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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행정수도 이전, 부동산 정책수단으로 보면 부작용”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이재명 “행정수도 이전, 부동산 정책수단으로 보면 부작용”

  • ● 국토균형발전 시각으로 봐야…‘사이다 발언’ 연속
    ● 친문 지지? 일부가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 민심이 더 중요
    ● 대법 판결 소수의견 많아 ‘쫄렸다’…더 신중하고 조심할 것
    ●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보 내지 말아야… 국민과의 엄정한 약속이자 원칙
    ● 차기 대선? 저요, 저요 안 해… 집단지성체 국민 정하는 대로
    ● 지난 대선 오버페이스 하는 바람에 정치적 손실
    ● 없던 길, 첫길 가느라 많이 젖고, 많이 찢겼다
이재명 경기지사. [박해윤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박해윤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소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지사는 21일 오전 ‘신동아’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연설에서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이것을 부동산 정책수단으로 보면 이전 예정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좀 더 거시적이고 국토의 균형 발전적 시각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일극화 체제의 비효율을 없애는 방법으로 헌법을 바꾸지 않고도 가능하다.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제2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면서도 “부동산 정책 수단의 일환으로 삼을 경우 부동산 시장을 더 자극할 수 있다. 좀 더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연설에 이어 21일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국회 내 행정수도완성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니 행정수도 문제로 돌리려고 꺼낸 주제라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여권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 지사도 행정수도 이전을 부동산 정책의 일환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어쩔 수 없는 공천 상황이라면 석고대죄하고 당헌 바꿔야


이 지사는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 이후 최근 현안인 부동산 정책뿐 아니라 2021년 서울·부산 보궐선거 후보공천 문제, 수술실CCTV 설치 입법화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각 언론은 이 지사의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차기 대선과 연관짓는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판결 직후 올린 SNS 글(공정한 세상,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염원)도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 지사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소신 발언들은 이제껏 해오던 통상적인 일이고, 판결 이후 달라진 것은 없다. 맡겨진 일(도지사직)을 열심히 하고 주인(국민)이 정하는 대로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SNS에서 “(이 지사가 대선) 후보가 되려면 일단 친문 도장을 받아야 하고, 대통령이 되려면 친문적폐를 청산해야 하는 모순되고 어려운 과제를(해결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친문의) 지지는 많을수록 좋지만 세상이 여당 지지자들만으로 이뤄진 건 아니다. 그걸 구성하는 작은 흐름도 중요하긴 하지만 일부 사람이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 민심이 더 중요하다.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 



-이낙연 의원이 21일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4·7재보궐선거의 서울·부산시장 무공천 논란에 대해 “지금부터 논란을 당내에서 벌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20일 이 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대한 반박 아닌가. 

“정치에서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정치의 핵심적 기반은 신뢰다. 정치가 거짓말이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 당헌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궐 선거를 할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국민과의 엄정한 약속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지켜야 한다. 다만, 정치는 현실이고, 생물이다. 어쩔 수 없이 공천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헌을 바꿔야 할 것이다. 원칙과 현실 모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차기 대선? 저요, 저요 안 해… 집단지성체 국민 정하는 대로


-6월 12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겠다, 안하겠다는 건 아니다. 저요, 저요 안 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같은 생각인가. 

“어느 팟캐스트 나가서 ‘마음에서 지웠다’라고도 표현했다. 안 하겠다는 건 아니고 거기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거기에 관심을 깊이 기울이거나 거기에 맞춰서 나의 행동을 조정하는 건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대선 경험 때문이다. 결국 대통령은 하늘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국민이 정하는 것이다. 집단지성체로 발전한 국민, 대중이 정하는 대로 가는 거다, 국민 대중은 흩어진 모래알 같은 존재가 아니고 1억 개의 눈과 귀, 5000만 개의 입을 가진 하나의 단일한 인격체다. 정말 무서워해야 한다. 저는 지난 대선 때 말로는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행동이 따르지 못했다. 그래서 ‘오버페이스’(무리)하는 바람에 이런 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다. 오히려 제 개인에게도 많은 정치적 손실이 있었다. 적대적인 안티 팬들도 많이 생겼다. 오히려 열심히 노력한 결과 더 많은 걸 잃었다. 

억지로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집착하면 더 멀어진다. 나를 대중이 인정한 이유는 일 잘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맡은 일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고 일 시키는 주인, 집단 지성체의 지시를 겸허하게 기다리는 게 훨씬 더 올바른 길이다. 숫자나 지지율에 관심이 없을 수는 없지만 저도 한때 지지율 1등할 때도 있었지만 순식간에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 변화의 제일 큰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 원래 하던 일, 맡겨진 일을 열심히 하고 주인이 정하는 대로 따르려고 한다. 억지로 하면 더 안 된다.” 

-‘주인’이 정하는 시기가 이제 다가오지 않나. 

“아직 멀었다. 도지사 임기가 4년인데 이제 2년 지났고, 내년 여름 정도에 당내 경선이 시작될 것이다. 재판 쫓아다니면서도 2년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도지사로서 앞으로 2년이 더 중요한 시기다. 그래서 그것을 제 개인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그 소중한 시간들이 낭비되지 않게 하는 게 제 의무라고 생각한다.”

궁궐에 약간 가까워지긴 해… 궐내 대신들 일 관심 안 가지려 해


-지금 당권, 대권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여권 내에서도 여러 주자들이 나와 있는데, 스스로는 그들과 어떤 차별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다들 훌륭한 분들이시다. 인품도 훌륭하고, 역량도 뛰어난 분들인데, 제가 어떻게 비교가 되겠나. 저는 어쨌든 현장에서 제가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한다. 그것을 비교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전에 그것을 비교했다가 한 번 혼난 적이 있다. 짜장면 맛있다고 그러면 짬뽕 맛없다는 소리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어서, 하하하. 저는 일종의 변방 사령관이다. 궁궐에 약간 가까워지긴 했는데, 궐내에 대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는 웬만하면 관심 안 가지려고 한다. 그냥 제가 맡은 경기도정에 집중하고 거기서 성과 내는 게 제가 할 일이고 제게도 좋은 일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이 지사의 언행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떤 감회가 있나. 

“무거운 짐을 털어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 뜨끔했다.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이 5명이나 돼 많이 ‘쫄렸다’. 같은 사안을 두고 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뉠 수 있다는 것에도 놀랐다. 앞으로 더 신중하고 조심할 것이다. 

그동안 오해를 하도 많이 받아서 억울하긴 한데 제가 스스로 선택한 결과니까 받아들이고 있다. 안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차피 벌어진 일에는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 한다. 전 잘못된 과거는 잘 안 돌아본다. 되돌아보는 만큼 후회하기 때문이다. 거기서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과감하게 빨리 버리려 한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더라. 평범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길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없는 길 만들어 가면서 걸어왔으니까. 첫길을 가면 많이 젖고, 풀숲에 (옷가지가)많이 찢길 수밖에 없다.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남들이 간 다음에 가야 한다. 제 스스로 첫길을 가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인정하고 기대하는 지지자도 있는 것 같다. (그들은)지지자라기보다는 동지들이다.”



신동아 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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