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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특공? 큰 평수 노리는 것도 방법”

1억→50억 ‘청약 고수’ 김태훈의 실전 노하우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gna.com

“신혼부부 특공? 큰 평수 노리는 것도 방법”

  • ● 가족 구성원 가점 확인 후 당첨 전략 세우기
    ● 청약 기본 이론 ‘공부’하고 도전해야 효과적
    ● 단지 모형도 보며 로열층·로열호수 파악하기


무주택자들이 최근 3년간 급등한 부동산 가격을 보면서 자조적으로 내뱉는 말이 있다. “이번 생(生)에 청약은 망했다.” 아파트 청약이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을 빗댄 푸념이다.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 몇 번 연거푸 떨어지고 나면 아예 청약을 포기하는 이들이 적잖다.

1985년생 김태훈 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청약 도전 초기에는 여러 번 떨어져 낙담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의 김씨는 청약 강의 시작 1년 만에 ‘부린이’(부동산 투자 초보자) 1000여 명을 청약 당첨으로 이끈 아파트 청약전문가로 우뚝 섰다.

김씨는 대형 건설사에서 근무하다가 직장 생활만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사를 나왔다. 2016년부터 50건 이상 청약·분양권 등에 투자해 종잣돈 1억 원을 4년 만에 50억 원으로 불렸다. 다양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2021년 8월 아파트 청약 실전 노하우를 담은 책 ‘아파트 청약 이렇게 쉬웠어?’(지혜로)를 펴냈다. 이 책은 독자들의 호응으로 출간 5개월 만에 34쇄를 찍었다. 김씨는 네이버 카페 ‘행복재테크’에서 청약·분양권 관련 인기 칼럼의 저자(필명 베니아)로도 잘 알려졌다. 무주택자들에게 아파트 청약으로 집을 마련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연도 한다.

김씨를 만나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아파트 청약 전략과 함께 아파트 가치 판단 능력을 키우는 방법을 들었다. 그는 “남의 말만 듣고 ‘묻지마 청약’을 하면 돈 벌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만다”며 당첨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파트 청약 전문가 김태훈 씨는 “내 상황에 맞는 전략을 잘 세우면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조영철 기자]

아파트 청약 전문가 김태훈 씨는 “내 상황에 맞는 전략을 잘 세우면 당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조영철 기자]

‘묻지마 청약’이 날려버린 돈 벌 기회

“결혼 준비 당시 나에겐 매월 10만 원씩 10년간 납입한 청약통장이 있었다. 때마침 인천 청라지구에 지어지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 길로 모델하우스로 달려가 상담원의 말만 듣고 덜컥 신청했는데 청약에 당첨됐다. 후에 알고 보니 내가 청약을 신청한 84A 타입은 경쟁률이 낮아 신청자 모두 당첨됐더라. 10년짜리 청약통장을 허투루 써버렸단 생각에 아깝고 속상하기만 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계약금을 넣으면 신접살림을 차릴 전셋집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끝내 계약을 포기했다. 그런데 이 아파트 가격이 5년 동안 약 3억 원 정도 올랐다. 대단지 신축인 데다 인근 상권이 발달해 사람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갖춘 곳이었다. 요즘 말로 ‘웃픈’ 심정이었다.”

요즘 아파트 청약에 관심 갖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떨어질 걱정 때문에 선뜻 도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다.

“아파트 청약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당첨은 ‘운’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공부하기 전에는 나 역시 청약은 운 좋은 사람에게만 기회가 돌아간다고 여겼다. 그러나 공부한 후 전략을 세워 도전해 보니 몇 번씩이고 당첨될 수 있었다.”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려면 ‘공부’를 해야 하나.

“그렇다. 우선 아파트 청약에 대한 기본 이론을 알아야 한다. 아파트 청약 일정의 시작과 끝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다음 필요한 것이 ‘개인 맞춤형 당첨 전략’ 세우기다. 스스로 ‘이 조건이면 부합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청약 가점을 잘못 계산하거나 가족 중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의 조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을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아파트 청약을 신청하면 당첨되기 어렵다. ‘청약홈’ 사이트나 가점을 계산하는 서비스를 활용해 가족 구성원의 가점을 파악하고 나서 당첨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사회 초년생은 자금이 한정적이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1인 가구다 보니 가점도 낮고 사용할 수 있는 특별공급(특공)도 많지 않다. 이런 여건에서도 당첨될 수 있나.

“물론이다. 내 수강생 중 5000만 원 남짓한 자금으로 청약에 도전한 사회 초년생이 있었다. 본인 상황에 맞는 여러 전략을 사용해 1년 동안 무려 5건이나 당첨됐고, 그중 4건을 계약했다. 청약에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도전한 결과다.”

무주택자가 눈여겨볼 만한 특공 조건은 뭔가.

“특공 조건에는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부양, 기관추천(군인, 장애인, 중소기업 근로자, 공무원 등), 생애 최초 등이 있다. 그중 기관추천 특공은 활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당첨 확률이 그만큼 높은 편이다. 관련 조건에 부합한다면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기관추천 특공의 특징은 기관이 정하는 법에 따라 당첨자를 선정한다는 점이다. 한 예로 중소기업 근로자라면 중소기업청의 관련법에 따라 당첨자를 선정하고, 그 명단을 분양사무소에 전달한다. 기관추천 특공 대상에 해당하면 기관 홈페이지나 유선으로 문의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다.”

분양 경쟁률만큼 중요한 지원자 가점 분포도

부동산 가격 급등 이후 아파트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부동산 가격 급등 이후 아파트 청약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뉴시스]

최근 많은 사람이 신혼부부 특공과 생애 최초 특공 사이에서 고민한다. 두 특공은 어떻게 다른가.

