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투사 일과시간 일반 사병과 다르지 않아
일부 전투병과 한국군보다 훈련 강도 강해
카투사도 보직·근무지 따라 軍생활 천차만별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 씨의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 “카투사 자체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발언했다. [뉴스1]
그렇다면 우 의원 발언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수도권에서 카투사로 군 생활을 한 이서원(30) 예비역 병장은 “우상호 의원의 발언을 한 문장씩 뜯어보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다음은 우 의원의 발언에 대한 이 씨의 비판이다.
1. “카투사가 편한 군대라 논란은 아무 의미가 없다”
“일과 시간(근무시간)은 일반 군대와 다르지 않다. 카투사와 일반 병사의 다른 부분을 찾자면 일과 후의 일정이다. 일반 부대에서 군 복무한 친구들에게 군 생활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은 일과 후에도 병사의 생활을 통제하는 편인 것 같다. 카투사는 통제를 덜 받는다. 일과 시간이 끝나면 공부든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 때문에 ‘편한 군대’라는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카투사도 일과시간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2.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우 의원이 카투사 내부에도 특기병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카투사도 다른 군부대 장병들처럼 병과가 나뉜다. 대다수가 기피하는 전투 병과의 경우 육군 병사보다 더 고된 훈련을 받는 곳도 있다. 일부 부대는 훈련 때문에 외출이나 외박이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카투사 복무의 이점인 외출과 외박을 하려면 사격과 체력검정에서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체력검정을 받아야 한다.”한국군 편제상 카투사는 단일 주특기인 ‘카투사 요원’이다. 이것만 보면 카투사 병사는 모두 같은 병과로 분류하는 것처럼 보인다. 카투사로 입대한 병사는 카투사 교육대(KTA)에서 3주간 훈련을 받고 미군 측 주특기를 받는다. 이 주특기가 2년여 간 병사가 수행할 주 업무가 된다. 카투사로 입대한 병사는 전투, 공병, 정비, 통신, 화학, 보급, 운전, 헌병, 행정, 정훈, 의무, 경리, 군종, 전산, 어학 등 15개 주특기 병과 중 하나를 배정받는다. 어학, 운전 등 면허나 출중한 어학 실력이 필요한 병과를 제외하고는 미군 측 필요에 따라 무작위로 배정한다.
3. “그 자체(카투사)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
“보직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우 의원의 주장대로) 모든 보직의 난이도와 선호도가 같다면 왜 난수추첨(무작위 추첨으로 복무지역, 복무 병과를 나누는 일)을 하겠느냐. 다들 상대적으로 힘든 전투 병과는 피하고 싶어 한다. 복무지역에도 선호도 차이가 있다. 복무 지역 중에는 용산을 가장 선호한다. 용산은 (카투사) 병사가 가장 편하게 복무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카투사는 일과 시간이 끝나면 외출이 가능하다. 서울의 번화가가 가까운 용산에서 복무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어학 성적이 필요한 카투사 특징 상 대부분이 국내외 명문대 출신에 고위층 자제도 많다. 그만큼 병과 관련 병사 가족의 문의도 많아 복무지역과 병과를 무작위 추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씨는 “(우 의원이) 일반병 출신이라 카투사에 대해 잘 몰라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지인과의 사적인 자리에서는 ‘카투사가 편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고 넘길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의 발언은 무게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여당 중진 국회의원이 나서서 ‘카투사가 편한 자리고 제대로 훈련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발언 하루만인 9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현역 장병들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카투사 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서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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