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호

7조 스텔스구축함 사업 놓고 현대重-대우조선 한판 승부

  •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입력2020-08-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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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KDDX③]

    • 해군 첫 스텔스구축함 띄운다

    • 2030년대 중반까지 6척 수주

    • 올해 말 승자 결정

    •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 기회

    *‘신동아’는 ‘해군 KDDX’를 8월 12일, 13일, 14일 오전 10시 총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그 세 번째입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모형.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모형. [방위사업청 제공]

    2020년 대한민국 방위산업계 최고의 핫이슈는 누가 뭐라 해도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이다. 이 사업은 2030년대 중반까지 국내 독자 기술로 고성능 구축함 6척을 건조해 2000년대 초반부터 KDX-2 사업을 통해 배치된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선체 기본설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격돌한다. 올 연말에 승자가 결정되는 이번 승부에서 이긴 업체는 2023년 하반기까지 기본설계를 마치고 2024년까지 상세설계를 수행한 뒤 늦어도 2025년에는 시작될 초도함 건조 사업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1척당 선체 가격만 3000억~4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두 회사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함정 기본설계는 현대중공업 vs 대우조선해양 경쟁

    미국 해군 알레이버크 이지스함. [미국 해군 제공]

    미국 해군 알레이버크 이지스함. [미국 해군 제공]

    방위사업청과 해군은 2030년부터 30년 넘게 주력함으로 운용될 KDDX의 선체에 다양한 신기술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두 회사는 설계안이 나온 직후부터 ‘우주전함’이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의 줌왈트급(Zumwalt class) 수준의 혁신적 설계를 통해 우수한 스텔스 능력과 내파성을 확보하고, 첨단 동력체계와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운용 효율을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업체는 우수한 내파성과 조향 성능은 물론 고도의 스텔스 능력을 갖는 형상의 함형(艦形)을 개발해야 하고, 피격됐을 경우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방어력과 대미지 컨트롤 능력이 있는 구조 설계를 해야 한다. 



    추진체계도 기존의 선박과는 다른 기술이 적용된다. 기존 군함들은 저속 항해 시에는 디젤엔진을 쓰고, 고속 항해를 할 때는 가스터빈을 사용하는 CODOG(COmbined Diesel Or Gas turbine), 고속 항해 시 디젤과 가스터빈을 함께 사용하는 CODAG(COmbined Diesel And Gas turbine)와 같은 디젤+가스터빈 조합의 추진체계를 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차의 하이브리드 구동 방식과 유사하게 디젤엔진과 발전기, 가스터빈을 조합한 디젤+일렉트릭+가스터빈 복합추진 방식인 CODLAG(COmbined Diesel-eLectric And Gas turbine) 시스템, 여기서 더 나아가 통합전기추진(IEP·Integrated Electric Propulsion) 또는 통합동력시스템(IPS·Integrated Power System) 방식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CODLAG는 저속 항해 시에는 디젤엔진으로 발전기를 돌린 뒤 여기서 얻어지는 전기로 축을 돌리는 방식이다. IEP 또는 IPS는 대출력 가스터빈 또는 디젤엔진을 이용해 막대한 전기를 생산한 뒤 이를 이용해 추진축과 각종 전자장비를 구동한다. 

    전기 추진 방식이 도입되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뿐 아니라 정숙성에 있다. 수면에서는 레이더 전파로 사물을 찾지만 수중에서는 음파를 이용해 사물을 찾는다. 정숙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적 잠수함의 위협으로부터 생존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첨단 함정 설계 기술을 갖춘 회사로 이들의 대결은 그야말로 용호상박이 아닐 수 없다. 두 업체 모두 조선 기술과 신뢰성, 가격 경쟁력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군함 건조 분야에서도 수십 년간 다양한 함정을 건조하며 해외 선도 업체들을 여러 번 놀라게 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현대중공업은 2019년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3가지 선형을 공개했다. 기존의 전투함과 유사한 전통형(Conventional type), 고속 주행에 적합한 파도 관통형(Wave-piercing type), 자체 개발해 특허를 갖고 있는 하이-보형(Hi-bow type)이 그것이다. 하이보형 선체는 20세기 초의 드레드노트 전함처럼 함수 끝단이 수직으로 수면 아래 흘수선까지 이어지는 선형으로 내항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해군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최적의 형상을 뽑아내기 위해 보유한 모든 설계 기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안도 만만치 않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3가지 설계안을 검토 중인데 전통형, 미국의 줌왈트급과 유사한 파도 관통형 텀블홈(Wave-piercing tumblehome) 구조, 미국의 인디펜던스급과 같은 삼동선(Trimaran) 형상이 그것이다. 파도 관통형 텀블홈 구조는 스텔스 성능과 소음 감소 등 생존성 측면에서 유리하고, 삼동선 구조는 다양한 무장을 대량으로 탑재한 상태에서 해상작전헬기 2대가 동시에 이·착함할 수 있을 만큼 넓은 비행갑판을 뽑아내는 데 유리하다. 

    요컨대 KDDX는 세계 정상급 반도체·IT 기술과 조선공학 기술을 가진 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사운을 걸고 전력투구하는 사업이다. 또한 향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질 군함 트렌드의 향방을 결정짓는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승부의 승패를 떠나 KDDX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축적된 기술을 통해 국내 방산업체들이 ‘한국의 록히드마틴’ ‘한국의 BAE’와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①한국형구축함 KDDX, 美이지스 넘본다!
    ②해군 첫 스텔스구축함 전투체계 수주戰…한화시스템 vs LIG넥스원 승자는?
    ③7조 스텔스구축함 사업 놓고 현대重-대우조선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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