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호

시마당

재활

  • 양안다

    입력2020-09-10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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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은 죽은 자들의 영혼으로 흐르고 있다. 끝없이 꽃으로 뒤덮인 들판을 걸으며. 너는 이곳이 천국 길이라고 말했지. 강물의 속도로 우리라는 인간이 떠내려간다. 가라앉는 꽃잎은 젖은 소매와 얼마나 닮았을까. 그렇다고 영혼을 비웃은 건 아니야. 사이좋게 발목에서

    피를 흘리며. 영원한 꽃 들판과 누군가의 표정이 흘러가는 물줄기와 웃는 너와 널 닮은 나와

    어떤 신비와 함께.

    꿈밖에서 너는 죽었어?

    아름답고 두려워. 분명 너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양안다
    ● 1992년 천안 출생
    ● 201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 시집 ‘작은 미래의 책’ ‘백야의 소문으로 영원히’ ‘세계의 끝에서 우리는’ ‘숲의 소실점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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