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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외국인 치료비는 100% 공짜!…치료 목적 한국행 어쩌나

방대본 “진료 거부하면 오히려 위협…의료체계 부담된다면 검토 필요”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0-07-21 16: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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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러시아 선박 아이스스트림호 선원들이 6월 23일 부산의료원 음압병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경모 동아일보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러시아 선박 아이스스트림호 선원들이 6월 23일 부산의료원 음압병실로 들어가고 있다. [박경모 동아일보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만3816명(21일 기준)으로 집계된 가운데, 해외유입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 누적 확진자의 15.1%(2092명)가 해외유입 사례다. 이날 신규 확진자 45명 가운데 25명이 해외에서 유입됐다. 이 가운데 14명은 한국 국적자, 11명은 외국인이다. 

    이들의 치료비는 100% ‘대한민국’이 부담한다. 국내 발생 환자든 해외 유입 환자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차이가 없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이다. 동법 제6조 3항은 ‘국민은 의료기관에서 이 법에 따른 감염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67조는 ‘외국인 감염병환자 등의 입원 치료, 조사, 진찰 등에 드는 경비’는 ‘국고’에서 부담한다고 규정돼 있다.
     
    단, 비용 지급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난다.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치료비의 약 80%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 몫이다. 공단에 따르면 6월 30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치료비 총액은 971억 원으로, 이 가운데 748억 원을 공단이 부담했다. 나머지는 세금으로 충당한다. 

    반면 외국인은 치료비 전액을 정부가 낸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혈세 낭비’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우리 국민을 위한 조치”라고 반박한다. 외국인이 진료비 부담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숨길 경우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확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 외국인을) 격리하고 치료하는 건 우리 국민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추가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또한 “이 조치는 시혜가 아니라 더 큰 피해를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국제보건규칙(IHR)에도 ‘여행객에게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진료, 백신 접종, 예방, 격리 등 비용을 청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문제는 최근 ‘한국에 가면 코로나19 치료를 공짜로 받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해외 환자가 국내로 유입된다는 이야기가 돈다는 점이다. 특히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러시아 선박에서 러시아 선원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부산 등을 중심으로 “이들이 코로나19에 걸린 걸 알고 치료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는 말이 퍼졌다고 한다. 



    류동근 해양대 해운경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밝혔다. “감염병 환자가 배에 타면 선박 구성원 전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선주와 선장 등이 승선 전 선원 건강을 철저히 체크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선원이 증상을 속이고 배를 타는 일은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류 교수는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좀 더 철저한 사전 점검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치료비 전액 지원 정책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1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이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국내 방역 의료체계에 부담이 된다면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1일 현재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가운데 약 4.8%(668명)가 외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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