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의 첫 연차…갈 곳은 헬스장뿐
5일간 7회 운동했는데 성과는 미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헬스장 영업 중지
처음으로 찾아온 위기…‘홈트’가 답이다!
8월 31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박해윤 기자]
올해 연차로 13일을 쓸 수 있다. 6개월간의 수습 기간 동안 연차 사용은 ‘그림의 떡’이었다. 원칙적으론 쓸 수 있다고 들었지만 원칙대로만 살 수는 없는 법. ‘눈치게임’ 같았던 수습 기간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연차를 쓸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 쓴 약을 먹고 나서 어머니가 입에 넣어주던 사탕과도 같은 느낌이랄까.
2주전 주말 근무로 발생한 ‘대체 휴가’에 연차 하루를 더해 8월 27일, 28일을 휴일로 확보했다. 4일 간의 황금연휴였다. 웬 걸,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딘가 돌아다니기엔 여의치 않거니와 지금은 바디프로필 촬영이 급선무 아니던가. 이왕 여유 시간이 생긴 김에 하루에 운동을 낮과 저녁 두 번하기로 했다.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헬스장뿐이리’라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래면서.
‘인바디’야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4주차에 섭취한 식단.
8월 27일, 28일 하루에 운동을 두 번 했다. 죽을 맛이었다. 프로젝트 이전 식단의 3분의 2 수준도 안 되는 열량을 섭취하며 운동을 두 번 하려니 정신력을 쥐어짜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배고파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 했다.
낮 운동을 하고 와 힘없이 누워 있다가 저녁 운동을 다녀와 뻗길 이틀 간 반복했다.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첫 휴가의 이틀이 사라졌다. 문득 든 생각. 휴가의 ‘휴’는 분명 ‘쉴’ 휴 자를 썼던 것 같은데.
8월 29일 측정한 인바디 결과.
머리 큰 기자의 비애
4주차 운동 일지.
운동을 헬스장에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효율성 차이가 분명하다. 집과 헬스장의 인프라는 비교 불가다. 기자는 헬스장의 스미스 머신을 사랑한다. 스미스 머신으론 못 하는 운동이 없다. 스쿼트, 런지 등 하체 운동부터 체스트 프레스, 인클라인 프레스 등 가슴 운동, 로우, 데드리프트 같은 운동까지 다 할 수 있다. 안전장치도 설치돼 있어 부담 없이 중량도 늘릴 수 있다. 헬스장에 가는 이유의 7할은 사실 스미스 머신에 있다.
소위 ‘턱걸이’라고 불리는 운동을 하는 ‘풀업’ 머신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치명적이다. 기자는 머리가 큰 편이라 어깨를 넓혀야 비율이 좋아 보인다. 어깨를 넓히려면 어깨 운동만 해선 안 되고 등의 면적을 넓혀야 한다. 충분한 대지를 확보해야 넓은 집을 지을 수 있듯, 광배근을 충분히 넓히며 어깨 운동을 해야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풀업은 광배근을 넓히기에 안성맞춤인 운동이다. 기자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 맨 몸으로 풀업을 하기 어렵다. 이에 머신을 애용해 왔는데, 이마저도 이젠 할 수 없게 됐다.
이 시국에는 집이 최선
‘홈트’를 위한 준비물. 바벨, 케틀벨, 덤벨 등.
다행인 건 기자의 집에 덤벨, 케틀벨, 바벨 등 간단한 운동 도구와 트레드밀이 있다는 점. 5주차는 이런 자원을 총동원해 ‘홈트’ 프로그램으로 위기를 극복해보려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걱정 없이 운동할 수 있는 날이 오길 소원한다.
P.S. 멋진 바디프로필을 얻으려면 근육의 선명함이 도드라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흰 피부보단 구릿빛 피부가 유리하다. 피부를 태우는 것만으로도 근 선명도가 확연히 차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태닝을 하려면 몸의 털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털이 자외선을 가로막아 피부가 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자는 9월 2일 왁싱을 하고 5일부터 태닝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 주 기사엔 왁싱과 태닝의 후기도 함께 전하려 한다.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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