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

[신동아 書架] 초가을에 읽을 만한 새 책 12권

  • .

    .

    입력2020-09-12 10: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쟁과 가족: 가족의 눈으로 본 한국전쟁
    “죽은 이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손을 잡으라”

    권헌익 지음, 정소영 옮김, 창비, 324쪽, 2만 원

    권헌익 지음, 정소영 옮김, 창비, 324쪽, 2만 원

    전쟁 경험은 질기게 남아 공동체의 넋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6·25전쟁은 20세기 전쟁사에서도 가장 참혹한 비극이다. 6·25전쟁 3년 동안 비무장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200만 명을 넘었다. 전쟁 중 사망한 모든 교전국 전사자 수보다 많다. “민간인이 겪은 이 전쟁 상처는 사회적 상흔이었다. 개별화된 개인이나 그 신체보다는 관계 속에 놓인 존재가 겪었다는 점에서 그렇다.”(16쪽) 

    전쟁은 한국의 전통적 공동체에서 오랜 미덕이었던 인간적 친밀함을 파괴했다. 적국에 협조했다고 ‘알려진’ 민간인은 즉결처분 대상이 됐다. 마을은 폭력의 용광로로 변모했고 마을 공동체는 초토화됐다. 수세대를 부대끼며 살아온 사람들이 살기 위해 서로를 겨눴다. 소설가 박완서의 말처럼 “전선이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대로 세상도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으니 그때마다 부역했다 고발하고 반동했다 고발해서 생사람 목숨 빼앗는 일을 마을 사람들은 미친 듯이 되풀이”(47쪽)했다. 

    폭력의 기억은 휴전 후에도 관계 속에 똬리를 틀었다. 때로 연좌제가 개인의 삶을 자물쇠처럼 걸어 잠갔다. “집안의 가까운 사람 중 한때 체제 전복적 공산주의자였거나 동조자였던 사람, 북한으로 망명한 사람”(95쪽)이 있으면 길을 개척할 수 없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그들에게 친족관계는 존재적 짐의 근원”(96쪽)이 됐다. 

    그럼에도 저자는 책 후반부에서 ‘소리 없는 혁명’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제주 애월 하귀리다. 이곳에는 4·3사건 당시 진압 작전에 동원됐다 전사한 경찰과 반공청년단을 기리는 추모비가 있다. 지역 주민은 자신의 가족과 마을에 폭력을 자행한 낯선 자들을 기리는 기념물과 함께 살았다. 누군가에게는 “분개심의 대상”(238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주민들은 2003년 초 경찰과 반공청년단 추모비 바로 옆에 진압 작전에 희생된 수백 명의 마을 사람을 추모하는 위령비를 완공했다. 저자는 이 사례를 우애의 회복을 향한 공동체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결과로 해석한다. 위령비에 새겨진 문구는 지금도 깊은 울림을 자아낸다. “오래고 아픈 생채기를 더는 파헤치지 않으려 한다. (중략)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모두가 희생자이기에 모두가 용서한다는 뜻으로 모두가 함께 이 빗돌을 세우나니 죽은 이는 부디 눈을 감고 산 자들은 서로 손을 잡으라.” 



    저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다. 베트남전쟁 연구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45세에 인류학계의 노벨상인 ‘기어츠상’(2007년)을 수상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다. 그간 다수의 역작을 출간해 왔는데, 이번 책은 그중에서도 마스터피스다.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메리 보이스 지음, 공원국 옮김, 민음사, 592쪽, 2만8000원
    니체의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차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의 다른 표기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로아스터가 개혁 종교의 창시자이며, 지금도 그의 사상과 철학을 따르는 이가 세계 각지에 적지 않다는 것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조로아스터교 연구 분야 권위자로 통하는 저자가 이 종교의 역사와 다른 종교에 미친 영향 등을 소개했다.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롭 닉슨 지음, 김홍옥 옮김, 580쪽, 에코리브르, 3만2000원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인 저자는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해양 산성화, 독성 물질의 이동 등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뤄지는 이른바 ‘느린 폭력’ 피해자가 자원이 결핍된 가난한 국가 사람들임을 지적하며, 느린 폭력이 빚어내는 ‘장기적 비상사태’에서 벗어나려면 초국가적 연대, 뉴미디어의 순발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술부터 물까지 음료로 돌아본 인간 문명사

