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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도 모르는 ‘요즘 애들’ Z세대 소통 방식

카톡하면 어색한 사이…SNS로 공부 메이트 만들기도

  •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밀레니얼도 모르는 ‘요즘 애들’ Z세대 소통 방식

Z세대 사이에서는 SNS상에서 먼저 대화를 나눈 뒤 실생활에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gettyimages]

Z세대 사이에서는 SNS상에서 먼저 대화를 나눈 뒤 실생활에서 친구가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gettyimages]

“그 사람을 실제로 알든 모르든 페이스북에 ‘함께 아는 친구’로 뜨면 우선 친구신청부터 하더라고요.” 

경기도 한 고등학교 교사 김모(27) 씨는 최근 모르는 이들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요청을 자주 받는다. 자신이 가르쳤던 학생의 친구로부터 온 요청이 대부분이다. 그는 제자에게 자신을 본 적 없는 학생이 왜 친구 요청을 보내는지 물었다. 제자는 해맑게 “원래 함께 아는 친구가 있으면 친구부터 맺는다”라고 답했다. 김씨는 “온라인에서 먼저 친구를 맺고 대화한 뒤 오프라인에서 친해지는 문화가 놀랍다”고 말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다. 1980년에서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하나로 묶여 MZ세대라는 말이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도 Z세대의 관계 맺기 방식이 낯설기는 마찬가지다.

페북 친구 요청으로 시그널 먼저 보내

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기술이 보편화된 이후 태어난 사람)로 불린다. 청소년 때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친구를 만드는 데 익숙하다. Z세대에게 가상공간과 실생활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밀레니얼 세대에겐 오프라인에서 대화를 나눈 뒤 SNS에서 친구 요청을 보내는 것이 예의다. 밀레니얼 세대 교사 김씨는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에서 먼저 친해진 뒤 싸이월드 일촌을 신청했고, 대학교 1학년 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페이스북해요?’를 물어보고 친구 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Z세대에게 SNS 친구 신청은 다른 의미다. 특히 페이스북 친구 요청은 친해지고 싶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재수생 김모(20) 씨는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더라도 페이스북 ’친추’(친구추가)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너와 친구를 하고 싶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 요청을 받아주면 서로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를 한 뒤 학교나 학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3학년 이모(19)양도 “고등학교 입학 전에 학교 학생들이 모두 들어가 있는 페메방(페이스북 메세지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졌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일대일’로 페메를 한 뒤 입학 전에 이미 친해졌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씨는 “학생들이 SNS와 실제 세계에 대한 구분을 굳이 두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10대들의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이 두드러진다. 소비자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전 연령 32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19년 10월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10대들의 31%는 친구‧지인과 소통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앱으로 페이스북을 꼽았다. 반면 20대 이상 연령대에서 페이스북이라고 답한 평균 수치는 2.8%에 그쳤다. 김씨는 “카카오톡은 반 단톡방(단체대화방) 등 공지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끼리는 보통 페메로 연락한다”고 말했다. 10대 사이에서 “나 걔랑 페메(페이스북 메세지)해”는 그 친구와 친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셈이다.

“너도 체대 준비해? 반모 가능?”

해시태그 공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게시물 수만 400만 개가 넘는다. [인스타그램 캡처]

해시태그 공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게시물 수만 400만 개가 넘는다. [인스타그램 캡처]

오프라인 만남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Z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친구가 된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15~59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대별 가치관 비교 조사’에 따르면 Z세대(15~24세)의 22.3%는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을 친구로 인식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25~39세)의 결과(14.3%)와도 차이를 보인다.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반모’(반말모드)라는 신조어가 사용된다. ‘반모해도 될까요?’는 ‘우리 말 놓을까요?’라는 의미다.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친해진 이들과 서로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해 ‘반모’를 하는 것이다. ‘반모’가 널리 사용되자 ‘반박’(반말모드박탈) ‘반신’(반말모드신청)과 관련 줄임말도 파생됐다. 

Z세대들은 공부를 함께할 친구도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서 찾는다. 2019년 국내에서 해시태그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공스타그램’(공부+인스타그램)이다. 공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의 계정에 자신이 공부한 내용과 계획을 게시하는 계정을 말한다. 게시글에 #공스타그램맞팔(공스타그램 서로 팔로잉 하기) 혹은 #공스타그램소통 등을 붙여 공스타그램끼리 서로 팔로우 하고 메세지로 대화도 나눈다. 

목표가 같은 친구를 온라인에서 찾고 서로 동기부여를 하기도 한다. 고등학교 2학년 오모(17) 양은 지난 1월 트위터에 공부 계정을 만들었다. 대학교 체육교육과 진학이 목표인 오양은 트위터에 ‘일반고/여고/체육교육과 지망’이라는 공부계정 소개글을 올렸다. 해당 계정에는 그가 공부한 내용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있었던 일, 취미도 게시된다. 

오양은 “공부계정을 만든 후 매일 세운 계획을 더 열심히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성향이나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 팔로우 맺고 동기부여를 받기도 한다. 트위터로 사담을 나누기도 하는데 익명으로 공부 관련 이야기나 일상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편하다”라고 말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SNS를 접한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SNS 활용도나 이해도가 높다. 이 점이 디지털 관계 맺기 활성화에 영향을 준다. 수시 확대로 입시 준비 기간이 늘어나 실제로 만나 대인 관계를 할 시간이 없는 학생들이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거나 소통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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