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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장주 노리는 SSG닷컴 “IPO ‘타이밍’이…”

  • 조은아 더벨 기자 goodgood@thebell.co.kr

유통 대장주 노리는 SSG닷컴 “IPO ‘타이밍’이…”

  • ● 지난해 8월, 계획보다 2년 앞당겨 상장 공식화
    ● 물류·배송 인프라 확충 위한 자금 마련 절실
    ● 이커머스 투자심리 위축 걸림돌
    ● 경쟁사 마켓컬리·오아시스 상장도 변수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상장을 앞두고 외형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쓱데이’ 오프닝 이벤트 현장.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상장을 앞두고 외형 확장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쓱데이’ 오프닝 이벤트 현장. [신세계그룹]

‘SSG 랜더스’. 신세계그룹 야구단의 이름이다. 이마트도 신세계도 아닌 SSG다.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 등 그룹 이름이 앞에 붙는 다른 구단과는 완전히 다른 작명법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뒤 내부적으로 구단 이름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선택은 SSG였다. SSG닷컴에 대한 신세계그룹의 애착과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SG닷컴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장을 대비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새로운 유통 대장주의 탄생을 기대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분위기는 다소 썰렁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상장 시기조차 안갯속이다.

출범 5년차, 신선식품 경쟁력으로 높은 성장세

신세계그룹은 2014년 1월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유통 채널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한 번에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SSG닷컴은 출범 2년이 되도록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쓱닷컴’을 내세우는 광고 하나로 단번에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현재의 법인 SSG닷컴이 설립된 것은 2018년 3월이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을 각각 이마트몰과 신세계몰로 물적분할한 뒤 둘을 합병해 SSG닷컴을 탄생시켰다. 이전까지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이 따로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출범 직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도 매출 1조2941억 원으로 처음 1조 원을 돌파했다. 출범 직후와 비교하면 53.3%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818억 원에서 469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신선식품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다.



SSG닷컴의 성장 비결은 신선식품 직매입에서 찾을 수 있다. 판매자를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것보다 제품을 사들여 직접 제품을 판매하면 제품 거래대금이 모두 매출로 잡힌다. 신선식품 강화 전략은 이른바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SSG닷컴의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코로나19 영향이 줄어든 여파다. 매출은 1조4942억 원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적자 폭은 오히려 크게 확대됐다. 2020년 469억 원이던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079억 원으로 급증했다.

인프라 투자 절실

SSG닷컴은 지난해 8월 상장을 공식화했다. 당초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기다. SSG닷컴의 최대주주 이마트는 2018년 SSG닷컴 출범 당시 FI(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면서 2023년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했다. 2년도 넘는 시간이 남았지만 한발 앞서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경쟁사들의 행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이 지난해 투자 유치와 상장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물류나 배송 등 인프라 확충에 쏟아부었다.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는 결국 물류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다. 쿠팡이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해 2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5조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는데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물류 인프라에 투자한다.

그러나 이마트는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행보가 없었다. 2014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 NExt Generation Online Store)를 열었지만 그 뒤의 행보는 재계 10위 안팎을 오가는 신세계그룹의 명성에 못 미쳤다. 8년이 지났지만 네오는 전국에 단 3곳밖에 없다.

이마트는 무려 3조4000억 원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도 인수했다. 앞으로 물류와 배송 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불가피해졌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쿠팡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자체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가 없어 빠른 배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SSG닷컴과 이베이코리아의 합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 경우 전산 통합을 위한 IT 관련 투자 역시 필요하다. SSG닷컴은 처음 상장을 공식화할 당시 “국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SG닷컴 상장으로 이마트가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SSG닷컴의 몸값이 10조 원대라고 가정했을 때 2조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재무적 투자자의 추가 출자에 따라 이마트의 SSG닷컴 지분율은 기존 50.08%에서 45.58%로, 신세계 지분율은 26.84%에서 24.42%로 낮아졌다. 지배력 유지를 위한 최소 지분을 남길 경우 구주 매출을 통해 2조 원가량을 조달할 수 있다.

상장 앞두고 외형 확대 총력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GMV·Gross Merchandise Volume)은 5조7174억 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기존 목표였던 4조8000억 원을 훌쩍 넘어 6조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거래액 증가율이 10%대에 그쳤으나 4분기에만 24% 증가했다. 2019년 SSG닷컴의 거래액이 2조8732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거래액이 2배 늘어난 셈이다. 올해 목표는 6조7000억 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거래액 규모가 20조 원이 넘는 네이버나 쿠팡 등 주요 주자들에 비해 시장 지배력이 미미하다. SSG닷컴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2020년 기준 3%에 불과하다. 오래전부터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등과 비교하면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다.