“신혼부부 특공의 당첨자 선정 기준은 ‘우선배정’ ‘순위배정’ ‘순위 내 경쟁’ 순서로 이뤄진다. 세대를 기준으로 소득 범위에 따라 우선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눈다. 우선공급 지원자에서 먼저 당첨자 70%를 선정한 다음, 우선공급 탈락자와 일반공급 지원자가 다시 경쟁하게 된다. 반면 생애 최초 특공은 자격 사항을 갖춘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추첨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가점이 낮아도 ‘로또 당첨’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신혼부부 특공의 경우 우선공급 범위에 들고 자녀가 둘 이상이면 당첨 확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결국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가점이 낮아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나.

“내가 종종 수강생들에게 강조하는 말이 있다. ‘모두가 선호하는 타입을 신청한다면 경쟁률이 높아 당첨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생각을 전환해 보세요.’ 신혼부부의 특성상 한정된 자본금과 적은 가족 수로 인해 소형 평수에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특히 서울처럼 평 단가가 높은 지역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교적 덜 선호하는 타입을 공략한다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온라인 카페나 인근 부동산의 의견을 종합하면 인기 없는 타입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예 신혼부부가 부담스러워할 만한 큰 평수를 공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것이 신혼부부 특공의 전략이다.”

예비 당첨자 번호를 받았거나 혹은 아예 당첨되지 않았더라도 실망하기는 이르다. 앞 순위 예비 번호를 받으면 당첨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수강생의 사례를 들려줬다.

“500번대 예비번호를 받은 수강생이 있었다. 그는 당첨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경험 삼아 추첨 장소에 가보기로 했다. 직원이 앞번호에서 저층이라는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사람들의 물량이 남았다며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500번대 예비 당첨자인 수강생에게도 마지막 남은 한 세대를 계약할 기회가 왔다. 그는 비록 저층이라도 입지가 좋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해 계약을 진행했다. 그러니 예비 당첨자라면 반드시 현장에 가서 추첨에 참석해 보길 바란다. 당장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그렇게 쌓은 현장 경험이 훗날 다른 결정을 할 때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다.”

당첨 확률을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이 있나.

“분양 경쟁률만큼 중요한 것이 지원한 사람들의 가점 분포도다. 예를 들어 서울의 분양 단지 84A 타입의 경쟁률이 100대 1이라면 경쟁률이 너무 높아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서울의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선정되기 때문에 내가 몇 번째 순위인지가 더 중요하다. 경쟁률이 높더라도 당첨자 최저 커트라인 안에 내가 포함되는지를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가령 내 일반공급 가점이 58점인데 84A 타입의 최저 커트라인이 57점이라면 경쟁률이 높아도 당첨이다. 그러니 ‘청약홈’에 접속해 경쟁률보다는 나와 비슷한 점수대의 사람들이 어느 단지, 어떤 타입에 신청할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보통 신청 당일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정도에 경쟁률이 취합된다.”

모델하우스에서 아파트 가치 판단 능력 키우는 방법

청약을 신청하고 싶지만 계약금이 부족한 경우 다음 기회에 도전하는 게 좋을까.

“내게 추천을 요청한다면, 한 달 안에 계약금을 마련하는 몇 가지 방법을 권할 것이다. 대출 없이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부동산 담보 대출을 고려할 만하다.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할 때도 순서가 있다. 직장인이라면 우선 1금융권 신용대출을 알아보길 바란다. 기존에 사용하는 신용대출이 없다면 금리와 한도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엔 2금융권의 문을 두드려 보자. 1금융권보다 금리는 조금 높지만 한도를 조금 더 할당해 주기 때문에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같은 은행이라도 지역마다, 담당자마다 업무 처리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최소 3곳 이상 방문해 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1·2금융권까지 고려해 본 뒤에는 인터넷 금융도 알아보자. 기존 대출이 있더라도 추가 대출이 가능하며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 처리가 빠르고 이용하기 편리하다. 기존에 가입한 청약통장이나 보험 등을 담보로 한 대출도 가능하다. 거주비를 최소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통 몇천만 원에서 몇억 원의 돈이 거주 자금으로 묶인다. 합가를 하거나 평수를 줄이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대출은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자금 계획을 세운 뒤엔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나.

“청약 성공률을 높이려면 발품을 팔아 가치 판단 능력을 키워야 한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좋은 단지가 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상담원과의 상담이다. 인근에 호재가 있는지, 예정된 다른 분양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1순위 자격은 무엇인지, 발코니 확장비나 무상 옵션, 유상 옵션 금액은 얼마인지, 중도금 대출 무이자가 가능한지, 층별 분양가는 얼마인지, 잔여 가구 모집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또 타입별 실내 공간보다는 단지 모형도를 유심히 봐야 한다. 모형도를 보면서 어떤 곳이 로열동, 로열호수인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다. 예비 당첨자를 대상으로 잔여 가구 입주자를 선정할 때 추첨 대신 동 호수를 직접 선택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시간을 짧게 주기 때문에 미리 동 호수 우선순위를 정해 두면 도움이 된다.”

김씨는 인터뷰 내내 “아파트 청약을 어렵게 여기거나 포기하지 말자. 내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마련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청약의 승패는 오로지 ‘실력’으로 결정된다. 청약은 로또처럼 운에 달린 것도 아니고, 가점만으로 승부가 나는 것도 아니다. 막상 공부해 보면 어렵고 대단한 것이 아님을 느낄 것이다. 바로 지금 청약 공부를 시작하길 바란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바란다.”



신동아 2022년 4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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