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지금 진보단체 하는 짓, 예전 우익관변단체 하던 짓”
김경률 “코링크PE는 처음부터 조국의 돈으로 세워진 회사”
권경애 “조국의 (처남이) ‘제 돈을 빌려서’라는 말에 탁 걸렸다”
서민 “팬덤 ‘대통령 지키겠다’ 나서는 순간, 나치 친위대처럼 전락할 위험”
![25일 출간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천년의 상상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43/43/b0/5f4343b01bb9d2738276.jpg)
25일 출간되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조국흑서’). [천년의 상상 제공]
집필에는 미학자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 김경률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권경애 변호사, 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가 참여했다.
‘신동아’가 사전에 확보한 원고에 따르면 진 전 교수는 책에서 “지금 보수집단 내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586 정치엘리트가 새로운 보수 세력이 된 것이다. 지금 ‘한겨레신문’에서 하는 짓은 예전 ‘조선일보’에서 하던 짓”이라고 말했다. 또 “진보적 시민단체에서 하는 짓은 옛날엔 우익관변단체가 하던 짓이다. 저들에게서 보았던 모습을 지금 이들에게서 보고 있다는 것은, 보수집단에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들(586 정치엘리트)이 새로운 기득권층으로 사회에 뿌리내렸다. 그러다 보니 국민은 신(新)적폐와 구(舊)적폐,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계사도 “586 세대라 일컬어지는 신보수가 산업화 세력의 자리를 꿰찬 셈”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회계사는 “돈의 흐름이 예전에 건설사나 지역의 토건세력, 그리고 토건 세력과 연동돼 있는 구태 정치인 사이에서 오고 갔다. 이 올드(old) 기득권 세력의 주류는 현재 보수 야당 쪽 사람들이었다”면서도 “어느 순간부터 큰 뭉칫돈들의 흐름이 바뀐다. 건설 토건에서 바이오, IT, 태양광, 풍력, 수소연료전지 등 신성장 동력사업 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분야에서 활동하거나 발을 걸친 사람들 즉,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 뭉칫돈을 움직일 만한 네트워크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586 세대”라고 덧붙였다.
![‘조국흑서’ 출간을 위해 모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부터),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권경애 변호사. [천년의 상상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43/44/17/5f4344171209d2738276.jpg)
‘조국흑서’ 출간을 위해 모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왼쪽부터), 김경률 회계사, 서민 단국대 교수,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 권경애 변호사. [천년의 상상 제공]
진 전 교수는 그러면서 정치권에 확산한 ‘팬덤’ 현상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금태섭 전 의원 지역구에서 일어난 일은 다른 모든 지역구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팬덤 무서워서 당내에서 아예 이견을 낼 수가 없다”면서 “위를 봐도, 옆을 봐도, 밑을 봐도 모두 한통속이니, 사실상 민주집중제가 돼 버렸다”고 짚었다.
이어 “선거고, 투표고, 당원의 의견을 묻는다 하나 결국 물으나 마나 요식행위일 뿐이다. 그러니 위성정당을 만드느냐 마느냐의 문제도 의원들 사이의 토론이 아니라, 양정철 씨가 들고 온 시뮬레이션 결과로 결정이 나버린다”고 했다.
서 교수도 “팬덤이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순간, 그 팬덤은 나치 때 게슈타포가 그랬던 것처럼, 정권에 대한 건설적 비판마저 봉쇄하는 친위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지금 소위 문팬이라 불리는 문 대통령의 팬덤이 보이는 모습이 바로 그렇다”고 말했다.
저자들은 조국 사태 당시 논란이 됐던 ‘사모펀드’ 이슈도 심도 깊게 짚었다. 관련 대담은 진 전 교수의 사회로 김경률 회계사와 권경애 변호사가 참여했다. 여기서 김 회계사는 “코링크PE는 처음부터 조국의 돈으로 세워진 회사다. 김어준 류가 코링크PE는 익성 소유라고 끈질기게 주장하는데 코링크PE가 익성 소유라고 주장하려면 하다못해 통장 한 줄, 전표 한 장이라도 들고 와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마도 코링크PE의 설립이 레드펀드의 운용 이외에도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권 취득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회계사는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피앤피플러스 컨소시엄에 민주당 인사들이 참여했다. 서울시 정무라인과 얽혀서도 구설이 심했다. 입찰 과정을 들여다보면 특혜 의혹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충분히 권력형 비리나 특혜 의혹에 관한 말들이 나올 법한 전개”라고 짚었다.
권 변호사는 “조국 전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제 돈을 빌려서’라고 했다. 나는 기자간담회를 보면서 저 말에 탁 걸렸다. 정경심 교수가 상속받은 특유재산이나 고유재산을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혼자 불리는 줄 알았거든”이라면서 “그런데 ‘제 돈을 빌려서’라고 했다. ‘제 처남이 제 처 돈을 빌려서’가 아니고. 재판부가 코링크PE 주식을 사실상 조국의 소유라고 볼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뉴노멀! ‘멋진 신세계’가 열렸다, 2장은 미디어의 몰락, 지식인의 죽음, 3장은 새로운 정치 플랫폼, 팬덤정치 등의 이름을 달았다. 4~7장의 제목은 ‘금융시장을 뒤흔든 사모펀드 신드롬’, ‘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도박’. ‘위선은 싫다! 586정치엘리트’,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위하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