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원체에 변이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됐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관련 위험이 더 커진 것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그동안 진행해온 치료제 및 백신 개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공개한 코로나19 병원체 모형. [NIH]
돌기는 코로나19 전파에 핵심 구실을 한다. 돌기 단백질이 숙주 세포에 있는 ‘ACE2’ 수용체와 결합하면 바이러스 침투가 시작된다. 인간 폐에는 ACE2가 다수 분포해 있다. 코로나19가 폐 손상을 일으키는 이유다.
최근 과학자들은 돌기 단백질 614번 아미노산에 변이가 나타난 걸 확인했다. 아스파트산(D)이 있던 자리에 글리신(G)이 자리 잡은, 이른바 ‘D614G’ 변이다.
코로나19 병원체, 인체 침투 부위에 변이 생겼다
코로나19 병원체에 변이가 나타난 게 처음은 아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같이 RNA 바이러스에 속한다. 본질적으로 변이가 잦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백신을 해마다 맞는 이유가 여기 있다. 반면 간염, 수두, 천연두 등 DNA 바이러스를 병원체로 하는 감염병은 백신을 한 번 맞으면 면역이 오래 유지된다.미국 저널 ‘사이언스’는 3월 9일 독일 바이러스학자 크리스티안 드로스텐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유행 때부터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해 온 드로스텐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한 달에 평균 1~2개의 변이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과학계가 이 가운데 D614G 변이에 주목하는 건 이것이 돌기 부분에서 발생해서다. 코로나19 전파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진은 6월 12일 이 변이가 돌기 단백질 수를 5배 증가시키고, 인체 세포 수용체(ACE2)와 결합하는 부위를 늘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감염력을 키웠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7월 2일 미국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 연구진 등은 D614G 변이가 발생한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환자의 체내 바이러스 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영국 셰필드의대 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999명으로부터 채취한 검체를 조사한 결과다.
다만 이 연구에서 D614G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중증도나 치명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7월 4일 정례 브리핑에서 “D614G 변이로 코로나19의 병독력, 치명률, 임상의 중증도가 올라가지는 않았다는 게 해당 논문 내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