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장에 들어서자 요란한 음악에 맞춰 상하좌우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레이싱 스포츠 시뮬레이터 ‘탑 드리프트’가 눈에 들어왔다. 대형 스크린과 시뮬레이터가 함께 움직이도록 구성된 ‘탑 드리프트’에선 게임에 직접 참여하는 이들은 물론 주변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가상현실을 흥미진진하게 실감할 수 있다.
‘작품’이자 ‘제품’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만든 ‘3D 모션 시뮬레이터’는 사용자가 정형화한 틀에 맞춰야 했던 기존의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의 단점을 극복한 작품. 핸들과 페달, 좌석까지 사용자의 신체 사이즈에 맞출 수 있도록 조정 기능을 갖춰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자동차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팔다리 길이는 한국 여성 평균 수준이고, 복부 둘레는 40대 중년 남성 평균을 웃도는 기자가 시뮬레이터에 앉자 기계공학과 학생이 페달은 의자 쪽으로 조금 당기고 핸들은 배 높이보다 조금 높여 자동차 게임을 하는 데 최적화한 자세를 만들어줬다. 이처럼 자세 보정 기능을 잘 갖춘 덕분에 신체 사이즈가 일반인 평균을 벗어난 사람도 불편 없이 ‘3D 모션 시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기계공학과 학생들이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디자인학부 학생이 디자인 감각까지 더한 ‘3D 모션 시뮬레이터’는 비단 게임기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 운전석에 적용해도 가장 편하고 안정된 자세로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컴퓨터공학부 학생들이 만든 ‘스마트폰을 이용한 운전자 졸음방지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 앱으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카메라가 운전자의 얼굴을 인식해 평소보다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으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했다. 기존의 졸음운전 방지 시스템은 별도의 장비를 구입해 설치해야 했지만, 이 시스템은 스마트폰 앱만 내려받아 실행하면 된다.
‘산업기술대전’에 전시된 제품들은 산기대 학생들이 만든 졸업 작품들이다. 그런데 단순히 보여주기 위한 ‘작품’이 아니라 당장 해당 분야에 ‘제품’으로 출시해도 될 만한 시장성을 갖춘 시제품 성격이 강했다.
산기대 관계자는 “기술대전에 출품한 졸업생의 작품을 모티프로 삼아 기업이 실제로 사업화하기도 하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든 학생을 기업에서 채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졸업 작품 전시로 시작한 기술대전이 해를 거듭하면서 창업과 취업박람회로 성격과 의미가 확장된 셈이다.
학교 이름에 ‘산업’과 ‘기술’이 함께 들어가 있을 만큼 산학협동의 본보기 구실을 해온 산기대는 산업기술대전에서 보듯 당장에라도 산업화가 가능한 실용기술 교육에 주력한다. 그 덕분일까.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산기대의 취업률은 73.1%로 수도권 4년제 대학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2010~2014년) 평균 취업률은 75.1%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