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MB정부 해외자원 개발사업, ‘게이트’로 비화?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입력2014-11-20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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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U만 5번, 특사 파견 5회, 본계약 1건
    • “리튬 개발권 갖고 온다”며 2500억 차관 약속
    • 광물공사 임원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 끌어들여”
    • 광물공사, 계약기간 만료 모르고 국회에 거짓말
    • 볼리비아, 광물공사 계약만료 직후 중국과 합작공장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2009년 10월 26일 한국-볼리비아 모자보건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오른쪽)과 이상득 특사(맨 왼쪽).

    이명박(MB) 정부가 벌인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헤아리기도 어렵다. 숫자도 숫자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수조 원에 달하는 해외 유전·광산 여러 개를 사들였다. 공기업인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도맡아 진행했다. 이들 공기업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07년 말 3조7000억 원이던 석유공사의 부채는 2012년 18조 원이 됐다. 4000억 원이던 광물공사의 부채도 2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사건과 함께 MB정부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40조 원을 투자해 5조 원을 회수했다거나, 26조 원을 투자해 22조 원을 날렸다는 얘기가 나왔다. 계산법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투자·손실 규모를 알기도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석유공사가 사들인 캐나다 하베스트, 광물공사가 추진한 멕시코 볼레오 광산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혔다.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MB정부가 임기 5년 내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사업이다.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의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 리튬배터리를 만들어내자는 게 사업 목표. 그 어떤 사업보다 과정이 요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사업 시작 4년 만에 겨우 얻어낸 배터리 부품공장 계약마저 휴지조각이 됐다. 볼리비아 정부에 교량 건설 등 명목으로 2500억 원이 넘는 차관까지 제공하며 공을 들였지만, 지금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득 前 의원이 주도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겉으로는 광물공사 사업으로 진행됐지만 실질적인 동력은 정부와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서 나왔다. 이 전 의원은 2012년까지 볼리비아를 5번이나 방문했고, 볼리비아 대통령과 광업부 장관을 한국에 불러들였다. 광물공사와 볼리비아 정부는 리튬사업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만 5번을 체결했다. 광물공사의 한 전직 임원은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사장실에서 직접 챙겼다. 자원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자원개발본부조차 이 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볼리비아 리튬사업에선 포스코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포스코는 2012년 리튬 양극재 생산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에 광물공사(9%)보다 많은 지분(26%)을 가지고 참여했다. 포스코의 참여도 이 전 의원의 작품이었다. 광물공사 리튬사업 책임자였던 공○○ 씨는 2011년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상득 의원이 ‘여러 기관이 모여 사업을 하는 게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때부터 포스코와 지질연구원이 들어왔다. 2010년 3월 사업단을 만들어 매달 회의를 했다.”

    정부와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사업에 뛰어들 당시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 리튬의 탐사·개발권을 우리가 모두 가져올 것처럼 홍보했다. 조만간 리튬전쟁이 벌어질 것처럼 바람을 잡았다.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듯한 분위기였다.

    우유니 호수엔 세계 리튬 자원의 절반이 매장돼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품위가 낮아 당장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 우유니 염수의 리튬 함유량은 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인 칠레나 아르헨티나 광산에서 나오는 제품의 절반도 안 된다. 하지만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면 엄청난 자원이 된다는 게 광물공사의 주장이었다. 공○○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리튬은 희귀광물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생산되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하지만 2015년경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이 900만 대를 돌파하면 리튬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수요량이 최대 5000배 이상 많아질 수 있다.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공씨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5년을 코앞에 둔 지금,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은 40만 대(추정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리튬 가격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광물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기준으로 리튬의 kg당 가격은 6330원. MB정부 초기인 2008년 4분기의 6870원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물론 공씨의 말처럼 시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볼리비아의 리튬 산업화 정책

    그러나 정작 사업 주체인 볼리비아 정부가 우유니 호수의 리튬 탐사·개발권을 외국에 넘겨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이것은 누구나 알던 사실이었다.

    2006년 취임한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중요 자산의 국유화 정책을 꾸준히 진행했다. 2010년 10월엔 ‘리튬 산업화 정책’도 발표했다. 리튬 개발은 독자적으로 진행하며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만 외국 자본의 참여를 일부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정책 발표 직후 볼리비아 광업부 장관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리비아는 외국에 채굴권을 넘기지 않고 자력으로 리튬을 생산·개발할 것이다. 외국 자본과의 합병도 고려하지 않는다. 다만 생산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국가와 기업에는 리튬을 우선해 살 수 있는 권리를 줄 계획이다.”(2011년 11월 18일 ‘니혼게이자이’)

    그러나 볼리비아에서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겠다는 광물공사의 태도는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김신종 당시 광물공사 사장의 인터뷰 기사 내용을 보자.

