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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에 꽂힌 한 권의 책

유엔과 한국

대한민국 건국과 평화, 경제 발전에 기여한 유엔의 역사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유엔과 한국

최동주 편저, 경계, 404쪽, 2만7000원

최동주 편저, 경계, 404쪽, 2만7000원

유엔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역사에서 가정법은 의미 없는 노릇이라지만 대한민국과 유엔의 관계를 짚어볼 때는 이런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유엔은 한국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었고,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유엔이 탄생한 1945년, 뼈저린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한반도는 좌우로 나뉘어 이념 대결장이 됐다. 우리 국민이 우리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도 없었다.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 군정 통치를 했고, 38선에선 군사 충돌이 끝없이 일어났다.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다 마침내 전쟁이 터졌다. 

1950년 6월 25일 오전 10시 북한이 평양 공영 라디오를 통해 전쟁을 공식 선포했다. 실제 공격을 시작한 지 약 6시간 뒤의 일이다. 당시 존 조셉 부초 주한 미국대사는 미 국방성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하루 만인 26일 북한군에게 38선 이북으로 철수하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제82호가 나왔다. 이틀 뒤 다시 안보리 결의안 83호가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이 합심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결의안으로 유엔군 결성의 국제법적 기반이 마련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이 국군과 연합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전쟁 중에도 유엔은 민간 구제 활동을 지속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산업화, 선진화, 민주화에 기여했다. 

이처럼 유엔이 한국에 미친 영향을 사료를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연구한 책이 나왔다. 숙명여대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소장 최동주)는 1945~1973년 생성된 원문 자료 4만여 건을 분석하면서 유엔이 대한민국의 건국과 평화, 경제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밝히고 있다.
 
편저자 최동주 교수는 “한국은 유엔의, 유엔의 의한, 유엔을 위한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엔과 깊은 유대를 형성해 왔다”고 책 말미에 썼다. 1945년부터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이 해체된 1973년까지의 약 30년은 유엔에 의해 국가 기틀을 마련한 기간이었고, 이후 자립 기반을 다진 한국은 유엔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하며 “유엔을 위한” 국가로 도약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심해지고, 배타적 보호주의와 고립주의가 팽배하면서 유엔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대두하는 이때 글로벌 협력과 연대의 산파 구실을 해온 유엔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편저자는 책 서두에 인용한 ‘근심지무(根深枝茂·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다)’라는 성어를 소개하며, “역사의 깊이를 알면 미래에 더 많은 성공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유엔과 한국의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다시 강조했다.





신동아 2020년 9월호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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