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년 미국의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퓰리처상이 제정됐다. 퓰리처가 세상을 떠난 지 6년 만의 일이었다. 1942년 보도사진 부문이 신설됐고, 금세 ‘포토저널리즘의 노벨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기의 현장을 렌즈에 담은 포토저널리스트가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오는 10월 18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역대 퓰리처상 사진 134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슈팅 더 퓰리처’가 열린다. 슈팅(Shooting)에는 사격, 총사냥뿐 아니라 사진 촬영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사진 촬영은 그만큼 강렬한 경험이자,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작업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사진 한 장은 그 어떤 ‘시의 언어’보다 깊고 진한 울림을 안겨준다. 약자에게 어떤 특별한 얼굴이 그려지는 건 바리케이드 앞에 선 저널리스트의 용기 때문이다.
일시 : 2020년 7월 1일~10월 18일까지
장소 :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07 바리케이드를 사수하며/오뎃 밸릴티’ [박해윤 기자]
이스라엘 군인의 팔레스타인 가옥 철거에 여성 정착민이 맞서고 있다. 그녀는 이내 곤봉을 맞고 쓰러졌다.부서진 벽돌 사이에 우뚝 선 사진은 날것 그대로의 현장과 함께한 퓰리처 정신을 상징한다.
퓰리처상 사진전 포스터. 불타는 아파트에서 백인 아기를 구한 흑인 소방관이 급하게 인공호흡을 하고 있다. 아기는 결국 숨졌다.
중공군의 침략으로 무너진 대동강 철교를 건너는 피난민 행렬.
‘2014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조쉬 해너’
여자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마라톤 결승점에서 기다리던 제프 바우먼은 갑작스러운 밥솥 폭탄테러로 두 다리를 잃었다. 그의 이야기는 2017년 영화 ‘스트롱거’로 제작됐다.
‘2017 총 앞의 아이들/E.제이슨 웜스강’
총기 관련 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미국 아동의 모습.
아이를 업은 관람객이 전시를 찾아 바다 건너 또 다른 아이의 슬픈 표정을 지켜본다.
미군이 투하한 네이팜탄 폭발에 울부짖는 아이들. 베트남전의 실상을 드러낸 이 사진은 반전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2019 장벽에 막히다/김경훈’(중앙대 사진학과 졸업, 로이터통신 소속)
한국 국적 사진기자 최초의 수상작. 미국 국경수비대가 쏜 최루탄을 피해 도망가는 온두라스 출신 이주민 마리아 메자와 그의 아이들. 보도 후, 메자의 가족은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김경훈 기자와 마리아 메자 가족이 함께 촬영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