    “우리는 우유니 호수에서 소금물을 떠와 1년 만에 샘플을 제출하는 데 성공했다. 볼리비아에서 한국 샘플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양해각서가 체결되자 프랑스나 일본이 긴장한다. 우리가 독점개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다. 볼리비아가 우리를 파트너로 공식 지정해야 한다. 지금은 협력을 위한 MOU만 체결한 상태다. 그다음에 우리 기술자를 플랜트 현장에 보내 생산 활동에 들어가야 한다. 볼리비아가 소금물로 리튬을 생산하려면 7∼8년이 걸리지만 우리가 맡으면 2∼3년이면 된다.”(2010년 10월 11일 ‘국민일보’)

    2009년 10월 광물공사와 볼리비아 정부가 맺은 2차 양해각서엔 ‘리튬산업 소재산업 개발 검토’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전의 MOU에는 없던 표현이다. 이전 MOU에선 이 부분이 ‘소금광산 증발자원의 개발 및 연구’라고만 돼 있었다.

    MOU 범위를 ‘소재산업’으로 국한한 것은 2010년 10월 볼리비아 정부가 발표한 리튬 산업화 정책과 연결된다. 리튬 채굴·개발이 아닌 소재부품산업(양극재 등 부품과 배터리)에만 해외 투자를 허용하는 ‘산업화 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당시 MOU 체결 소식을 전한 우리 언론 보도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소재산업’이란 표현은 2011년 7월 MOU 이후부터는 아예 ‘리튬배터리 사업’이란 표현으로 굳어졌다.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10월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고정식(왼쪽)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계약 종료된 사실도 몰라

    우여곡절 끝에 광물공사는 2011년 7월 볼리비아와 리튬배터리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맺은 데 이어 이듬해 3월엔 기본계약, 7월엔 본계약을 체결했다. 추진 3년여 만에 구체적인 성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사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결과였다. 계약 내용은 애초 목표로 한 리튬 개발도 아니고, 그렇다고 배터리 연구·생산도 아니었다. 배터리 부품 중 하나인 양극재를 연구하는 조인트벤처 설립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부와 광물공사, 여러 언론은 처음부터 리튬 배터리 부품공장이 이 사업의 최종 목표였던 것처럼 반겼다. 일부 보도는 허위에 가까웠다(‘볼리비아 리튬 확보전쟁, 한발 앞섰다’ ‘2차전지 소재 리튬…광물公, 볼리비아서 개발권 따내’…).

    그나마 구체적인 성과라 할 수 있는 부품공장 설립도 지지부진했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본계약 이후 볼리비아는 광물공사에 계약 변경을 요구했다. 배터리 부품 상업화 시점에 광물공사 등 우리 기업들에 우선권과 로열티를 주기로 한 조항을 삭제하고 볼리비아가 시험 생산한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기로 한 조항도 빼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계약을 파기하자는 거나 다름없었다. 이에 따라 출자금 납입 등 추가 조치는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2년 7월 볼리비아 정부와 광물공사가 맺은 계약이 계약기간 만료로 이미 효력이 상실된 사실을 밝혀냈다(상자기사 참조). 2012년 7월 5일 체결된 이 계약은 “양측이 계약 후 1년 이내에 출자금을 납입해야 본 계약이 유지되며, 본 계약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중재 없이 계약이 종료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광물공사 측은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초 볼리비아가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면서 출자금 납부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계약이 종료된 시점은 계약 1년 후인 2013년 7월 5일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광물공사가 이런 점을 2년 동안이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사업 진행 상황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2013년 9월 현재 사업 진행 중”이라고 적힌 문서를 버젓이 배포했다. 광물공사는 최근 “계약 파기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 아닌지”를 묻는 전 의원의 서면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답한 사실이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013년 7월 5일자로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자동 상실했음을 성실히 보고하지 못한 것은 공사의 책임이라고 판단됨.”

    “광물공사는 확신범”

    2010년 10월 이후 볼리비아 정부가 줄곧 “리튬 개발권을 외국에 넘길 생각이 없음”을 밝혔지만 광물공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일단 볼리비아와 배터리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만 하면 리튬 개발 과정에도 자연스럽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국감 때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 사업의 후속 정리 방안을 묻는 국회의 질의에 일종의 의견서를 낸 일이 있는데, 여기엔 이를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내용의 시나리오 3개가 제시됐다.

    ‘제1 시나리오’는 사업 타당성은 있는데 볼리비아 정부가 폐쇄적인 정책을 고수하는 경우다. 이 경우 광물공사는 지분을 민간기업에 넘기고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돼 있다. ‘제2 시나리오’는 사업 타당성이 있고 볼리비아가 정책을 바꾸는 경우다. 탄산리튬 같은 배터리 원료 제조과정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경우라 하겠다. 이 경우에도 광물공사는 협상 결과에 따라 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제3 시나리오’는 우리나라를 사업에 참여시키지만 사업 타당성은 나쁜 경우다. 이 경우 광물공사는 투자를 보류하는 것으로 돼 있다.

