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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받지 못한 노력은 노력도 아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야구감독으로 산다는 것

  •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dhp1225@naver.com

“보답받지 못한 노력은 노력도 아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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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되는 법

구단들이 감독 선임 시 가장 중시하는 건 경력과 이름값이다. 2012년 10구단 kt는 창단 사령탑으로 여러 야구인을 검토했다. 몇몇 야구인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모(母)그룹에선 “우승 경력 혹은 이름값 있는 중량감 넘치는 야구인을 감독으로 선임하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 수뇌부는 고심 끝에 2009년 KIA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조범현 전 감독을 천거했고, 모그룹은 지체 없이 조 전 감독의 사령탑 선임을 승인했다.

수도권 모 팀 단장은 “신생팀이거나 약팀일수록 경력이 화려한 ‘검증된 감독’을 선호한다”며 “신선함에선 초보 감독보다 떨어지지만, 모그룹과 팬들은 이름값 있는 감독이 팀을 맡으면 성적이 좋아질 것이라 믿기에 초보 감독을 선임했을 때보다 주변 반응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모그룹(구단주)의 의지다. 롯데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구단주 입김이 강한 팀이다. 2007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 외국인 수장이 됐던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현 회장)의 작품이었다. 신 당시 부회장은 같은 롯데그룹 산하의 자매구단인 지바롯데 마린스가 2006년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걸 보고 외국인 감독의 장점에 주목했다. 당시 마린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사령탑 출신의 바비 밸런타인이었다.

신 부회장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2007년 롯데 수장에 오른 로이스터 전 감독은 만년 하위팀 롯데를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로 이끌며 부산의 영웅이 됐다.



D 전 감독 역시 모그룹의 의지가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롯데 구단 수뇌부로 일했던 한 인사는 “정치권에서 모그룹을 상대로 D 감독을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안다. 그전까지 D 감독은 감독 후보가 아니었다”며 “정치권의 추천을 받은 이후 모그룹이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K대 야구부 사령탑이던 D 감독이 급부상했다”고 회상했다. 김시진 전 감독은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사퇴하긴 했으나, 선동열 전 KIA 감독도 구단주의 지원을 받으며 재기를 노렸던 이다. 올 시즌 KIA가 3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선 전 감독의 재계약은 요원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놀랍게도 선 감독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한 야구계 인사는 “9월께 KIA VIP와 선 감독이 사석에서 폭탄주를 마셨다. 이 자리에서 선 감독의 대학 후배인 VIP가 선 감독에게 ‘명예회복하셔야지요’하며 재신임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안다”며 “팬들이 아무리 비난해도 구단주가 ‘OK’ 하면 그 뜻을 거역할 수 없는 게 구단 생리”라고 전했다.

세 번째는 육성형이다. 두산 김태형, SK 김용희 감독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두산은 시즌 중반부터 송일수 감독 교체를 고려했다. 한국어가 서툴고,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송 감독을 계속 둬선 안 된다는 위기론이 팽배했다. 결국 두산은 새 감독 후보를 물색했고, 오래지 않아 김태형 SK 배터리 코치를 선임했다.

두산 관계자는 “김 감독은 2011년 시즌 종료 후 김진욱 감독이 선임될 때 유력한 사령탑 후보였다. 그러나 당시엔 감독이 되기엔 너무 젊다는 지적이 있어 차기 후보로 남았다”며 “올 시즌 송일수 감독이 팀을 맡을 때 이미 다음 감독은 김태형이란 정서가 있었다”고 말했다.

SK 김용희 감독은 롯데, 삼성 감독을 지낸 이다. 초보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SK에서 2군 감독, 육성총괄 담당을 역임하며 1군 감독 재수업을 받았다. 애초 SK는 올 시즌 전 김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히려 했으나, “이만수 감독의 계약기간을 보장해주라”는 모그룹의 지시를 받고 뜻을 1년 미뤄야 했다.

마지막은 ‘팬심’이다. 올 시즌 가장 뚜렷한 특징이기도 하다. 김성근 한화 감독 선임이 그렇다. 한화 구단은 원래 김응용 감독 후임으로 한용덕 단장보좌역을 감독 후보로 밀었다. 그러나 모그룹에서 결재가 나지 않았다. 다른 감독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팬심이었다.

한화 팬들은 정규 시즌 종료와 함께 “지금 한화를 재건할 지도자는 김성근 전 SK 감독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인터넷상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오프라인에서도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김성근 감독을 선임하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자극받은 한화 모그룹은 다른 감독 후보들을 배제하고 구단에 “김성근 감독과 접촉하라”고 지시했다.

한화 관계자는 “구단 내에 김성근 감독을 어려워한 이가 많았다. 김성근 카드를 최대한 피하고자 장고를 거듭했으나, 모그룹의 의지가 강해 결국 그 카드를 들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보답받지 못한 노력은 노력도 아니다”(넥센 염경엽 감독)

선동렬 전 기아 감독은 재신임받았으나 팬들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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