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버터로 고소함을 더한 호두과자. [김민경 제공]
한 번만 먹을 순 없는 앙버터
‘앙버터’라는 게 있다. 차가운 버터를 두툼하게 조각내 달콤하게 삶고 조린 팥소와 조합한 것을 말한다. 이를 소금빵, 프레첼, 크로아상, 브리오슈 등 다양한 빵 사이에 끼워 만드는 ‘앙버터 샌드’가 있다. 실온에 두면 살짝 녹으면서 크림처럼 부드러워지는 버터의 구수한 풍미와 달콤하고 진득할 정도로 조밀한 팥소가 이루는 맛의 균형은 어느 빵에 끼워도 그 맛이 도드라진다.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한 번만 먹어보고 그치기에는 힘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다행히 유행한 지 오래라 새로울 것이 없고, 구하기도 어렵지 않은 빵이다. 그런데 ‘앙버터’가 호두과자와 만났다. 동글동글 앙증맞은 호두과자가 입을 쫙 벌리고 앙버터를 꽉 물고 있는 모양새다. 귀여움과 기발함이 호기심을 자극하며 아는 맛의 조합이라 더 궁금해진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이 빵은 품절대란을 일으켰다. 호두과자에 버터를 곁들인 맛인데, 그동안 큼직해서 불편했던 앙버터의 덩치를 줄여 좋다. 두툼한 버터가 부담스러워 앙버터를 멀리했던 이들도 한 번 도전해볼 만큼 반갑다.잣샌드. [김민경 제공]
작고 소중한 ‘미식’ 아이템
제 맛을 내기 어려울수록 제 맛이 나는 걸 찾아 먹고 싶어진다. 그중에 ‘까눌레’가 포함된다. 까눌레는 프랑스 보르도 태생의 단과자다. 와인 필터링에 달걀흰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남는 달걀노른자를 가지고 만들기 시작한 과자가 까눌레다. 주루룩 흐르는 묽은 반죽을 홈이 파진 모양의 틀에 부어 굽는다. 굽게 전에 틀에 천연 밀랍을 넣어 코팅하는 것 역시 까눌레가 갖춰야하는 특별함 중 하나다. 흑설탕 색의 겉은 단단하고, 속은 노랗고 촉촉하며 진한 향이 나는 까눌레는 ‘작고 소중한’ 미식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정성과 기술, 시간이 어린 과자이니만큼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좋다. 까눌레가 과자의 옷을 벗고 아이스크림이 되어 나타났다. 앙증맞은 까눌레 모양의 초콜릿 안에 풍미가 진한 이탈리아 젤라토를 꽉 채워 넣었다. 작고 소중하고 차가운 까눌레다. 윤기와 색감이 아름다워 마치 보석을 접시에 올려놓은 듯 기분이 좋아지는 디저트다. 젤라토의 맛이 기름지거나 무겁지 않으면서 풍미는 무척이나 진하다. 구워 만드는 까눌레의 집중력과 닮아 있음이 신기할 뿐이다. 프랑스의 틀에 이탈리아 맛을 채운 한국식 아이디어에 어쩐지 마음도 뿌듯해진다.토마토 고추장. [김민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