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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철수 “단일화, 나는 간절하다. ‘선거 4연패’ 국민의힘은 절박하다”

[막 오른 경부大戰 ②] ‘정국의 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안철수 “단일화, 나는 간절하다. ‘선거 4연패’ 국민의힘은 절박하다”

  • ● 단일화 무산은 야권의 大權 포기 선언
    ● 동시에 일어난 세 가지 일…“출마를 결심했다”
    ● 나라 구하려면 정권교체…나도 역할해야 했다
    ● 내가 가장 분노한 文 대통령의 거짓말
    ● 탈당하고 들어오라니…9% 지지층은 버리나
    ● 내 지지율은 과거와 다르다. 더 튼튼하다
    ● 단일화 방식에 대한 생각 왜 없겠냐만 구태여…
    ● 백신 접종 시작되면 정권은 또 쇼를 하겠지
    ● 1년짜리 시장이 목적 아니다, 야권 승리가 중요
    ● ‘민생 문제 해결사’ 없고 ‘선거기술자’만 모인 文 정권
    ● 지금은 야권 후보들끼리 물고 뜯을 때 아니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안철수가 돌아왔다. 2011년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정치판 중심에 섰던 그가 딱 10년 만에 다시 무대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안철수(59)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20일 전격적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시장 출마에 부정적이던 그가 “정권의 심장에 심판의 비수를 꽂지 않고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로 야권 전체가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칼자루를 움켜잡았다. 최근 ‘손을 댄’ 짙고 매서운 눈썹이 여러 차례 꿈틀거렸다. 

서울시민들은 안철수의 귀향을 반겼다. 연말연초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는 20% 중·후반대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고, 여당 유력 후보와의 가상 맞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여당 후보를 이길 가장 확실한 야권 후보에 오른 것이다. 그러나 안 대표는 여전히 칼날 위에 서 있다.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이 단독 후보를 내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제1야당은 100% 시민 경선으로 경선 룰을 바꾸고 안 대표의 입당·합당을 요구하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없이 ‘3자 구도’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며 ‘마이웨이론’을 띄웠다. 돌파냐 철수냐, 중대 기로에 선 안 대표를 1월 8일 국회 국민의당 대표실에서 만났다. 12일에는 전화 통화를 했다.

민주주의 파괴·文 ‘백신 거짓말’ 보고 결심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인상이 바뀐 거 같다. 눈썹 문신을 했나. 

“원래 눈썹이 굉장히 짙고 미간도 넓은 편이다. 나이가 들면서 숱은 그대로인데 흰 눈썹이 생기면서 눈썹 전체가 희미하게 보이더라. 그래서….” 



- 서울시장 출마하면서 각오를 눈썹에 새긴 건가. 눈썹 탓인지 과거와 달리 인상이 강해 보인다는 평가가 있다. 

“자꾸 흰 눈썹이 늘어서 (눈썹) 염색도 좀 했다. ‘만진’ 건 맞는데. 다 내 눈썹이다. 누워 있느라 내 눈썹에 ‘무슨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른다(웃음).” 

- 반(反)문재인 구심점을 자처하며 출마 선언을 했다. 이후 여론조사를 보면 민심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기자회견 당시 심정은 어땠나. 

“내가 오랫동안 대선을 준비해 온 건 잘 아실 거다. 대선을 준비한 이유가 정권교체를 해야 나라가 바뀌는 데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대선 후보가 되고, 만약 후보가 안 되더라도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모든 걸 바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서울시장 바뀐다고 나라가 바뀌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굉장히 많은 분이 찾아와 ‘당신이 아무리 대선 준비 열심히 해봤자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지면 아무 소용없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여러 말씀을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길까’ 하고 조금씩 고민했다. 그런데 출마 선언을 하기 전주에 세 가지 일이 동시에 터졌다.” 

- 세 가지 일이 동시에? 

“국회에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비롯한 여러 법안이 여당의 ‘밀어붙이기’로 통과되면서 의회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현장을 전 국민이 목격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려 헌정사상 처음 현직 검찰총장이 징계를 받았다(법무부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6일 정직 2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지만 서울행정법원은 8일 뒤 윤 총장이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윤 총장은 직무에 복귀했다). 물론 검찰개혁은 해야 한다. 그런데 검찰개혁의 핵심은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거 아닌가. 검찰이 소신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지 자기편을 수사한다고, 비리를 뒤진다고 정말 무리하게 (검찰총장) 징계를 시도하지 않았나.” 

- 세 번째는 뭔가. 