    톰 스탠디지 지음, 김정수 옮김, 캐피털북스, 324쪽, 1만6800원

    톰 스탠디지 지음, 김정수 옮김, 캐피털북스, 324쪽, 1만6800원

    인류 역사상 최초의 술은 무엇일까. 후보군으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맥주나 와인이다. 둘 다 곡식과 과일을 보관하던 중 우연히 발효를 거쳐 술이 됐다는 것이 학계 정설.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니 정확한 시점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술이 가장 먼저 널리 보급됐는지’로 기준을 바꾸면 비교적 명확한 답이 나온다. 주류계 최고참은 맥주다. 곡물이 과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관이 쉬웠다. 과일에 비해 구하기도 쉬웠다. 덕분에 와인 등 과실주보다 맥주가 빨리 퍼졌다. 와인이 널리 퍼진 것은 저장 기술이 발달한 이후 일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차석 에디터이자 컴퓨터 공학 전공자인 저자는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논평해 왔다. 이번에는 여러 기술 중 음료를 선택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음료 제조 기술의 발달사를 인류 문명의 발달사와 엮어낸다. 

    인류 문명과 함께 발달한 대표적인 음료는 술이다. 유휴 식량자원이 많아질수록 술은 다채롭게 발전했다. 고대와 중세에는 발효주인 맥주와 와인 외엔 대안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증류 기술이 발달하며 술 종류가 다채로워진다. 각국 기후, 국제 정세, 유행 등에 따라 다양한 술이 탄생한다. 산업혁명을 지나며 인류의 음료 관심사는 취기에서 각성으로 넘어간다. 커피와 차가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다. 20세기에는 코카콜라가 시대를 대표하는 음료가 된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의 상징으로 세계에 퍼졌다. 

    음료는 역사의 중요한 변곡점에도 항상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독립전쟁. 그 시작은 ‘보스턴 차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차보다 당시 미국인을 더 분노하게 만든 것은 럼주였다. 1764년 영국이 식민지 미국에 설탕(당밀)세를 부과했다. 이때부터 미국에서는 술 제조에 영국산 당밀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법 제정 이전에 주류업자들은 비싸고 품질 나쁜 영국산 당밀 대신 프랑스산 당밀을 썼다. 결국 미국인은 세법 개정 때문에 비싸고 맛없는 럼주를 견뎌야 했다. 뒤이어 영국의 수입 강제 품목이 늘어나자 불만이 폭발, 결국 보스턴 차 사건을 계기로 독립전쟁이 일어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인 존 애덤스도 이를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당밀이 미국 독립에 있어서 본질적 요소였다는 것을 고백할 때 왜 낯을 붉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네. 많은 위대한 사건들이 그보다도 더 작은 요인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135쪽) 

    책은 음료와 역사의 상관관계 분석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부록 ‘고대의 음료를 찾아서’를 통해 원시 음료의 맛과 향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해 놓았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혼밥판사
    정재민 지음, 창비, 232쪽, 1만5000원
    전직 판사, 현직 방위사업청 공무원인 저자가 판사 시절 경험한 여러 사건을 음식 이야기와 함께 풀어냈다. 라면을 먹으며 군검사 시절 붙잡혀온 탈영병과 함께 라면을 끓여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돼지갈비 앞에서 돼지갈빗집 사장의 이혼 사건을 회상하는 식이다. 냉철해야 하는 법정에서 차마 표현하지 못했던 저자의 인간적 소회가 인상적이다.


    남극이 부른다
    박숭현 지음, 동아시아, 1만7500원
    저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이다. 25년 동안 25회에 걸쳐 해양 탐사를 진행했다.그 과정에서 세계 과학자들과 협업해세상을 놀라게 한 각종 ‘최초’ 발견을 이뤄냈다. 2019년 ‘질란디아-남극 맨틀’을 발견해 맨틀 연구 역사를 뒤엎은 것도 그중 하나다. 지구 맨틀 순환과 진화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학자의 생생한 연구 기록이 펼쳐진다.

