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호

단독취재

박정희 묘소 ‘쇠말뚝’ 1600개의 진실

잔디 복구용 고정핀… 왜 8년 동안 방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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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9-06-17 17: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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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cm ‘쇠말뚝’ 수십 개, 풀 매던 봉사자가 발견

    • 보수 유튜버들 “박정희 정기 훼손하려 말뚝 박아”

    • 풍수 전문가 “묘역엔 쇠말뚝 안 써…지혈(地穴) 막아 자손 불운”

    • 신동욱 씨 “봉분에서도 ‘쇠말뚝’ 제거 흔적 발견”

    • 현충원 측 “태풍 ‘곤파스’로 훼손된 잔디 복구용 고정핀”

    • 1m ‘롤 잔디’마다 6~10개, 고정핀 1600여 개 박혔을 가능성

    • 전문가들 “철제 핀 사용할 수 있어…왜 안 뽑았는지는 의문”

    • 논란 일자 일과 이후 인력 동원해 빼내

    • 조경 전문가 “대통령 묘역 관리 부실 맞지만 억측 자제해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배수강 기자]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배수강 기자]

    풍수지리학·민속학에서는 조상 묘소에 쇠말뚝을 박으면 자손에게 해가 미친다고 풀이한다. 사람의 혈관처럼 땅에도 기(氣)가 흐르는 지혈(地穴)이 있는데, 이곳에 쇠말뚝을 박으면 자손들에게 가야 할 좋은 기운이 끊긴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믿음은 2010년 3월 24일자 동아일보 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쇠말뚝’은 땅에는 독극물”

    “60여 가구가 사는 (전남 무안의) 마을 야산에서 경찰관들이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묘지에 박힌 쇠말뚝을 찾아냈다. 쇠말뚝을 처음 발견한 노모(48) 씨는 한 달 전 악몽에 시달리고 가위에 눌리는 등 꿈자리가 좋지 않아 선친 묘지를 찾았다가 쇠말뚝 수십 개가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경찰이 확인한 쇠말뚝은 350여 개…(중략)…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미신을 숭배하는 사람이 저지른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4월 충무공 이순신 묘를 훼손한 ‘무속인 양씨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충무공과 일가 무덤에 휘발유가 묻은 식칼과 쇠막대기가 꽂혀 있는 걸 발견한 경찰은 무속인 양씨를 붙잡았다. 양씨는 경기 여주시의 세종 영릉(英陵)과 효종 영릉(寧陵)에도 식칼 23개와 쇠말뚝 18개를 꽂았다고 자백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충무공이 꿈에 나타난 뒤 머리가 아파 그 자손들의 기를 끊기 위해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최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이하 현충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서 ‘쇠말뚝’ 수십 개가 발견돼 세간의 관심과 우려를 불러왔다. 음택(陰宅)의 지기(地氣)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묏자리나 관에도 쇠못을 쓰지 않는데, 그것도 현충원이 관리하는 전직 국가원수 묘소에 수십 개의 ‘쇠말뚝’이 박혔다는 사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현 정국(政局)과 맞물려 ‘쇠말뚝 변괴’로 확산됐다. 김태일 박사(풍수지리학)는 ‘쇠말뚝’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풍수학적으로 보면 일리가 있다. 침을 인체의 혈에 놓듯 땅에도 혈이 있는데, 이 혈을 막으면 땅의 기운이 솟아오르지 못하고 생명체(후손)에 해가 된다. 특히 찬 성질의 쇠를 묘소 주변에 박는다는 것은 풍수지리학적 관점에선 금기다. 그러니 박 전 대통령이나 그 자손들에게 억한 심정을 갖고 있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박았거나 아니면 잘 모르고 다른 용도로 박았을 거 같다. 그런데 우리 몸이 칼로 자상(刺傷)을 입으면 파상풍이 생기듯, 쇠못이나 쇠말뚝은 땅에 독극물이다. 쇠 종류는 부식하면서 중금속 독극물을 배출할 뿐 아니라 지혈을 막아 땅의 기를 막는다. 그래서 묏자리의 잔디묘판은 잘 썩는 나무젓가락이나 대나무로 고정한다. 땅에도 해가 없고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니까. 국운과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제거하는 게 좋다.” 



    폐쇄회로(CC)TV와 묘역 감시원이 있는데다 참배객도 많이 들르는 박 전 대통령 묘소에 누가 왜 이런 ‘쇠말뚝’을 박았을까. 주술적 의도였을까.

