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5f/4f/43/91/5f4f439114cfd2738de6.jpg)
8월 31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
올해 연차로 13일을 쓸 수 있다. 6개월간의 수습 기간 동안 연차 사용은 ‘그림의 떡’이었다. 원칙적으론 쓸 수 있다고 들었지만 원칙대로만 살 수는 없는 법. ‘눈치게임’ 같았던 수습 기간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연차를 쓸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 쓴 약을 먹고 나서 어머니가 입에 넣어주던 사탕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2주전 주말 근무로 발생한 ‘대체 휴가’에 연차 하루를 더해 8월 27일, 28일을 휴일로 확보했다. 4일 간의 황금연휴였다. 웬 걸,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딘가 돌아다니기엔 여의치 않거니와 지금은 바디프로필 촬영이 급선무 아니던가. 이왕 여유 시간이 생긴 김에 하루에 운동을 낮과 저녁 두 번하기로 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헬스장뿐이리’라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래면서.
‘인바디’야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4주차에 섭취한 식단.
8월 27일, 28일 하루에 운동을 두 번 했다. 죽을 맛이었다. 프로젝트 이전 식단의 3분의 2 수준도 안 되는 열량을 섭취하며 운동을 두 번 하려니 정신력을 쥐어짜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배고파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 했다.
낮 운동을 하고 와 힘없이 누워 있다가 저녁 운동을 다녀와 뻗길 이틀 간 반복했다.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첫 휴가의 이틀이 사라졌다. 문득 든 생각. 휴가의 ‘휴’는 분명 ‘쉴’ 휴 자를 썼던 것 같은데.

8월 29일 측정한 인바디 결과.
머리 큰 기자의 비애

4주차 운동 일지.
운동을 헬스장에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효율성 차이가 분명하다. 집과 헬스장의 인프라는 비교 불가다. 기자는 헬스장의 스미스 머신을 사랑한다. 스미스 머신으론 못 하는 운동이 없다. 스쿼트, 런지 등 하체 운동부터 체스트 프레스, 인클라인 프레스 등 가슴 운동, 로우, 데드리프트 같은 운동까지 다 할 수 있다.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어 부담 없이 중량도 늘릴 수 있다. 헬스장에 가는 이유의 7할은 사실 스미스 머신에 있다.
소위 ‘턱걸이’라고 불리는 운동을 하는 ‘풀업’ 머신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치명적이다. 기자는 머리가 큰 편이라 어깨를 넓혀야 비율이 좋아 보인다. 어깨를 넓히려면 어깨 운동만 해선 안 되고 등의 면적을 넓혀야 한다. 충분한 대지를 확보해야 넓은 집을 지을 수 있듯, 광배근을 충분히 넓히며 어깨 운동을 해야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풀업은 광배근을 넓히기에 안성맞춤인 운동이다. 기자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 맨 몸으로 풀업을 하기 어렵다. 이에 머신을 애용해 왔는데, 이마저도 이젠 할 수 없게 됐다.
이 시국에는 집이 최선

‘홈트’를 위한 준비물. 바벨, 케틀벨, 덤벨 등.
다행인 건 기자의 집에 덤벨, 케틀벨, 바벨 등 간단한 운동 도구와 트레드밀이 있다는 점. 5주차는 이런 자원을 총동원해 ‘홈트’ 프로그램으로 위기를 극복해보려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원한다.
P.S. 멋진 바디프로필을 얻으려면 근육의 선명함이 도드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흰 피부보단 구릿빛 피부가 유리하다. 피부를 태우는 것만으로도 근 선명도가 확연히 차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태닝을 하려면 몸의 털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털이 자외선을 가로막아 피부가 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9월 2일 왁싱을 하고 5일부터 태닝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 주 기사엔 왁싱과 태닝의 후기도 함께 전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