    유엔과 한국
    대한민국 건국과 평화, 경제 발전에 기여한 유엔의 역사

    최동주 편저, 경계, 404쪽, 2만7000원

    최동주 편저, 경계, 404쪽, 2만7000원

    유엔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역사에서 가정법은 의미 없는 노릇이라지만 대한민국과 유엔의 관계를 짚어볼 때는 이런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유엔은 한국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었고,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유엔이 탄생한 1945년, 뼈저린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한반도는 좌우로 나뉘어 이념 대결장이 됐다. 우리 국민이 우리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힘도 없었다.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갈라 군정 통치를 했고, 38선에선 군사 충돌이 끝없이 일어났다. 긴장이 지속적으로 고조되다 마침내 전쟁이 터졌다. 

    1950년 6월 25일 오전 10시 북한이 평양 공영 라디오를 통해 전쟁을 공식 선포했다. 실제 공격을 시작한 지 약 6시간 뒤의 일이다. 당시 존 조셉 부초 주한 미국대사는 미 국방성에 이 사실을 알렸고, 하루 만인 26일 북한군에게 38선 이북으로 철수하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제82호가 나왔다. 이틀 뒤 다시 안보리 결의안 83호가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이 합심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결의안으로 유엔군 결성의 국제법적 기반이 마련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이 국군과 연합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전쟁 중에도 유엔은 민간 구제 활동을 지속했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산업화, 선진화, 민주화에 기여했다. 

    이처럼 유엔이 한국에 미친 영향을 사료를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연구한 책이 나왔다. 숙명여대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소장 최동주)는 1945~1973년 생성된 원문 자료 4만여 건을 분석하면서 유엔이 대한민국의 건국과 평화, 경제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밝히고 있다. 

    편저자 최동주 교수는 “한국은 유엔의, 유엔의 의한, 유엔을 위한 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유엔과 깊은 유대를 형성해 왔다”고 책 말미에 썼다. 1945년부터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이 해체된 1973년까지의 약 30년은 유엔에 의해 국가 기틀을 마련한 기간이었고, 이후 자립 기반을 다진 한국은 유엔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하며 “유엔을 위한” 국가로 도약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심해지고, 배타적 보호주의와 고립주의가 팽배하면서 유엔의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론마저 대두하는 이때 글로벌 협력과 연대의 산파 구실을 해온 유엔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편저자는 책 서두에 인용한 ‘근심지무(根深枝茂·뿌리가 깊으면 가지가 무성하다)’라는 성어를 소개하며, “역사의 깊이를 알면 미래에 더 많은 성공의 역사를 창조할 수 있다”고 유엔과 한국의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다시 강조했다.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다시,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지음, 인플루엔셜, 448쪽, 1만8800원
    영국 워릭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세계적 수학자로 손꼽힌다. 한국인 최초로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를 지냈고, 현재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도 겸하고 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수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산업 분야 및 개인 일상에 깊숙이 파고드는 지금, 왜 수학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A. 싱클레어·매슈 D. 러플랜트 지음, 624쪽, 이한음 옮김, 부키, 2만2000원
    노화를 멈추는 건 많은 사람의 꿈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인 저자 싱클레어는 미국과 호주에서 다수의 노화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가 저널리스트 러플랜트와 함께 쓴 이 책에는 노화를 멈추기 위한 현대 의학의 성과가 담겨 있다. 저자는 ‘이제 곧 시간 흐름을 걱정할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고 강조한다.


