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호

프로볼러 데뷔한 리듬체조 ‘원조 요정’ 신수지

  • 글·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진·한국프로볼링협회 제공

    입력2014-11-21 10:4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프로볼러 데뷔한 리듬체조 ‘원조 요정’ 신수지
    ‘원조 리듬체조 요정’ 신수지(23)가 프로볼링 선수로 데뷔했다. 11월 1~2일 ‘2014 한국 프로볼러 선발전’에서 24경기 합계 4519점(평균 188점)으로 테스트를 통과한 것(커트라인 185점). 신씨는 “너무 긴장해서 연습 때보다 점수가 덜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신씨는 한국을 대표하는 리듬체조 선수로 2006년 이후 전국체전 5연패,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종합 12위, 세계 최초 9회 연속 백일루션(한쪽 다리를 머리로 올리고 수직으로 원을 그리는 기술)에 성공한 바 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2011년 은퇴했다.

    볼링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겨울. 리듬체조 선수 시절엔 ‘손가락 다칠까봐’ 볼링장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단다. 우연히 친구 따라 해본 볼링이 재밌어서 취미로 즐기다가 박경신 프로(37·진승무역)의 경기를 보고 반해 제대로 배워보기로 마음먹었다. 박 프로가 코치를 맡아주면서 내건 조건은 ‘프로볼러로 데뷔한다’. 한국프로볼링협회 오일수 사무차장은 “매일 30경기씩 연습해 손이 다 까졌는데도 지친 내색을 하지 않는다”며 그의 집념에 혀를 내둘렀다. 다음은 신씨와의 문답.

    ▼ 정말 독하게 훈련했다고 들었다.

    “주말에도 쉬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이 연습했다. 보통 여자들은 7~8파운드짜리 공을 들던데 나는 처음부터 15파운드를 들었다. 무거운 공을 들고 30경기씩 하니까 손가락 인대가 무척 아팠다. 하지만 내겐 운동만큼 보람 있고 뿌듯한 일이 없다. 리듬체조 할 때만큼 열정을 쏟았다.”



    ▼ 체조경기 해설도 하고 TV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골프도 한다고 들었다. 욕심이 많은 것 같다.

    “연예인이나 방송인이 아닌 스포츠인으로 남고 싶다. 내 이름을 내건 리듬체조 전용 체육관을 세워 후배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이 꿈이다. 볼링 훈련 때문에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세종대에서 트레이닝 방법론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아직은 더 준비가 필요해서 당분간은 스포츠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한다.”

    ▼ 체력이 무척 좋다던데.

    “내가 본래 힘이 좋다(웃음). 리듬체조 할 때 근력을 측정하면 유도선수급으로 나왔다. 몸 풀기 운동으로만 줄넘기 쌩쌩이 2000번, 윗몸일으키기 2000번씩 했다. 그래선지 볼링 20~30경기를 해도 거뜬한가보다.”

    ▼ 리듬체조 한 게 볼링에 도움이 되나.

    “아무래도 몸이 유연하니까…. 공을 많이 굴려도 어깨, 팔, 다리 등에 알이 배지 않는다.”

    ▼ 프로볼러로서 계획은.

    “리듬체조 선수 시절엔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이 컸다. 하지만 볼링선수로서는 바닥에 있으니 이제 올라갈 일만 있다. 즐기면서 할 생각이다. 1~2년간 여러 대회에 참가해 슬금슬금 구력을 쌓은 뒤 세계 무대에도 서겠다.”

    프로볼러 데뷔한 리듬체조 ‘원조 요정’ 신수지

    리듬체조 정상의 자리가 녹록치 않았던 걸까. 신수지 선수는 “볼링은 즐기면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He & She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