 웬 아이돌인가 했어요. 이제 데뷔하시는 거예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화장을 해본 게 처음이었다. ‘다른 사람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민망함이 밀려왔다. 풀 메이크업을 하고 헬스장에 온 사람이 또 있었을까. 그나마 사람이 적어 다행이었다. 


7월 31일(왼쪽)과 8월 14일(오른쪽) 각각 측정한 이현준 기자의 인바디 지표.

7월 31일(왼쪽)과 8월 14일(오른쪽) 각각 측정한 이현준 기자의 인바디 지표.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8월 14일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로 몸을 측정해보니 부쩍 향상된 결과가 나왔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보다 체중이 800g 줄었다. 체중만 보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세부지표에선 확연히 차이가 났다. 우선 골격근량이 43.1㎏에서 44㎏으로 늘었고 체지방량은 16.9㎏에서 14.2㎏으로 줄었다. 근육은 늘어나고 지방은 감소한 최상의 결과다. 

트레이너에 따르면 멋진 바디프로필을 얻기 위해서는 체지방률을 한 자리수로 떨어뜨려야 한다. 이 또한 개인별로 다르다. 어떤 사람은 체지방률이 9%대여도 멋진 바디프로필을 얻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은 6~7%까지 떨어뜨려야 얻을 수 있다. 

8월 14일 측정한 인바디 지표대로라면 골격근량이 손실되지 않는 선에서 체지방만 5㎏~8㎏ 감량해야 한다.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낙관할 수 없다. 3주차부터는 식단의 열량을 체크하며 더욱 짜임새 있게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 한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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