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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첫 스텔스구축함 전투체계 수주戰… 한화시스템 vs LIG넥스원 승자는?

  •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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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20-08-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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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군KDDX②]

    • 군함의 두뇌, Combat System

    • ‘디펜딩 챔피언’ 한화, 도전자 LIG

    • 한화, 80척 넘는 군함 전투체계 납품

    • LIG, 빅테이터·인공지능 적용

    *‘신동아’는 ‘해군 KDDX’를 8월 12일, 13일, 14일 오전 10시 총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이 기사는 그 두 번째입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모형.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모형. [방위사업청 제공]

    2020년 대한민국 방위산업계 최고의 핫이슈는 누가 뭐라 해도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이다. 이 사업은 2030년대 중반까지 국내 독자 기술로 고성능 구축함 6척을 건조해 2000년대 초반부터 KDX-2 사업을 통해 배치된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을 대체하는 사업이다.

    KDDX의 전투체계와 레이더

    KDDX 사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진행된다. 하나는 군함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전투체계(Combat System)를 개발하는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이 전투체계 및 그것과 연동된 다양한 센서와 무장을 실을 플랫폼, 즉 선체를 만드는 함정 설계 및 건조 사업이다. 

    전투체계 개발 사업에서는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경쟁한다. 두 회사는 7월 30일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방사청과 해군은 8월 중 제안서를 검토해 9월 이후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함정 설계 및 건조 사업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맞붙었다. 

    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가진 분야는 역시 전투체계 사업이다. 전투체계는 함정의 두뇌와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전투체계 개발과 관련해서만 67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다. 



    전투체계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컴퓨터와 운영체제를 결합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컴퓨터 본체에 키보드와 마우스, 스캐너와 마이크 등을 연결해 각종 정보와 명령어를 입력한 후 컴퓨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된 신호를 모니터나 프린터, 기타 장치를 통해 출력해 내는 것처럼 군함도 다양한 센서·통신기기로부터 획득한 데이터를 처리해 다른 센서를 작동하거나 무장을 발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현대의 전투체계는 통합전투체계(Integrated Combat System) 개념으로 기능을 수행한다. 센서와 통신기기로부터 획득한 정보를 기존의 데이터베이스와 운용 요원의 결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그러곤 작전 임무 수행에 필요한 전술을 편집하고 교전 계획을 수립해 지휘 권고를 하고 무장을 할당한다. 이렇듯 거의 모든 전투 과정이 자동으로 수행되는 게 통합전투체계다.

    ‘디펜딩 챔피언’ 한화시스템 vs ‘도전자’ LIG넥스원

    홍상어 대잠 미사일.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홍상어 대잠 미사일.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전투체계 분야에서 가장 먼저 제안서를 제출한 한화시스템은 삼성과 탈레스가 합자한 삼성탈레스가 전신인 전통 있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소형 고속정부터 한국형 구축함에 이르기까지 80척이 넘는 해군 함정의 전투체계를 공급해 온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에서 이지스 전투체계를 직수입한 세종대왕급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한국형 구축함(KDX)의 전투체계를 납품했고, 현재 전력화 중이거나 개발 중인 한국형 호위함 배치I·II·III는 물론 독도함, 차세대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급(KSS-III)’의 전투체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실상의 독점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탄탄한 기본기, 안정성과 KDDX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인 레이더 분야에서의 기술적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한국형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궁에 탑재되는 다기능 레이더(MFR)는 물론, ‘한국판 사드’를 표방하며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L-SAM에 탑재되는 고성능 다기능 레이더를 납품했거나 개발 중인 실적이 있다. KDDX에 탑재되는 함대공 유도무기가 천궁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수주전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아성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도전자’인 LIG넥스원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기술혁신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개방형 구조(Open Architecture)의 시스템 설계와 4차 산업혁명 기술(빅테이터, 인공지능 등)을 대폭 적용한 전투체계를 제안하고 있다. 그간 한국형 구축함과 호위함의 전투체계는 사실상 한화시스템이 독점해 왔지만, 이 전투체계에 연결된 거의 모든 센서와 무장은 LIG넥스원이 개발했다. 

    LIG넥스원은 기존의 시스템보다 더 진보한 전투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밝힌다. 각각의 센서와 무장을 움직이는 시스템 소스코드를 이미 보유하고 있기에 시스템 연동의 안정성과 비용 절감, 향후 발전 잠재력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LIG넥스원은 최근 다양한 라인업의 레이더, 특히 차세대 반도체 소자인 질화칼륨(GaN)을 이용한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레이더(AESA)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미국이 AMDR에서 실패한 듀얼 밴드 동시 배열 기술을 성공시킴으로써 KDDX용 레이더 기술에서도 한화시스템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입증한 바 있다. 

    요컨대 KDDX의 전투체계 경쟁은 정상급 기술력이라는 기본기를 갖춘 두 업체가 ‘고도의 안정성’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혁신’을 놓고 벌이는 용호상박의 싸움이다. 각 업체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들의 고유한 강점을 살리면서 전사적(全社的) 역량을 쏟아붓는 모양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각 업체가 달성하게 될 기술적 성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군함 한류’에 더욱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3회에 계속> 

    ①스텔스구축함 KDDX, 美이지스 넘본다!
    ②해군 첫 스텔스구축함 전투체계 수주戰…한화시스템 vs LIG넥스원 승자는?
    7조 스텔스구축함 사업 놓고 현대重-대우조선 한판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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