    “‘쨍’하는 소리에 파보니…”

    ‘쇠말뚝’을 처음 발견한 자원봉사자 A씨(흰 옷)가 조경 전문가와 얘기하고 있다. 취재 중 발견한 15cm 대못(작은 사진). [배수강 기자]

    ‘쇠말뚝’을 처음 발견한 자원봉사자 A씨(흰 옷)가 조경 전문가와 얘기하고 있다. 취재 중 발견한 15cm 대못(작은 사진). [배수강 기자]

    ‘신동아’ 취재 결과 ‘쇠말뚝’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60대 여성 자원봉사자 A씨였다. 지난 2월 박 전 대통령 묘역에서 칼로 풀을 매던 중 “쨍”하는 금속성 소리에 놀라 땅을 파보니 부식된 길이 20cm가량의 ‘쇠말뚝’이 나왔다고 한다. 

    “처음엔 ‘쇠말뚝이 왜 여기 박혀 있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요. 그런데 손바닥으로 묘소 여기저기를 꾹꾹 눌러보니 비슷한 길이(20~25cm)의 쇠말뚝이 계속 나오는 거예요. 묘역 뒤편과 사성(莎城·무덤 뒤에 반달 모양으로 두둑하게 둘러싼 토성), 심지어 묘지가 있는 평지에서도 발견됐습니다. 봉분은 묘역 감시원의 제지로 확인하지 못했고요.” 

    그가 CCTV와 묘역 감시원의 눈길을 피해 석 달 사이 뽑아낸 쇠말뚝은 모두 60여 개. 지난 5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에게 10여 개를 전달하며 이 사실을 알렸다. 이즈음 ‘신동아’에도 ‘쇠말뚝 제보’가 들어왔다. ‘신동아’가 입수한 ‘쇠말뚝’ 2개도 각각 길이 20cm, 폭 1.5~2cm 정도의 철제로, 부식이 한창 진행된 상태였다. ‘쇠말뚝’ 주변에 녹과 흙이 엉켜 있었다. 그런데 이 ‘쇠말뚝’은 2009년과 2015년에 서거한 김대중(DJ), 김영삼(YS) 전 대통령 묘역에서는 발견되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켰다. 

    박근령 씨의 남편 신동욱 씨는 “다른 묘역에는 없는 ‘쇠말뚝’이 유독 박 전 대통령 묘소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의도적 범행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만약 북한이나 극좌파 인사가 연루된 고의적인 묘지 훼손일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며 수사 의뢰를 검토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발견한 대못과 ‘쇠말뚝’. 국립서울현충원이 보관 중인 잔디 고정용 핀(왼쪽부터). 조경 자재 사이트에서 파는 고정핀(작은 사진). [배수강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발견한 대못과 ‘쇠말뚝’. 국립서울현충원이 보관 중인 잔디 고정용 핀(왼쪽부터). 조경 자재 사이트에서 파는 고정핀(작은 사진). [배수강 기자]

    ‘신동아’는 6월 11일 조경 전문가 B씨(전 서울올림픽공원 조경과장)와 함께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앞서 3일과 5일에는 전문가들에게 ‘쇠말뚝’의 정체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박 전 대통령 묘역은 국가원수 묘 중 가장 넓은 묘역(3636㎡)에 조성됐다. 묘지 뒤편 사성은 3단으로 조성돼 있었고, 여느 국가원수 묘보다 많은 참배객이 참배했다. 

    묘역 이곳저곳을 살피던 B씨는 “발견된 ‘쇠말뚝’은 보통 산 둘레길에 미끄럼방지용으로 깔린 야자매트나 차광막 등을 고정하는 데 쓰이는 고정용 핀(앵커핀)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산(서달산)과 맞닿은 사성은 경사(약 45도)가 가팔라 3단으로 조성한 거 같다. 집중호우 시 토사가 쓸려 흘러가면 묘역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어 단(段)을 만들어 대비한 거다. 이 정도 경사면 잔디 식재 시 핀 윗부분이 ‘ㄱ’자로 꺾여 있는 ‘앵커핀’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잔디 고정용 핀이 맞다면 식재 후 잔디 뿌리가 활착한 뒤 뺐어야 하는데 왜 방치했는지 의아하다. 고속도로 양옆의 산 절개면이면 (고정용 핀을) 박아둬도 이해가 되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 국가원수 묘에 그대로 박아뒀다니 이해할 수 없다.”