“내가 가장 분노한 부분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에 대해 거짓말을 하더라. 당시만 하더라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0만 명분만 계약이 돼 있었다. 그런데 4400만 명분에 대한 백신에 대해서는 ‘전부 확보’라는 애매한 용어를 사용하면서, 실제 구매 계약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은 처음 봤다. 사람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일을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지 않더라. 항상 난처한 시점만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는 데 큰 계기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며 “정부는 4400만 명분의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 2~3월이면 초기 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정부가 선구매 약관 등을 체결한 것을 두고 ‘확보’라고 ‘과장광고’를 했다”(유승민 의원) “실제 계약은 아스트라제네카뿐인데 4400만이란 허수를 앞세워 국민을 속이려는 것”(서민 단국대 교수) 등 논란이 일었다.

도덕적이고 유능한 리더십 바라는 마음

- 출마 선언문을 보면 ‘결자해지(結者解之)의 각오’ ‘정권의 심장에 심판의 비수’ 같은 강한 표현이 눈에 띄더라. 

“출마 선언 전날 선언문에 내 생각을 잘 표현하려고 밤을 지새우며 고민했다. 분노한 그 세 가지 사건, 그때 느낀 감정으로 가슴을 가득 채운 채 출마 선언을 했다.” 

- 말씀한 대로, 줄곧 대선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시장 출마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거 같다. 

“그렇다. (시장 출마) 고민은 했어도 여전히 대선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그런데 나라를 구하려면 정권교체를 해야 하고, 거기에서 내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야권 후보들이 (차기 대선) 지지율이 낮다고 하지만 나는 지지율로만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 다음이다. 그게(대선 출마 포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세 가지 일이 생기는 걸 보니 도저히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결정했다.” 

- 출마 선언 이후 여론조사 결과는 줄곧 1위였다. 여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는데. 기분은 어땠나. 

“사실 담담했다. 다만 시민들은 도덕적이고 유능한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 도덕성과 리더십이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도 부도덕한 전임 시장들 때문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현 정권 사람들은 말로만 공정을 부르짖으면서 자신이나 자식에 대해서는 불공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사람들이다. 거기에 대한 갈증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본다. 시민들은 무능한 리더십에 지쳐 있다. 일부러 부동산값을 올리려고 작정하고 정책을 펴도 이런 결과는 안 나올 거다. 국가가 권력으로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미국 정부도 시장과 못 싸우는데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K방역 잘한다고 그렇게 떠들면서도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못 구하는 무능에도 많이 지쳐 있다. 새해 여론조사에서 서울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건 △부동산 문제 해결 △코로나19 방역 △경제 활성화다. 한마디로 도덕적이고 유능한 리더십을 바라는 시민들 마음이 투영된 것이고, 그 부분에 대해 잘 알려야한다. 사실 연말연초 때는 선거를 100일 정도 남겨둔 시점인데, 100일은 굉장히 긴 기간이다. 많은 일이 생기고 고비도 찾아올 건데 그걸 잘 넘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참 나, 사실 허탈하다”

- 부동산 해결 등은 서울시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의 바람일 거 같다. 

“그래서 서울이 좋은 모델을 만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중앙정부도 따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궐선거가 끝나도 여전히 코로나19 문제는 해결이 안 됐을 거다. 유튜브에는 지난해 5월 내가 대구에서 강연한 영상이 도는데, 그때 강연 핵심은 ‘올겨울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예상된다. 빠르면 2020년 연말 나오는 백신 확보를 서두르고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였다. 참 나. 사실 허탈하다. 지난해 3월, 9월 ‘신동아’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얘기한 건데 그동안 정부는 뭘 했나.” 

안 대표는 지난해 3월 23일과 9월 10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백신이 나오더라도 세계 인구수만큼 생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우리나라 전 국민이 순차적으로 접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깜깜이 환자’ 비율이 상승하면 확진자 수가 줄더라도 ‘경고 신호’를 울리는 관리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같은 의사로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또 “코로나 터널을 벗어나려면 공연장 공기 흐름을 조절하면서 감염을 막는 방법을 연구가 필요하다”며 “2021년 연말까지 자영업자들에게 가게 문을 닫으라고 할 게 아니라 가게 문을 열어도 안전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독자적으로 여당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랐다. 결국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 모두 단일화가 선거 승리의 필요조건으로 보인다. 자칫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일면 역풍도 우려되는데, 안 대표가 생각하는 최적의 단일화 방안은 무엇인가. 

“단일화 방법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오히려 큰 관점부터 먼저보자고 말하고 싶다. 선거를 하다 보면 근시안이 된다. 당장 이 순간만 바라보는데 야권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가. 대권 아닌가. 그런 관점에서 보궐선거는 거쳐가는 과정이다. 1년짜리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기는 게 목적은 아니다. 매몰되면 안 된다. 어떻게 하면 야권이 여러 생각을 하는 다른 지지층을 하나로 묶어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가 이번 과제다. 누가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야권 승리가 중요하다. 그 관점으로 보자. 그리고 유권자 중에는 국민의힘 지지층도 있지만 중도층, 합리적 진보층, 무당층 등 다양하다. 생각도 조금씩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싫은데 국민의당은 차마 못 찍겠다’고 하는 사람들까지 하나로 모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가 되면 모든 사람이 지지를 해줘야지, 떨어져 나갈 지지층이 있으면 안 된다. 그게 단일화의 포인트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단일화는 돼야 한다”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 단일화로 지지층이 떨어져나가면 아니 한 만 못한 거 아닌가. 