상장을 앞두고 SSG닷컴의 전략은 수익성보다 외형 확대에 방점이 찍혀 있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일반적으로 거래액에 따라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아직 성장하는 산업인 데다 대부분의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어차피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적자 규모를 줄이기보다는 거래액을 늘리는 편이 기업가치 산정에 훨씬 유리하다. 이미 쿠팡으로 증명됐다.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나스닥에 입성해 5조 원을 조달했다.

SSG닷컴은 외형을 키우기 위해 최근 본격적으로 카테고리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간 SSG닷컴은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해 신선식품 경쟁력을 쌓았고, 명품 역시 신세계백화점 덕분에 입지를 다졌다. 올해는 생필품을 비롯한 일상용품이나 반려동물 용품 등 영역을 넓혀 생활 전반을 다루기로 했다. 쿠팡, 네이버 등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일상 카테고리를 키워 종합 온라인몰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지난해 3월 SK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구단의 새 이름을 ‘SSG 랜더스(Landers)’로 정했다. 사진은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 SSG 랜더스 로고가 송출되는 모습. [뉴스1]

지난해 3월 SK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구단의 새 이름을 ‘SSG 랜더스(Landers)’로 정했다. 사진은 인천 SSG랜더스필드 전광판에 SSG 랜더스 로고가 송출되는 모습. [뉴스1]

이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지원 사격을 빼놓을 수 없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SSG닷컴을 홍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야구단 이름을 SSG 랜더스로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정용진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은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가장 힘을 실어주는 계열사로도 꼽힌다.

강희석 SSG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도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이마트가 세워진 1993년 이후 첫 외부 출신 CEO(최고경영자)로 컨설턴트 출신의 전략통이다. 2019년 이마트 대표로 선임됐는데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부터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편의점 이마트24, 온라인몰 SSG닷컴 등 이마트 신사업에 컨설팅 자문을 하면서 정 부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이마트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1년 만인 2020년 SSG닷컴 대표로도 선임됐다. 온·오프라인 통합 수장에 오른 셈이다. 화려한 이력도 눈에 띈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농림수산식품부 유통기획과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을 졸업했다. 2005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에 합류했다.

상장 적기 다시 올까?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시가총액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거래가 얼마나 많이 발생했느냐가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지난해 업계에서 예상한 SSG닷컴의 시가총액은 10조 원대 수준이다. 현실화할 경우 SSG닷컴이 단번에 유통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현재 유통 대장주는 시총이 4조 원 안팎인 이마트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에 이어 ‘배보다 큰 배꼽’이 또 하나 나오는 셈이다.

지난해 8월 SSG닷컴이 상장을 공식화했을 당시 시기를 잘 잡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커머스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데다 몇 달 전 쿠팡이 화려하게 나스닥에 데뷔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분위기 역시 좋았다. 성장주 열풍이 불었고 공모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다. 올해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며 소비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쿠팡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쿠팡 주가는 지난해 12월 말만 해도 1주당 30달러 안팎을 오갔으나 현재는 25달러 수준에 그친다. 공모가 35달러와 비교하면 약 70% 수준이다.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도 워낙 높아졌다. 최근 1~2년 동안 관심이 집중됐던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도 좀처럼 상장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워뒀으나 상장 예비심사청구가 계속 미뤄지면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 김슬아 컬리 대표의 낮은 지분율, 시장 환경 악화 등이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이 되는 쿠팡 주가가 하락하면서 상장 타이밍을 잡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컬리가 이미 상장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시장이 나아진다고 해도 경쟁사와의 차별화 역시 과제로 남는다. SSG닷컴, 컬리뿐만 아니라 오아시스 역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3사 모두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은 2018년 4000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4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앞으로의 성장세도 높아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으로 떠올랐다.

SSG닷컴은 지난해 7월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대전 세종 등 충청권 주요 도시를 새벽배송 가능 지역에 추가했다. 마켓컬리의 경우 수도권, 충청권은 물론 온라인몰 최로로 대구 지역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이른 시일 안에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아시스 역시 올해 안에 새벽배송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에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세 회사의 차별점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먼저 하는 곳이 승자’라는 말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신동아 2022년 4월호

조은아 더벨 기자 goodgood@the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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