    급경사와 ‘앵커핀’

    국내에서 사용되는 ‘앵커핀’은 주로 길이 20cm(소), 25cm(대) 두 종류인 데, 핀의 폭은 1.5~2cm라는 게 B씨의 설명이다. 신동아가 입수한 ‘쇠말뚝’과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 B씨와 함께 박 전 대통령 묘지 위에서 확인하려고 했으나 경비원의 제지로 올라갈 수 없었다. 자원봉사자 A씨와 참배객들과 인터뷰하던 중 기자는 길이 15cm의 부식된 대못을 뽑기도 했다. 묘역 제일 오른쪽 끝에서 발견한 이 대못은 한 여성 참배객이 손바닥으로 묘역을 꾹꾹 누르던 중 발견했는데, ‘뽑는 데 힘이 부친다’며 기자에게 요청한 것이다. 

    B씨는 “잔디 식재나 조경공사 시 ‘이 선을 넘지 말라’거나 경사각을 맞추려고 줄을 쳐놓는데, 이때 쓰인 대못으로 보인다”며 “이 못 역시 공사 후 다 뽑아야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참배객들은 “누군가 박 전 대통령의 정기(精氣)를 훼손하려는 의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바란 종북 인사들이 꾸민 짓” “‘쇠말뚝’ 진실을 은폐한 건 현충원” 같은 다양한 해석과 의혹을 쏟아냈다. 

    그러나 현장 취재 후 만난 이을영 현충원 관리과장은 “2010년 박 전 대통령 묘역 공사를 하면서 처음 고정용 핀(쇠말뚝)을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그 해 3월 집중호우에 대비해 묘역 일부 보강공사를 했는데, 9월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박 전 대통령 묘소가 훼손됐다. 이듬해 3월 2단인 사성(활개)을 4단(후면 1단 포함)으로 만들고, 롤 잔디(가로 1m, 세로 40cm, 두께 4cm)를 식재하는 등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단행했다고 한다. 

    “민간에서 하듯 나무 핀이나 대나무, 싸리나무를 쓰면 나무 끝부분 20cm 이상이 표층 위로 올라오게 돼 미관상 좋지 않아 철제 고정핀을 사용했다. 두께 4cm가량 되는 잔디를 나무핀으로 고정하면 곧 흘러내린다. 박 전 대통령 묘역은 현충원 내에서도 고지(高地)에 있고, 경사가 가파른 데다 음지(陰地)여서 잔디 관리가 어렵다. 그래서 쇠 고정용 핀으로 장시간 (잔디를) 활착 시키려고 했다.”

    “두께 4cm 잔디 심으려면…”

    ‘신동아’가 입수한 2010년(위)과 2011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공사 사진. 현충원 측은 롤 잔디 식재 과정(아래 오른쪽 사진)에서 고정핀을 썼다고 말한다.

    ‘신동아’가 입수한 2010년(위)과 2011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공사 사진. 현충원 측은 롤 잔디 식재 과정(아래 오른쪽 사진)에서 고정핀을 썼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롤 잔디 끝 모서리 부분에 핀 4개를, 잔디 중간 중간 고정용 핀을 박았으면, 1m 길이의 롤 잔디에 대략 6~10개의 고정핀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보강공사와 이듬해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쓰인 고정핀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1600여 개로 추정된다. 당시 1700여 개의 고정핀을 구입한 기록이 있고, 현재 창고에 남은 일부를 뺀 추정치다. 