    튀김의 발견
    과학의 눈으로 들여다본 바삭 촉촉 튀김 맛의 비밀

    임두원 지음, 부키, 236쪽, 1만4800원

    임두원 지음, 부키, 236쪽, 1만4800원

    지난 한 주 사이 돈가스를 세 번 먹었다. 아무래도 이 책 때문이지 싶다. 밥때가 되면 자동으로 튀김 메뉴가 머리에 떠오른다. 이 ‘사태’를 초래한 ‘튀김의 발견’ 저자는 서울대에서 고분자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과학자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일한다. 동시에 돈가스 전문점 집 사위이기도 하다. 결혼 전부터 튀김을 좋아한 그는, 어느 날 처가에서 돈가스 가게를 열려 한다는 말을 듣고 ‘맛있는 튀김의 비밀’을 찾아내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각종 책을 읽어가며 그가 깨달은 건, 좋은 튀김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였다. 입에 넣자마자 바사삭 소리를 내며 미각을 사로잡는 튀김 요리를 하려면 과학 실험을 할 때만큼 정밀함이 필요했다. 튀김옷 단백질 함량, 사용 기름의 발연점까지 정확히 계산해야 최고의 튀김이 탄생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튀김만 좋아하는가. 그건 또 아니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말이 왜 나왔겠나. 많은 사람이 튀김 자체에 탐닉한다. 그래서 저자는 ‘최고의 튀김’ 만드는 법뿐 아니라 ‘인간은 대체 왜 튀김에 빠져드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낸다. 인류에게는 튀김 사랑 DNA라도 있는 걸까. 이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다. 

    식재료를 기름에 튀기면 단백질이 풍부해지고 풍미도 좋아진다. 게다가 지방 함량이 증가한다. 지방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적은 양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낸다. 우리 몸속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저장되기도 한다. 원시인류는 이 지방을 적극적으로 탐한 덕분에 살아남았다. 그 후손인 우리가 어떻게 튀김을 거부할 수 있을까! 최근 과학계에서는 지방의 ‘기름진 맛’을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에 이어 ‘제6의 미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저자의 튀김에 대한 논의는 과학과 역사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오늘날 세계인이 즐겨 먹는 튀김 요리의 유래를 하나하나 소개한 대목도 흥미롭다. 현대식 프라이드 치킨을 처음 만든 건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 사람들이다. 낯선 땅에서 뼈 빠지게 일해야 했던 그들에게 바삭하게 튀긴 닭은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됐다. 

    탕수육 탄생 배경에는 아픈 중국사가 있다. 1840년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한 청나라가 항구를 개방하자 ‘정복자’ 서양인이 쏟아져 들어왔다. 젓가락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그들이 포크로 찍어 먹을 수 있는 고기 요리를 원해 탕수육의 원형 ‘꾸루로우’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책이 시종 입맛을 당기게만 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튀김 조리 과정에서 생기는 아크릴아미드라는 물질이 인체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유전자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정보도 빼놓지 않고 알려준다. 라면, 감자튀김 등에 다량 함유된 나트륨이 비만,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의 주범이라는 지적도 했다. 그래도 어쩌나. ‘튀김을 좋아하는 건 인간의 본능’인데 말이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가치의 모든 것
    마리아나 마추카토 지음, 안진환 옮김, 524쪽, 민음사, 2만3000원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인 저자는 자원을 활용해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가치 창조’와 자원 이전·거래 과정에서 부당하게 높은 이득을 취하는 ‘가치 착취’를 구별하고, 가격이 가치를 결정한다는 논리가 경제학의 ‘지배 이데올로기’가 되면서 가치 착취가 가치 창조의 가면을 쓰게 됐다고 비판한다.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
    비벡 H. 머시 지음, 이주영 옮김, 392쪽, 한국경제신문, 2만원
    외로움은 하루 15개비의 담배만큼 해롭다!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저자의 통찰이다. 그가 목격한 가장 흔한 질병은 심장병이나 당뇨가 아니라 외로움이라고 한다. 그는 외로움을 약물 중독, 폭력, 우울증뿐 아니라 신체 질환까지 유발하는 공중보건 문제로 규정하고,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연결 방법을 제안한다.




    부자유별
    조철제•조위래 지음, 112쪽, 새로운사람들, 9000원
    부자 사이인 두 저자는 3월부터 6월까지, 매주 세 편씩 같은 제목으로 시를 썼다. 일요일 저녁마다 마주 앉아 전주에 쓴 시를 함께 읽고 다음 주 쓸 시 제목을 정했다. 그렇게 ‘부자유친’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고 존중하게 됐다. ‘부자유별’이라는 독특한 제목이 탄생한 배경이다. 아버지가 쓴 프롤로그부터 아들이 마무리한 에필로그까지, 시 외에도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