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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MB정부 해외자원 개발사업, ‘게이트’로 비화?

  • 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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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MOU만 5번, 특사 파견 5회, 본계약 1건
  • ● “리튬 개발권 갖고 온다”며 2500억 차관 약속
  • ● 광물공사 임원 “이상득 전 의원이 포스코 끌어들여”
  • ● 광물공사, 계약기간 만료 모르고 국회에 거짓말
  • ● 볼리비아, 광물공사 계약만료 직후 중국과 합작공장
대통령 친형, 광물공사 헛발질 볼리비아 리튬 개발 공중분해

2009년 10월 26일 한국-볼리비아 모자보건센터 준공식에 참석한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오른쪽)과 이상득 특사(맨 왼쪽).

이명박(MB) 정부가 벌인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헤아리기도 어렵다. 숫자도 숫자지만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수조 원에 달하는 해외 유전·광산 여러 개를 사들였다. 공기업인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도맡아 진행했다. 이들 공기업 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007년 말 3조7000억 원이던 석유공사의 부채는 2012년 18조 원이 됐다. 4000억 원이던 광물공사의 부채도 2조4000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사건과 함께 MB정부 해외자원 개발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40조 원을 투자해 5조 원을 회수했다거나, 26조 원을 투자해 22조 원을 날렸다는 얘기가 나왔다. 계산법이 제각각이라 정확한 투자·손실 규모를 알기도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석유공사가 사들인 캐나다 하베스트, 광물공사가 추진한 멕시코 볼레오 광산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혔다.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MB정부가 임기 5년 내내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 사업이다.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의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 리튬배터리를 만들어내자는 게 사업 목표. 그 어떤 사업보다 과정이 요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사업 시작 4년 만에 겨우 얻어낸 배터리 부품공장 계약마저 휴지조각이 됐다. 볼리비아 정부에 교량 건설 등 명목으로 2500억 원이 넘는 차관까지 제공하며 공을 들였지만, 지금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상득 前 의원이 주도

볼리비아 리튬 개발 사업은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겉으로는 광물공사 사업으로 진행됐지만 실질적인 동력은 정부와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서 나왔다. 이 전 의원은 2012년까지 볼리비아를 5번이나 방문했고, 볼리비아 대통령과 광업부 장관을 한국에 불러들였다. 광물공사와 볼리비아 정부는 리튬사업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만 5번을 체결했다. 광물공사의 한 전직 임원은 “볼리비아 리튬사업은 사장실에서 직접 챙겼다. 자원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자원개발본부조차 이 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볼리비아 리튬사업에선 포스코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포스코는 2012년 리튬 양극재 생산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에 광물공사(9%)보다 많은 지분(26%)을 가지고 참여했다. 포스코의 참여도 이 전 의원의 작품이었다. 광물공사 리튬사업 책임자였던 공○○ 씨는 2011년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이상득 의원이 ‘여러 기관이 모여 사업을 하는 게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때부터 포스코와 지질연구원이 들어왔다. 2010년 3월 사업단을 만들어 매달 회의를 했다.”

정부와 광물공사는 볼리비아 리튬사업에 뛰어들 당시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 리튬의 탐사·개발권을 우리가 모두 가져올 것처럼 홍보했다. 조만간 리튬전쟁이 벌어질 것처럼 바람을 잡았다.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듯한 분위기였다.

우유니 호수엔 세계 리튬 자원의 절반이 매장돼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품위가 낮아 당장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 우유니 염수의 리튬 함유량은 세계 최대 리튬 생산지인 칠레나 아르헨티나 광산에서 나오는 제품의 절반도 안 된다. 하지만 배터리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면 엄청난 자원이 된다는 게 광물공사의 주장이었다. 공○○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리튬은 희귀광물이 아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생산되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하지만 2015년경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이 900만 대를 돌파하면 리튬전쟁이 벌어질 것이다. 수요량이 최대 5000배 이상 많아질 수 있다.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공씨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5년을 코앞에 둔 지금,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은 40만 대(추정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리튬 가격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광물공사가 운영하는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기준으로 리튬의 kg당 가격은 6330원. MB정부 초기인 2008년 4분기의 6870원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물론 공씨의 말처럼 시장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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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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