    ‘신동아’가 입수한 2010년, 2011년 공사 사진에는 집중호우로 훼손된 묘역과 롤 잔디 식재 장면이 담겨 있었다. 당시 공사에 쓰인 이 고정용 핀이 시간이 흐르면서 부식됐고, 지난 2월 A씨에 의해 흉물스러운 ‘쇠말뚝’으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모 대학 이모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잔디 식재를 할 때 나무 핀을 쓰든 쇠 핀을 쓰든 고정용 핀은 시공 전후의 안전성을 우선해서 따져야 한다. 천연섬유를 엮어 만든 (잔디식재용) 네트를 쓸 수도 있지만, 대통령 묘역인 만큼 보기 좋은 롤 잔디를 식재해 핀으로 고정했을 거 같다. 다만 사용된 핀의 개수가 너무 많고, 부식된 쇠는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어 잔디 생육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제거해야 하는데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잔디 고정용 핀의 주재료가 함석(아연을 도금한 철)인 만큼 토양 오염도 우려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현충원은 6월 10일 고정핀 제거 작업에 나섰다. 첫날 작업에서만 668개의 핀을 제거했다. 이 과장은 “금속탐지기와 인력을 동원해 4일(10~14일)간 1000개 이상을 제거했고, 조만간 세부 스캔 작업을 거쳐 모두 확인해 제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충원 측은 주로 일과 이후인 오후 6시~8시 반에 작업을 했고, 낮에는 금속탐지기를 이용한 제거 작업을 했는데, 이를 알아챈 유튜버들이 생중계를 하려고 하자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충원 측의 말을 십분 받아들이더라도, 8년여간 박힌 고정핀을 방치하다가 ‘쇠말뚝 논란’을 일으키고, 현장에서 공사용 대못이 발견된 만큼 ‘국가원수 묘’에 대한 부실 관리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또한 박 전 대통령 봉분을 확인한 유가족(박근령, 신동욱)들이 “봉분에도 ‘쇠말뚝’이 박힌 흔적이 있다”고 주장하는데도, 일과시간 이후 몰래 핀을 제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쇠말뚝 변괴’ 논란을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조경 전문가 B씨는 “장시간 핀을 제거하지 못한 것은 현충원의 실수로 보이지만 지나친 억측은 자제해야 한다”며 “그래도 의심스러우면 조경·잔디 전문가들이 정밀조사를 하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이을영 현충원 관리과장
    “‘쇠말뚝’ 아닌 ‘고정핀’, 사전에 뽑았어야 했는데…”

    이을영 국립서울현충원 관리과장은 6월 11일, 14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잔디 고정용 핀을 제거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우리가 잘했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 “제거 작업은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유족에게도 알렸나. 

    “(박 전 대통령의 장남인) 박지만 EG 회장과 현충원장이 직접 통화해 동의를 얻은 뒤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제거 작업이 끝나면 그 결과도 알려주기로 했다. 유족 동의가 없으면 공사를 못 한다.” 

    -2010~11년 공사할 때 ‘철제 핀’을 사용한다고도 알렸나. 

    “구체적으로 철제 핀을 쓰겠다는 말은 안 했을 거다. 공사 이유와 규모 정도를 알려주고 동의를 받았다.” 

    -묘역에 철제 고정핀을 사용한 이유는 뭔가. 


    “당시 공사를 한 관계자들에게 물어봤다. 잔디 식재 이유도 있었지만 박 전 대통령 묘역은 경사면이 급해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무너져내릴 우려가 큰 곳이다. 따라서 태풍으로 훼손된 경사지를 복구할 때 (고정핀이) 경사면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고정핀을 박고 8년간 문제가 된 적도 없다. 잔디 식재라는 목적은 이뤘지만 국민 정서상 논란이 있어 제거하기로 했다.”

    “봉분에는 없다. 그 정도 상식은 있다”

    -잔디 식재 후 언제 핀을 뽑아야 한다는 매뉴얼은 없나. 

    “후속 매뉴얼까지는 없다. 자체 판단해서 1~2년 뒤 활착이 완료됐다면 제거하는 게 맞다. 저희가 잘했다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신동욱 씨는 봉분에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묘소 옆 평지에서는 조금 발견됐지만 봉분에는 없다. 우리도 그 정도 상식은 있다. 다음 주부터 묘역 전체를 스캔해서 남아 있는 핀을 다 제거할 거다.” 

    -핀 제거 작업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공개 작업을 하면 보수 유튜버들이 생중계를 하면서 고정핀을 ‘주술적’ 의미로만 방송한다. 안타깝지만 대화가 안 되더라. 새 핀과 달리 녹슨 핀이 보기에도 좋지 않아 만약 방송이 되면 국민들이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DJ, YS 묘역에는 철제 핀을 사용하지 않았나? 

    “그렇다. 박 전 대통령 묘소(3636㎡)에 비해 규모(각각 471㎡)가 훨씬 작고, 사성의 경사도 완만하다. 일조량도 상대적으로 많아 핀으로 고정하지 않아도 됐다.”



    배수강 편집장

    배수강 편집장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평범한 이웃들이 나라를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남도 나와 같이, 겉도 속과 같이, 끝도 시작과 같이’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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