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끓인 수돗물에 보리 섞어 마셔라

수질오염

  • 임영욱 연세대 의대 교수·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

    입력2014-11-25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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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끓인 수돗물에 보리 섞어 마셔라

    ‘믿을 수 있는 수돗물, 더욱 맛있게 마시자’ 행사에서 모델들이 지역별 수돗물 브랜드들을 선보였다.

    인간은 물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다. 물은 우리 몸 성분의 70%를 차지한다. 따라서 깨끗한 물을 마시고 사용할 수 없다면 건강한 생활을 담보할 수 없다고 하겠다.

    현대사회는 생산에 기반을 둔 구조인데 이러한 생산 활동에는 많은 물이 사용된다. 사용된 이후에는 많은 물이 버려지는데, 이것이 자연을 더럽히는 원인이 된다. 인간의 기본 생활도 대부분 물과 관련됐다. 먹는 것, 씻는 것, 세탁하는 것 등에 물이 사용되고, 이후에는 버려진다.

    충분한 물이 있는 지역은 그나마 자연의 정화 기능에 의존해 수질 오염을 덜 겪으며 살 수 있으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물 부족 국가들은 수질 상태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구가 많거나 생산 활동이 많은 경우는 수질 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므로 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은 인체나 생태계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수질 오염을 줄이는 방법은 생활 속의 환경보호다. 만약 수질 오염 현상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대부분은 정부의 몫이 된다. 국민은 오염된 물의 사용을 자제하고 오염수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물은 대부분 수도수다. 수돗물은 정부나 지자체가 감독·관리하는 물이다. 기본적으로 염소 소독을 하고 여기에 필요한 여러 과정을 통해 원하는 상태로 개선된 물을 가정이나 직장에서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수돗물은 정부가 정한 방법에 의해 생산된 만큼 수질 상태는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염소 냄새 때문에 많은 사람이 수돗물을 음용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만약 수돗물 음용 안전성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끓여 마시는 것도 좋다. 끓이면 물에 있는 대부분의 미생물이 사멸하고 염소를 포함한 일부 독성물질들도 대부분 공기 중으로 퍼져 물에서는 없어지게 된다.

    그래도 분자량이 큰 중금속 등은 제거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보리나 옥수수 등 물맛을 내기 위한 첨가제를 쓰는 것이 좋다. 보리 등은 다공성(多孔性)의 특성이 있어 단지 물맛을 좋게 하는 것 말고도 중금속을 흡착해 먹는 물의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먹는 샘물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비용 발생의 문제가 있다. 정수기는 비용뿐 아니라 정수된 물의 질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가장 안전한 물은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 수돗물의 활용이나 기타 음용 가능한 물의 사용은 적절한 근거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

    인간의 생활에 물은 필수적이다. 안전한 물은 인간의 활용에 의한 오염을 최소화하므로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물을 많이 확보할 필요가 있다. 마시는 물로는 정부가 관리하는 수돗물이 적절하나 생산된 물의 상태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다. 더구나 급수 과정의 2차 오염을 방지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정부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이를 해결해야 한다. 마시는 물의 선택은 개인이 판단할 일이다. 다만 수돗물을 안전하게 마시거나 비용 파생이 크지 않은 물을 선택해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모든 실생활에서 완벽한 안전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그렇더라도 사전에 위험을 예방하고 유해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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