“그렇다. 자기가 속한 정당에서만 바라보면 안 된다. 여론조사마다 다르지만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1월 1주차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4%, 국민의힘 22%, 국민의당 6%였다. 서울은 국민의힘 23%, 국민의당 9%였다(1월 5~7일 전국 성인 남녀 1001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입당, 입당하는데, 국민의당 당원들 처지에서는 당 대표가 탈당해서 가는 거다. 그러면 9%를 잃어버리는 거 아닌가.” 

- 안 대표 지지층 상당수는 안철수 개인을 지지하지 않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마다 다 달라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나 개인이 좋아서 지지하는 분도 계시지만 대표나 당이 취하는 노선에 동의해서 지지하는 분도 많다. 그런 분들은 노선을 벗어나면 떨어져 나간다. 그러니 특정 정당, 개인 입장에서 단일화를 바라보지 말고 야권 승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 최선의 방법을 찾자는 말은 좋으나 국민들도 ‘생각의 유효기간’이 있다. 어느 시기까지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않으면 손절매할 수도 있다. 

“여론조사를 포함해 과학적인 데이터에 근거해 (단일화 방식을) 판단할 수도 있다.”
 
잠시 생각에 잠기던 안 대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라고 왜 생각이 없겠나. 여러 방법이 있는데 구태여 어떤 방법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단일화) 협상 여지가 좁아지면 야권 전체로 좋지 않다. 국미의힘을 선택하지 못하는 유권자들도 함께 야권 단일후보를 지지할 수 있는 관점을 만들어야 한다.” 

- 지지율 1위를 달리지만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샅바싸움’에서 관건은 결국 지지율일 거 같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는 40~50%대 지지율로 당시 유력 후보였던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을 크게 따돌렸는데. 지지율 유지·상승을 위한 복안이 있나. 

“2011년 당시는 정치인도 아니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그리고 여론조사에서 후보자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알았다면 빼달라고 했을 거다(웃음). 어쨌든 그때는 시민들의 큰 기대감이 있었다. 지금은 정치권 중심에서 거의 8년 이상 있으면서 도덕적이면서 능력이 있다는 걸 어느 정도 증명해 냈다. 과거와 같은 기대감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어느 정도 확인한 데 기반한 지지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는 더 튼튼한 지지율이다. 두 번째는 정부 비판만 해서 지지율이 오르는 게 아니다. 나는 정확하게 비판하면서 항상 대안을 내놓았다. 어제(1월 7일) 부동산 정책을 비판했지만 6가지 대안도 내놓았다. 자영업자나 헬스클럽 운영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원칙과 대안을 제시했다. (양모가 16개월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정인이 사건도 그렇다. 이미 지난해 6월 의붓아들을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천안 계모 사건도 있었던 만큼 정인이 사건도 예방 가능한 징후들이 먼저 나타났다. 당시 우리당 권은희 의원이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제일 강조한 게 가해 부모와 아동을 분리해야 한다는 거였다. 현재 아동복지법은 ‘원가정 보호원칙’에 따라 아이는 부모에게 돌려보내다 보니 학대 사건이 반복되고, 결국 아이가 사망에 이르렀다. 여당은 다른 법안은 무리하게 강행 처리하면서도 이런 법안을 방치하니 또 같은 일이 생긴다. 코로나19 방역 문제도 그렇고,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 단일화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서울시장 선거는 완주할 생각인가. 

“단일화가 안 되는 것은 야권의 대권 포기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단일화는 돼야 하고,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왜 그렇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은 워낙 절박하다. 전국적인 선거에서 4연패를 했는데 이번 선거에서 5연패하면 정권교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나도 간절하다. 나라를 바꾸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먼저 승리해야 그다음이 있는 거니까. 사실 대선을 준비할 때는 대선이 잘 안보였다. 바로 앞 서울시장 선거 전망이 너무 안개 속이다 보니 뒤가 보이지 않았다. 나라도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 직접 나서니까…. 

“안개가 걷혔다.” 

- 야권 대선후보가 시장 후보로 나서니…. 

“그것도 야권 2위 후보가(웃음).” 