    3가지 시나리오는 모두 광물공사가 이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을 전제로 한다. 볼리비아가 정부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이 사업을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볼리비아 정부는 광물공사와의 계약이 효력을 상실(2013년 7월 5일)한 직후인 2013년 7월 19일,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 기업(Linyi Gelon사)과 리튬 배터리 조립공장 건설을 위한 턴키 계약을 맺었다. 광물공사가 4년을 공들여 따낸 배터리 부품공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계약이었다. 지난해 4월엔 네덜란드와 리튬배터리 플랜트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한 계약도 체결했다. 광물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볼리비아는 자신들이 공언해온 대로 자체 기술로 탄산리튬 개발에 성공했고 현재 양극재, 전해질 등 리튬배터리 부품을 생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MB정부 5년간 광물공사가 진행한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대부분 실패했다.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난 국감 때 증인으로 채택된 경제개혁연대 김경율 회계사의 발언은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김 회계사는 광물공사의 해외자원 개발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왔다. 김 회계사는 광물공사가 2조 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날린 멕시코 볼레오 광산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발언 내용을 일부 정리했다).

    “광물공사 감사보고서나 미국수출입은행 자료들을 보면 명시적으로 ‘부도’라고 돼 있다. 그러나 내가 인터뷰한 광물공사 사람들은 모두 부도를 인정하지 않았다. ‘저희는 절대 부도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이분들은 정말 확신범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부도 상태를 인정한다면 이후엔 절대 돈을 투입하면 안 된다. 부도난 기업에 투자하는 돈은 실물로 가지 않고 채권단에 들어간다. 2012년 1~12월 공사 현장 사진을 보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도, 광물공사는 4000억 원을 투자했다. 2013년에도 300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 측 보고서에도 ‘공사 중단’이라고 돼 있는데 그분들은 믿지 않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까웠다.”

    Interview | 전정희 의원

    “자원외교? 단군 이래 최대 국부 유출”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2년 국회 국정감사 때부터 줄곧 볼리비아 리튬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올해 국감에선 광물공사가 볼리비아와 맺은 배터리 부품공장 계약의 만료 사실도 모르고 있었음을 밝혀냈다.

    -MB정부 자원외교가 실패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말로는 자원외교였지만, 사실상 단군 이래 최대 국부 유출 사건이다. 4대강 사업보다 더 심각하다. 총 41조 원이 투자됐는데 회수된 것은 5조 원에 지나지 않는다. 국익을 위한 고민보다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같은 정권 실세들의 요구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 사업이었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규명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이상득 전 의원이 주도한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2012년부터 이 문제에 매달렸는데.

    “리튬 자원을 확보한다며 이 전 의원이 5번,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이 10번 볼리비아를 방문했다. 2009~2011년 MOU만 5번 체결했다.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을 우리나라가 다 가져올 것처럼 홍보했다. 그러나 2012년 7월 최종적으로 맺은 계약은 자원 개발과 아무 관련도 없는 배터리 부품공장이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볼리비아 정부는 일찍부터 리튬 개발권을 외국에 주지 않는다고 공언했다.

    “2010년 볼리비아가 ‘리튬 산업화 정책’을 발표했을 때부터 사실상 리튬 개발에 대한 외국 자본의 참여가 봉쇄됐다. 실현 가능성도 없는 사업에 대통령 친형이 앞장서 목을 맨 꼴이다. 볼리비아는 중국, 일본 등과도 여러 형태의 계약을 추진했다. 설사 리튬 자원 개발을 외국에 허락한다 해도 한국에 단독으로 개발권을 줄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광물공사는 ‘우리의 기술력으로 볼리비아의 정책을 극복할 수 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볼리비아는 단 한 번도 우리 정부에 리튬자원 개발권을 우선적으로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 셈이다. 정부와 광물공사의 거짓 발표에 국민 모두가 속았다.”

    -2012년 7월 본계약을 체결한 배터리 부품공장 계약도 사실상 백지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너무 놀랍다. 1년 계약기간에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아무 관심 없이 방치했다가 이렇게 됐다. 계약 무효 사실이 확인된 과정도 황당하다. 광물공사는 볼리비아가 계속 계약서 변경을 요구할 경우 사업 탈퇴가 가능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법률 검토를 의뢰했고, 그 과정에서 이미 계약이 효력을 상실했음을 알았다. 어차피 그만두려고 생각하다가 알게 된 것이다. 국익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 아니었음이 드러난다.”

    -국정감사에서 광물공사 사장은 공사의 지분을 포스코에 넘기겠다는 생각도 밝혔는데.

    “정말 무책임하고 안이한 발상이다. 가능해 보이지도 않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에 이미 진출했고, 다음 달이면 리튬 추출 파일럿 플랜트도 가동한다.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공사의 지분을 떠안아가면서 볼리비아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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