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 적이 있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윤 당선인 캠프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서울비전 2030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이 전 실장이 캠프로 가자 오 시장 측근 그룹에서는 “사전에 조율된 바 없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윤 당선인 측이 “오 시장에게 양해를 부탁했다”고 진화에 나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대선 경선이 시작된 뒤에도 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당시 국민의힘 일각에는 ‘오세훈 차출론’이 제법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로 꼽혔다. 정치 신인인 윤 당선인이 네거티브 검증에 낙마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물론 윤 당선인이 세(勢)를 유지하며 이 시나리오는 낭설이 됐다.
윤 당선인의 승리는 일단 오 시장의 4선 가도에 유리한 발판이다. 더불어민주당 독점에 가까운 서울시의회 의석 구조 역시 국민의힘 우위로 탈바꿈할 가능성도 크다. 이렇게 되면 오 시장은 시정을 통해 자기 브랜드를 만들 기회를 얻는다.
대권주자로서 위상이 또렷한 만큼 윤 당선인과의 관계 설정은 큰 숙제다. 그간의 전례를 보면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한 후보가 집권당 대선후보직을 꿰찼다. 관건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 권부와 결이 다르다는 점을 어필하는 데 있다. ‘윤석열 시대’는 잠룡 오세훈에게 새로운 시험대다.
● 1961년 서울
● 대일고, 고려대 법학과, 고려대 대학원 법학 박사
*263명 대해부 전체 기사는 오프라인 ‘신동아’ 4월호와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밀리의 서재 등의 전자책(eBook) ‘윤석열 파워 엘리트 263人’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