- 야권 ‘2위 후보’가 나서니 4, 5위 후보들도 꿈틀거렸다. 1월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국회 기자회견 자리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 입당이나 합당을 하지 않는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 안 대표가 입당한다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출마 기자회견을 했다. 오 시장의 발언과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니까 그 선상에서 고민하는 거라고 이해한다. 앞서 말했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보다 시야를 넓혀 어떻게 하면 지지층을 모을지로 접근하면 좋겠다.”

“오세훈,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월 13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월 13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 사무실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났다. [국회사진기자단]

-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처럼 대선 후보급인데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9년간 박원순 시장에게 시장직을 내줬다. 결자해지 차원, 그리고 대권을 포기하고 시장에 출마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안 대표에게 출마 명분을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는 (오 전 시장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마한 거다. 어쨌든 오세훈 전 시장이나 나경원 전 의원 등이 함께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래야 서울시민들의 시선이 야권으로 모이고, 거기서 단일 후보가 나오면 더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되지 않겠나. 기대에 부응하는 게 정치인들의 의무이자 역할이니까.” 

- 현재는 정권심판론이 우세하지만 여당에서 전 국민 대상 4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을 지피고, 2월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3차 재난지원금(9조3000억 원) 지급하기 전에 4차 전 국민 지원금을 띄우고 이용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거용 아닌가. 나라가 망하든, 재정이 탕진되든 말든 선거라면…. 이 정권에는 민생 문제 해결 기술자는 안보이고 선거기술자들만 모여 있다. 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 또 ‘쇼’를 하겠지. 그래서 지금은 (여권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최대한 많이 벌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또 그런 후보가 나와야 간신히 박빙의 승부가 된다. 야권 후보들끼리 물고 뜯고 할 때가 아니다. 여론이 돌아온다고 금방 교만해지면 안 된다. 아무리 정부와 여당을 못 믿겠다고 해도 유권자들은 신뢰할 수 없는 정부보다는 싫어하는 정당을 버리니까.” 

- 1월 6일 김종인 비대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언론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회동 후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안 대표가 먼저 단일화 얘기를 했고, 우리도 후보를 단일화해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적정한 시기가 도래하면 그때 얘기하면 된다”고 했다. 

“두 사람만 있었는데 (기사는) 다 추측 아니겠나. 연초에 제1야당 책임자 분에게 인사드리러 가면 좋겠다고 생각해 먼저 전화를 드렸다. 흔쾌히 오라고 하시더라. 20분 정도 티타임을 하며 이야기 나눴는데, 사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1대 1로 만나면 차갑게 대하는 분도 아니다. 야권이 승리해야 한다는 목적은 똑같을 거다.” 

- 김 위원장은 12일 안 대표를 향해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야당 구성원들은 충정으로 선거에 나서야 한다. 나라의 미래가 걸렸는데 당리당략이나 정치적 목적을 생각하지 말자. 민의를 모아서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면 된다.” 

안 대표는 인터뷰 이후인 1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일화를 이루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나로 단일화를 하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며 “단일후보 결정은 이 정권에 분노하는 서울시민들께서 하시면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난해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양보했는데 또 양보를 하라고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장 양보라는 善意, 책임감 느끼는 이유

-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내년 대권 도전은 완전히 포기하는가. 

“출마 선언할 때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출마를 결심하면서 제 역할은 시장에 당선되고 정말 혁신적인 서울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야권이 집권하면 뭔가 다르구나’라는 걸 사람들에게 각인하는 거다.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데 그게 나의 역할이라고 본다.” 

- 야권에서 마땅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면 곧장 대권 출마도…. 

“아이고 무슨…(웃음).” 

- 시장이 되어도 ‘혁신적인 서울’을 만드는 게 만만찮아 보인다.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국민의힘 6명, 정의당 1명, 민생당 1명)인데. 

“의회를 설득하면 시정을 해나가는 지자체장의 의무이기도 하다. 지방의회 의원들과 일해 봤는데, 지역 발전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잘 풀수 있을 거라고 본다.” 

- 마라톤은 계속 하는가. 

“일주일에 30~40km 뛴다. 집 근처인 서울 중랑천에서 뛰기도 하고, 주말에는 뚝섬에서 잠수교까지 뛰면 대략 18~19km 달린다. 마라톤은 사실 시간이 제일 적게 드는 운동이다. 한 시간에 10km를 달린다. 30~40km 달리는데는 일주일에 서너 시간만 내면 된다. 효율적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출마 얘기가 있었는데, 이제 한 바퀴 돌아 2021년 만 10년 만에 다시 보궐선거를 치른다. 여러 생각이 든다. 2011년 선거는 선의(善意)를 가지고 한 일(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 양보)인데, 결과적으로 참담한 결과가 나와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출마 선언에서 결자해지라고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여기에 책임을 지고 서울을 혁신하고 더 좋은 도시로 만드는 게 이제 안철수가 할 일이다.”



신동아 2021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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